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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A 시즌2 성공의 전제 조건

김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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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6-06-20 01:21 최종수정 : 2016-06-20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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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A 시즌2 성공의 전제 조건
[한국금융신문 김지은 기자]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시즌2를 기획재정부 세제실과 논의하겠다”

‘검투사’ 황영기닫기황영기기사 모아보기 금융투자협회장이 입을 열면 모든 것이 화제가 된다. 황 회장이 지난달 기자단과 가진 문화의 날 행사에서 이같이 말한 이후로 ‘ISA 시즌2’는 고유명사가 됐다. 미드(미국 드라마)도 아닌 금융상품에 시즌2라니, 금융권에서 이런 참신한 표현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귀가 솔깃하다.

오는 21일, 출시 100일을 맞이하는 ISA의 성적표는 나쁘지 않다. 3월14일 판매를 시작한 이후 10일 기준 현재 총 가입금액은 2조568억원, 계좌수는 220만5000계좌로 집계됐다. 금융위원회에서는 “일본판 ISA인 ‘NISA’의 도입 초기 상황과 비교했을 때 의미있게 정착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가입금액 기준으로만 놓고 보면 재형저축의 2~3배 수준이다.

그러나 증권만 놓고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증권사를 통한 ISA 누적가입금액은 6255억원. 전체 가입금액의 30.4%를 차지한다. 은행의 가입액이 1조4298억원(69.5%)인 것에 비하면 2배 이상 적다. 계좌수에서도 증권사는 22만8000좌(10.4%)로, 은행 197만6000좌(89.6%)에 비교해 현저하게 밀리는 모양새다.

황 회장은 그동안 ISA가 증권업계 주도로 정착되도록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어왔다. 금융투자협회장 후보였을 당시에는 ISA 도입을 공약으로 내세웠고, 취임 1년 즈음에 열린 신년 간담회에서는 “ISA는 은행 예금에 세제 혜택을 주려고 만든 상품이 아니다”라며 “은행에 투자일임업을 허용하는 것은 금융업 근본을 흔드는 일”이라고 강력히 주장했다. 금융당국이 은행에 일임형ISA 판매를 허가한 뒤 열린 ISA 1호 가입행사에서는 “은행에 일임형ISA를 허용한 것은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차원에서 판매채널을 열어주는 것일 뿐, ISA는 증권형 상품”이라고 강조했다.

초기 3개월 수익률로 ISA 성과가 판가름 날 것이라 자부했던 증권업계는 3개월이 지난 지금 애가 타고 있다. 국내외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고위험형 일임형ISA의 수익률이 죽을 쒔다는 소리가 들린다. 제도 시행 2주차 때만 해도 가입금액이 은행을 추월하며 쾌재를 부르던 증권사는 이제 점유율 30%마저도 위태로운 상황이다. ISA를 새 먹거리 창출의 활로로 삼으려했던 증권사는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듯’한 격이 돼버렸다.

황 회장이 ‘ISA 시즌2’ 카드를 내놓은 건 이런 금투업계의 위기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가입 대상자 확대, 세제혜택 증대 및 중도인출 허용 등의 제도 개선을 통해 일단 ISA 시장을 키워 증권사 점유율을 끌어올리자는 업계의 목소리를 대변한 것이다.

ISA의 제도가 미흡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제도가 개선된다고 해서 판세가 과연 증권업으로 돌아올까. ISA 가입유형은 신탁형 비중이 90.3%(1조8569억원)로 일임형보다 압도적으로 높다. 자산배분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다수의 투자자는 제도를 개선한다고 할지라도 은행으로 갈 확률이 높다.

최근 만난 증권사 지점 관계자는 “금융당국에서 ISA를 추켜세우지만 실상은 회사별 영업할당량 경쟁에 의한 1만원 깡통계좌가 대다수”라며 “준비도 제대로 안된 상태에서 경쟁적으로 가입유치를 하다 보니 상담하는 사람도 ISA가 무슨 상품인지 몰라 고객이 돌아가는 경우가 허다했다”고 토로했다. 판매 경쟁에만 치중한 나머지 정작 고객 관리에 소홀했다는 소리다.

성공적인 ISA 시즌2를 위해서는 단순히 제도 개선을 밀어붙이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ISA 초반 흥행 부진에 대한 증권업계의 자기반성과 치열한 고민이 전제가 되어야만 황영기 회장이 꿈꾸는 ISA 시즌2가 차질 없이 진행될 것이다. ISA에 맥 못추는 금투업계를 살릴 ‘검투사 효과’를 기대해 본다.



김지은 기자 bridg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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