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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캐피탈사들 자동차금융 쏠림 심화

김의석 기자

eskim@

기사입력 : 2015-12-07 00:20 최종수정 : 2015-12-07 18:25

JB우리·아주·KB캐피탈 3社 영업자산 80%이상 차지
마켓 플레이어 증가와 경쟁 과열 등으로 수익성 제로
전문가들 “신기술금융 등 대안 사업 찾아야….”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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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캐피탈사들 자동차금융 쏠림 심화
세계 자동차 기업인 독일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 사태 파문으로 국내 자동차판매 시장은 주춤하고 있지만 자동차금융(오토금융) 시장을 둘러싼 취급 캐피탈사들 간의 피 튀기는 영업 전쟁은 지속되고 있다.

시장 환경 악화에도 불구하고 DGB캐피탈 등 새로운 마켓 플레이어 등장과 기존 취급사들의 영업력 확대 전략 등으로 신차 금융은 수익성을 기대할 수 없는 레드오션시장으로 전락한지 오래다. 그럼에도 자동차금융형 캐피탈사들은 우량 자산을 늘리기 위해 여전히 이 사업에 매달리고 있으며, 이로 인한 자산 쏠림현상도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들의 외발 자전거식(오토금융 편중) 영업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다른 대안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은행과 카드사, 저축은행까지 이 시장에 진입했거나 준비를 하고 있는데다, SY오토캐피탈(쌍용자동차 전속 캐피탈) 설립 등으로 향후 사업전망은 밝지 않아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상품 구성을 다양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런 가운데 넌 캡티브(Non-Captive) 캐피탈사들 가운데 자산규모가 작은 일부사는 이 시장 철수를 고민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져 귀추가 주목된다.

◇ 자동차금융 시장으로 전락하는 국내 할부금융·리스 마켓

국내 캐피탈(할부금융 및 리스) 마켓이 소매금융 사업 위주로 재편되고 있는 가운데 그 중심엔 자동차 금융시장이 자리 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올 상반기 전체 할부금융 취급실적 가운데 자동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90%대에 진입할 정도로 이 사업 의존도는 심각하다. 리스시장도 별반 다르지 않다.

금융감독원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2015년 1월부터 6월말까지) 동안 여신전문금융회사들이 취급한 할부금융 취급실적은 6조8708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자동차할부 실적은 6조2553억 원으로, 전체 실적의 91.0%나 차지했다. 그 외 기계류 실적이 2584억 원, 주택 395억 원, 가전제품 285억 원, 기타 내구재 1730억 원, 기타 1161억 원 등이다.

사실 IMF(국제통화기금) 금융위기 이전만 해도 자동차 할부금융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 실적의 30%대 수준에 그쳤다. 일례로 지난 1996년 할부금융 신규 대출(5조836억 원) 가운데 자동차 실적이 전체의 35.0%(1조 7812억 원)이었고, 가전제품은 28.5%(1조4499억 원)였다. 주택 취급실적도 21.7%(1조1024억 원)에 달했으며, 기계류 취급액은 1.9%(943억 원)였다. 그러다 2000년 이후 은행, 보험, 증권 등이 할부시장에 진출하면서 자동차를 제외하곤 조금씩 밀리기 시작해 최근에는 거의 취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 인해 국내 할부금융 시장에서 자동차 마켓으로 편중, 수년째 지속되고 있다.

예를 들면 이들 할부금융사의 취급실적 중 자동차 실적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75,7%(3조1685억 원)을 시작으로 2012년 86.2%(9조 4615억 원), 2014년 90.2%(11조8319억 원) 등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처음으로 90%대 진입했다.<그래프 참조>

이와 관련 캐피탈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자동차를 제외한 할부금융 상품은 카드사의 할부결제에 밀려 경쟁력을 상실했다”며 “그나마 나름 강점을 보여 온 자동차할부에 집중해 온 결과, 이만큼 유지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리스사 역시 은행과의 경쟁에서 조금씩 밀리자 오토리스에 영업력을 확대해 온 덕분에 외형을 유지할 수 있었다. 예컨대 지난 1995년 시설자금 투자액(53조8207억 원)의 30.51%를 운용리스로 공급했지만, 올 상반기에는 설비투자액(328조2168억 원)의 2.05%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리스 물건별 실행기준으로 보면 자동차 비중은 지난 2000년 고작 5.1%(629억 원)에 불과했지만 2012년 56.7%(5조8246억 원), 2014년 63.9%(7조9287억 원), 그리고 올 상반기 72.6%(4조8898억 원) 등으로 매년 급상승하고 있다.

그러나 은행과 카드사가 낮은 대출 금리와 포인트 등 부가혜택을 무기로 오토론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앞으로 캐피탈사의 실적 전망은 다소 불투명해졌다.

◇ 의존도 심화와 수익률 악화 그리고 에이전시 몸값 상승

현재 국내 자동차금융 시장은 캡티브사인 현대·기아차 계열사인 현대캐피탈, BMW의 전속 계열사인 비엠더블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BMWFSK), 벤츠 전속 캐피탈사인 메르세데스-벤츠 파이낸셜 서비스 코리아(MBFSK), 아우디와 폭스바켄 전속 캐피탈사인 폭스바겐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VWFSK), 르노삼성자동차 전속 캐피탈사인 RCI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RCIFSK) 등 4곳이 사실상 주도하고 있으며, 자동차금융형 캐피탈사인 JB우리캐피탈, KB캐피탈, 아주캐피탈, 하나캐피탈 등 4곳도 캡티브(Captive)사 못지않은 실적을 내고 있다.

