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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국내 산업 단기적 충격 불가피

오영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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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6-06-25 06:08

삼성 등 대기업 비상경영 돌입…제품별 영업전략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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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오영안 기자] 24일 오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투표 결과가 ‘찬성’ 쪽으로 결정되면서 국내 경제에도 파장이 일고 있다. 무엇보다 우리 경제의 최대 수출시장인 미국 경제가 침체를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브렉시트는 미국 경제도 위축시킬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 경고했다. 브렉시트가 미국 증시를 뒤흔들고 달러의 가치를 높여 미국의 수출 경쟁력을 악화시킬 것이란 것.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서 투자자들이 미국의 안전자산에 선호하게되면 달러 강세가 나타나 미국의 수출이 압박을 받을 수 있다. 또 미국의 최대 무역 파트너인 EU의 경제가 타격을 입으면서 미국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삼성, 현대차, LG 등 국내 기업들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에 따른 영향 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에따라 유럽은 물론 세계 경제 재편이 예상됨에 따라 현지에 진출해 있는 국내 기업들에게도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일단 2년이라는 유예 기간의 여유가 있더라도 현지에 판매법인 등을 두고 있는 삼성전자, 현대차 등 국내 기업들은 브렉시트가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경기 위축…우리경제 직접 강타할 듯

LG그룹 관계자는 이날 “LG경제연구원 등을 통해 국내 기업에 미치는 영향 관련 내용을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사전에 준비해둔 위기 상황 시나리오별 대응 전략에 맞춰 제품별로 영업전략을 바꾼다는 계획이다. 파운드화와 유로화의 변동 가능성에 따라 자금조달과 현지 통화 운용 전략도 전면 재검토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브렉시트 관련해 (탈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었기 때문에 결과가 놀랍지는 않다”며 “현재 이 건과 관련해 전사 차원에서 소집된 회의는 없지만 준비한 시나리오에 따라 차질없이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유럽경제가 혼란에 빠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아직까지 구체적인 대응방안을 확정하지는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전자업계 단기적 충격 미미…장기적으론 큰 타격

전자업계는 단기적으론 큰 피해가 없을 것으로 전망하지만, 장기적으론 큰 피해가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기존 한-EU FTA 협정관세율 0%를 적용받았던 품목들이 관세 혜택을 못 받을 경우 국내 전자업체들은 교역조건이 불리해질 수 밖에 없다. 또 영국과 EU에 대한 각각의 사업전략도 구상해야 한다.

물론 단기적으론 큰 타격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브렉시트에 대비해 LG전자는 지난해 유럽지역대표본부를 영국 런던에서 독일 뒤셀도르프로 이전했다. 브렉시트로 인한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비책을 세운 것이다. 부품 계열사인 LG디스플레이의 유럽 총괄 법인도 뒤셀도르프에 있다.

삼성그룹의 전자 계열사 역시 독일에 총괄조직을 두고 있다.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디스플레이 모두 독일 지역을 중심으로 판매 법인과 생산 법인을 설립했다. 이들 부품 계열사들은 주 공급처가 대부분 독일에 있어 지리적으로 유리한 독일을 선택한 것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영국 첼시에 구주총괄이 있다. TV, 스마트폰, 생활가전 등 세트 사업에 있어 영국이 독일 보다 여러모로 투자에 유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브렉시트 현실화로 구주총괄을 독일, 네덜란드 등으로 옮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처럼 대기업들은 이미 최악의 상황을 상정해 위험에 대처해왔다. 문제는 경쟁력이 약화된 중소기업이다.

실제 중소기업중앙회는 “유예기간 이후에는 영국정부가 자체적으로 설정하는 실행세율을 적용받게 됨에 따라 우리 수출의 가격 경쟁력 하락 가능성이 높다”면서 “특히 영국과 FTA를 체결하지 않았던 미국·중국·대만 등과 경합중인 ‘운송기계부품’ ‘섬유’ 등의 수출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동차 업계 손익 상존

현대차 관계자는 “영국이 EU를 탈퇴하면 자동차 업계는 영국에서의 영향과 영국을 제외한 다른 유럽국가에서 반대의 영향을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영국이 탈퇴하면 현재 EU와 FTA로 영국에 무관세 수출하고 있는 한국차와 일본차 등은 별도의 FTA나 관세협약이 체결될 때까지 이전처럼 10%의 관세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영국에 생산기지를 운영 중인 도요타, 혼다, 닛산 등 일본차의 경우 영국에서는 상대적으로 가격경쟁력을 갖게 되지만 다른 유럽국가에 수출할 때는 오히려 관세를 부담해야 해 손해를 보게 된다.

반대로 체코(현대차)와 슬로바키아(기아차)에 현지 생산기지를 운영 중인 현대기아차는 영국 수출물량에 대해 관세 부담이 발생하는 한편, 다른 유럽국가에서는 일본차의 가격이 높아지면서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도 있다.

스페인에 SK루브리컨츠 합작법인을 두고, 영국에 반도체 등 판매법인을 두고 있는 SK그룹은 브렉시트 영향에 따른 국제 유가의 변동에 주목하고 있다.

SK 관계자는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 유럽경제가 흔들리고, 미래가 불확실해지면 유가의 변동성이 커져 SK이노베이션 등 에너지 화학계열사의 영업수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선·해운 선박수요 감소…구조조정도 난항

국내 조선·해운업계의 구조조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로 소비심리 위축이 전 세계로 확산할 경우 교역량이 줄면서 운임료와 신규 선박 수요 모두 감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회복조짐을 보이던 조선업계도 브렉시트가 유럽과 세계 경제 둔화로 이어지면서 안 그래도 어려운 수주 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을 걱정했다.

주요 선사들이 몰려 있는 유럽 경기에 타격을 입혀 수주 가뭄이 더 심해질 가능성이 높기 ㄸ문. 선사들이 국제금융시장 혼란으로 선박을 사는 데 필요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선업계는 또 브렉시트로 인한 금융시장 충격으로 채권단의 추가 지원이 어려워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그동안 막대한 구조조정 자금을 지원해온 채권은행이 브렉시트 여파로 부담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채권은행들은 그동안 조선업에 대한 위험 노출액(익스포저) 규모에 부담을 느낀 나머지 단기차입금 만기를 연장하면서도 대출 기간을 1년에서 3개월로 줄였고 조선사가 어렵게 수주를 해도 선수금환급보증(RG) 발급을 주저하는 분위기다.

다만, 이미 시황이 바닥을 찍은 상황에서 조선 경기가 더 나빠지기도 쉽지 않아 브렉시트의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실물경제 측면에서도 해운 산업에 미칠 영향은 미미할 전망이다.

국내 선사들이 영국에 대한 의존도가 낮고, 해운 산업에서 영국의 영향력이 크지 않기 때문에 사업 운영이나 수익 면에서 큰 여파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 지역에서 주요 해운·항만 국가는 독일과 네덜란드로 영국은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다. 또 영국은 해운 선대를 가진 것이 없고 화주 물량도 미미하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24일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결정 이후 전 산업에서 단기적으로 악영향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국내 경제에 끼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오영안 기자 ahnyo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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