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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 저유가·저성장에 해외 수주 ‘빨간불’

오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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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6-08-22 01:45

실적개선 불구 중동 발주 지연·취소 비상
건수 4% 줄고 대형 물량 전년비 40%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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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우건설 나이지리아LNG플랜트 야경.

▲ 대우건설 나이지리아LNG플랜트 야경.

[한국금융신문 오아름 기자] 대형 건설사들이 2분기 실적 개선에도 크게 웃지 못했다. 주택부문이 선전했지만 해외 신규 수주는 주춤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신규 아파트 분양 시장 호조가 이어지고 있고, 내년부터 2018년까지 꾸준히 입주 잔금이 들어오기 때문에 향후 1~2년간은 실적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저유가 여파로 해외 신규 수주가 줄어들고, 국내 주택 시장도 내년부터는 공급과잉 등의 여파로 위축될 것으로 보여 2년 이후 실적을 뒷받침해줄 새로운 먹거리 찾기가 시급한 상태다.

◇ 올 170억달러…대형 계약 급감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까지 집계된 해외 건설공사 누적 수주액은 170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309억달러)에 비해 45% 줄었다. 거의 반토막 난 셈이다. 2009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다만 같은 기간 수주 건수는 359건으로, 지난해(381건)에 비해 22건 감소하는 데 그쳤다. 결국 눈에 띄는 대형 계약이 사라졌다는 얘기가 된다. 실제로 UAE는 지난해 50억 달러 규모의 후자이라 정유 프로젝트를 발주할 예정이었지만 사업성을 재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40억 달러 규모 에티하드 철도 프로젝트도 잠정 중단된 상태다.

이에 따라 국내 건설사의 실적도 크게 악화되고 있다. 지난해 6조5999억원을 수주한 삼성물산이 올해 4조8361억원을 수주해 그나마 선전했지만 지난해 1위였던 현대엔지니어링은 현재 수주액이 60% 가까이 줄어들며 2위로 내려앉았다.

대우건설도 지난해 수주액이 3조141억원이었으나 올해는 5643억원에 그치고 있다. GS건설은 지난 한 해 해외건설에서만 6조4756억원을 수주했지만 올해는 현재까지 1조6474억원에 머물고 있다. SK건설도 지난해 5조517억원의 10분의 1 수주에 그치고 있다.

해외수주 감소는 최근 저유가와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위험요인 탓이 크다. 게다가 지난 2∼3년간 국내 주택시장이 호황을 맞으면서 건설사들이 해외진출에 소극적이었던 점 등도 작용했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중동지역 해외건설 수주액은 지난해 상반기(71억12만 달러)보다 33% 감소한 47억7773만 달러를 기록했다. 손태홍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유가가 배럴당 70∼80달러 수준으로 오르기 전까진 중동과 아시아 등에서 대형 공사를 꺼리는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건설사들은 일단 국내 주택 분양에서 번 돈으로 해외 손실분을 막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10대 건설사의 하반기 분양 물량은 총 16만9425가구로 상반기 10만8717가구에 비해 79%가량 늘었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해외 사업과 국내 사업이 동시에 잘된 적은 거의 없다”며 “국내 사업이 호경기여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런 주택시장 호황도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점이다. 부동산 시장이 과열된 데다 실물경기가 받쳐주지 못해 조만간 한계에 이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17∼2018년 전국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이 무려 70만 가구에 달해 공급과잉 조짐도 보인다. 대한건설협회는 불확실성 해소를 위해 지난 12일 국회에 매년 줄어드는 SOC 예산을 24조원 수준으로 확대 편성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다.

결국 국내에 안주하지 말고 새로운 먹거리를 위해 아프리카 등 해외를 개척하는 노력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손 연구위원은 “저유가 시대를 인정하고 새로운 분야의 해외건설시장을 개척해야 한다”며 “신시장으로 꼽히는 아프리카 등을 공략하기 위해선 정부의 정책금융지원 강화도 절실하다”고 말했다.

◇ 아시아 및 북미·태평양 수주 부진

10대 건설사의 해외수주실적을 지역별로 살펴보면 아시아와 북미·태평양 등 기타 지역에서 수주가 부진했다.

중동 지역 수주가 증가하긴 했으나 최근 몇 년 동안 이어진 저유가로 인해 발생한 기저효과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중동 지역 해외 수주액은 늘 아시아와 기타 지역을 합친 것을 뛰어넘을 정도로 많았지만, 지난해 처음으로 아시아 지역 해외 수주액이 중동 수주액을 넘어섰다.

다만 지난해에는 현대건설, 포스코건설을 제외하역의 수주가 전무했지만 올해는 △대림산업, 사우디 엘라스토머스(Elastomers) 프로젝트 - sSBR Facilities △현대엔지니어링, 쿠웨이트 아주르 LNG 수입터미널 프로젝트 등이 추가되면서 수주건수가 증가했다. 덕분에 지난해 7억2000만달러 수준이었던 중동 수주액은 올해 8월까지 30억2천만 달러로 300%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북미·태평양, 아프리카, 유럽 등 기타 지역에서 수주금액은 크게 줄었다. 기타 지역에서의 올해 수주액은 8억7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82% 감소했다. 지난해 기타 지역에서 수주를 하지 않았던 포스코건설과 대림산업이 수주를 추가했지만 GS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롯데건설, SK건설이 줄줄이 수주 부진을 겪었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 수주 호황을 맞았던 아시아 지역 수주액 역시 크게 감소했다. 삼성물산과 GS건설, 롯데건설의 수주금액이 크게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총 42억6천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8.8% 줄어들었다.

◇ 현금 유동성 늘려 사업 다각화 자구책 모색

건설사들도 현재는 주택 시장의 호황으로 해외 수주 급감의 어려움을 견디고 있지만 분양 열기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알 수 없어 향후 플랜을 지속적으로 계획 중이다.

특히 수도권 지역에서 재건축·재개발 공사가 늘어나면듯 건설사들 역시 도시정비사업 수주 경쟁에도 치열하게 뛰어 들고 있다. 해외 수주 역시 중동 이외에 아시아, 남미 등 제3의 시장을 발굴하고 투자개발형 사업 등으로 사업 영역을 다변화하고 있다.

또 지난해와 올해 분양한 아파트 단지가 완공되는 2018년에는 입주 잔금이 현금으로 대량 유입되기 때문에 이 시기에 모은 자금을 바탕으로 사업 다각화에 눈을 돌릴 가능성도 보인다.

이홍일 건설산업연구원 경영금융연구실장은 “내년 이후 수주 잔고 감소를 대비한 신규 사업 포트폴리오가 절실하지만 국내 건설사들이 아직까지는 특별한 대안이 없어 보인다”면서 “최근에 기업형 임대주택(뉴스테이)이나 자산관리사 설립 등에 눈을 돌리고 있지만 아직 수익화 단계까지 가기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



오아름 기자 ajtwls070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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