이들 자동차금융형 캐피탈사 4곳 가운데 하나캐피탈을 제외한 나머지사들의 자동차금융 자산 비중은 전체 영업 자산의 8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절대적이다. 이와 관련 캐피탈업계 한 관계자는 “자동차금융 사업에서 매우 낮은 수익률(0.5% 수준의 세전이익)를 기록하고 있지만 다른 사업에 비해 경쟁력은 우수한 편”이라고 전했다.

신차의 경우 대손률이 0.5% 수준으로 중소기업대출, 신용대출 등 다른 사업에 비해 훨씬 낮은데다 담보대출이기 때문에 건전성 지표도 매우 양호하다. 때문에 이들은 우량자산을 늘리기 위해 자동차금융 영업에 치중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엔 지방금융지주 계열의 BNK캐피탈과 DGB캐피탈도 이 사업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실제 BNK캐피탈의 경우 지난 2011년 설립 후 자동차금융이 4년 간 10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BNK금융지주의 든든한 지원과 더불어 꾸준한 외부 인력 영입을 통해 자동차금융 자산 확보에 집중한 결과다.

그러나 자동차금융 상품을 취급하는 금융회사가 증가하면서 이 시장을 둘러싼 취급사 간의 과도한 출혈 경쟁도 간헐적이지만 발생하고 있다. 예를 들어 올해 자동차금융 시장에 진입한 DGB캐피탈 등 일부 후발사의 IRR(Internal Rate of Return, 내부수익률)이 매우 낮은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자동차리스 상품의 경우 딜러(에이전시)에 의해 취급 캐피탈사의 매출액이 결정되기 때문에 이 시장 선점을 위해 이들의 몸값은 갈수록 올라가고 있는 상태.

예컨대 기존의 2~3%였던 딜러 수수료를 현재 5~8% 수준까지 올려주는 캐피탈사가 있을 정도로 인센티브 경쟁이 불붙었다. 올 상반기 수입차리스 시장 규모가 3조원 정도로 가정할 경우 약 8%의 딜러 수수료를 계산해도 2400억 원이다. 현재 딜러수수료가 10% 가까이 올라가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역마진을 우려할 정도로 딜러 수수료가 심각한 상황이다.

◇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상품구성 다양화와 업권 배려정책 필요….” 지적

이 때문에 시장 안팎에서는 리스크(위험) 관리 차원에서 취급 상품 구성을 다양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경기 변동에 따라 자칫 큰 부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캐피탈업계 한 관계자는 “자동차금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캡티브 마켓, 즉 전속시장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말한 뒤 “하지만 지난 10월 폭스바겐 사태 등으로 자동차금융, 그중 수입차금융시장은 큰 악재였다”고 지적했다.

캐피탈업계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직접 개별 여신전문회사를 설립해 50~60%의 물량을 소화하고 나머지 판매량의 상당부분을 캐피탈사가 담당하고 있으나 지난번 배출가스 조작 파문으로 소비자들이 등을 돌리면서 지난 10월 판매량이 50% 가까이 줄었다.

이로 인해 넌 캡티브(Non-Captive) 캐피탈사들의 폭스바겐 취급 실적이 크게 감소했다. 이런 시장 환경에서도 은행권의 선전, 카드사의 영업권 확장, 폭스바겐 사태의 여파 등으로 캐피탈업계는 그야말로 삼중고를 겪고 있다.

특히 신한은행의 ‘신한MyCar대출’의 경우 출시 5년 만에 자동차금융 취급액 2조 원을 돌파했다. 이 상품은 지난 2013년 5월 1조 원을 돌파한 데 이어, 지난 10월 23일 은행권 최초로 자동차금융 취급액 2조 원을 넘어섰다.

자동차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10개 은행 중 최다 규모로, 자동차할부 금융시장에 있는 취급수수료 등을 포함한 각종 수수료를 없애고 그 혜택을 고객들에게 적극적으로 지원한 결과다. 캐피탈업계 고위 관계자는 “은행과 카드사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는 어려운 부분이 많다”며 “새로운 먹거리를 찾고는 있지만 시장 규모도 작아 고민이 깊다”고 지적했다.

만약 경기가 살아나지 않는 이상 넌 캡티브(Non-Captive) 캐피탈사들은 자동차금융 사업을 지속해야 할지 여부를 고민해야 때가 올 수 도 있다고 제기한다.

이와 관련 중소형 캐피탈사 한 CEO는 “안정적인 취급액 확보가 가능하고 대손율이 낮다는 이점이 있다”고 말한 뒤 “하지만 세전이익률이 0.5% 미만으로 타이트한 수익구조 때문에 이 사업을 계속해야 할 지 고심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이 시장을 둘러싼 영업환경 여건이 악화되자, 금융당국이 나서서 영업구조 관행 개선을 요구하는 한편 관련 법 개정에도 착수했다. 정찬우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전체 할부 금융시장 가운데 자동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90%대 진입한 반면 할부금융 본연의 기계할부 등은 아주 미미한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여신전문금융사가 기업에 대한 자금지원이라는 설립취지에 부합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모험자본으로서 본연의 기능 회복을 통해 기업성장 생태계에서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한 뒤 “특히 업계가 발전을 위해서는 생존을 위한 변화의 혁신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즉 저금리, 저마진 구조 속에서도 정통 고유영역 부문(리스, 할부 등)에서 전략적 상품을 추가 발굴하고 기술금융 지원 등 성장유망산업 중심의 신기술금융을 육성해야 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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