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기자실에서는 담배꽁초 등이 담긴 종이컵을 쉽게 볼 수 있다. 정수남 기자
말 그대로 현대차그룹은 시대를 역행하고 있다. 다름 아닌 기자실 내 흡연이다.
현대차그룹 서울 양재동 사옥은 2층에 국내 기업체 가운데 가장 넓은 기자실을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는 기사를 작성할 수 있는 칸막이 책상 20여석과 휴대전화 통화를 할수 있는 부스 등이 마련돼 있다.
여기에 현대차그룹은 서너평의 별도 방에 휴게실을 마련했다. 이곳에서는 다과를 즐기면서 동료 기자나 현대차그룹의 직원과 담소를 나눌수 있다.
비흡연자에게 한 가지 고역이 있다면 이곳이 흡연구역이라는 점이다.
좁은 방안에서 담배를 피워대면 비흡연자들은 고통이다. 기자뿐만이 아니라 현대차그룹 직원들도 이곳을 찾아 흡연을 즐긴다.
이곳은 담배 냄새가 찌들어 있어 담배를 피우지 않아도 출입시 비흡연자가 고통스러운 이유다.
세계 5위의 굴지의 자동차기업으로는 시대에 역행하는 처사다.
현재 전국 주요 건물은 금연구역으로 지정, 건물 옥상이나 옥외에 별도의 흡연구역을 만드는 등 국민 건장 증진에 힘쓰고 있다.
최근 통신기업 KT는 서울 광화문 사옥 기자실 새단장에 들어갔다. 기존 흡연실을 없애고 청정 기자실을 만든다는 취지에서 공사기간도 보름에 육박한다.
앞서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빌딩 46층에서 45층으로 내려온 무역협회 홍보실도 계제에 기자실에 있던 흡연실을 없앴다. 서울 서초 삼성그룹의 기자실과 세종대로 삼성전자 기자실 등도 모두 비흡연구역이다.
모두 시대의 흐름을 감안한 조치다.
의학적으로 담배를 직접 피우는 사람이 들이마시는 주가연보다 간접 흡연자가 들이마시는 부가연이 인체에 더 해롭다. 다시 말하면 비흡연자 사이에서 흡연은 살인행위라는 것이다.
이로 인해 서울시는 지하철 역이나 역사 인근, 버스 정류장, 인파가 형성되는 도심 주요 거리 등을 금연구역으로 운영하고 있다.
흡연자로부터 비흡연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현대차그룹이 이처럼 시대에 역행하는 모습으로는 메르세데스-벤츠나 BMW, 폭스바겐 등 세계 유수의 완성차 업체를 절대로 따라갈 수 없다.
‘발상의 전환, 불가능은 없다’라는 현대차의 기치가 어색하기만 하다.
정수남 기자 perec@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