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읍참(泣斬)주담대, 은행선 벌써 본격화

정희윤 기자

simmoo@

기사입력 : 2015-10-05 00:49 최종수정 : 2015-10-05 10:23

부동산 겨냥 급증방조→대출 급제동 정책 혼선 탓
위험 더 높은 중기·소호 쏠림 외통수 초래

  • kakao share
  • facebook share
  • telegram share
  • twitter share
  • clipboard copy
읍참(泣斬)주담대, 은행선 벌써 본격화
읍참마속 못지 않게 불편하고 사정은 훨씬 딱해 보이는 읍참주담대(泣斬住擔貸) 상황이 막 올랐다. 과연 앞으로 끼칠 파장과 진로가 어떨지 각별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의와 큰 목표를 위해 눈물어린 결단을 내려야 했던 제갈공명과는 상황이 달라 더욱 딱한 실정이다. 공명은 반드시 엄수해야할 군령(軍令)을 어겨 막대한 피해를 안겼기 때문에 전군의 기강과 사기를 살리려 총애하던 부하 장수를 참했다.

이와 달리 요즘 은행들은 리스크가 훨씬 적고 수요가 살아 있는데도 정부 정책에 따라 대출 억제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어서 앓고 있는 냉가슴을 치면서 브레이크를 걸고 있는 형국이다.

◇ 대출태도 먼저 마이너스 전환

지난 1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은행들은 4분기 가계주택대출을 줄이겠다는 쪽으로 기울었다. 플러스 쪽으로 지수가 커지면 대출을 더 많이 늘리려는 것을 뜻하고 마이너스 쪽일수록 줄이려는 경향을 띠는 대출태도지수가 2012년 3분기 이후 13개 분기 만에 마이너스 등을 켠 것이다.

앞서 지난 3분기 신용대출 등 가계일반대출 태도지수가 -3으로 바뀐 데 이어 양쪽 다 대출심사와 취급을 강화하는 쪽으로 돌아섰다는 신호다. 달리던 은행들을 멈춰 세우는 돌부리는 신용위험이 낮은 것으로 분명히 인식하면서 대출을 줄여야 하는 속사정이 드러나 보이는 그 지점에 있다. 가계부문 신용위험 지수는 2012년 1분기 9를 찍은 이후 가장 낮은 13이 지난 3분기부터 연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한은은 조사결과를 풀이하면서 “가계주택자금은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의지 등을 반영하여 그간의 완화기조에서 강화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했다.

여신 운용 기조가 마이너스로 돌아선 가운데 실제로도 주택담보대출이 줄어들 것임을 알리는 조치들은 속속 드러나고 있는 실정이다.

◇ 위험도 더 큰 중기대출 떠미는 꼴

가계대출을 옥죄니 결과적으로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 대출 쪽으로 돈 줄을 돌릴 수밖에 없게 되는데 신용위험이 훨씬 높다는 점에서 가슴앓이는 커질 수밖에 없다. 은행 여신담당자들은 중소기업 신용위험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내수부진 우려가 반영된 것이라고 한은은 해설했다.

이 때문에 국내외 전문가들은 긴 안목에 바탕을 전략적 포석이나 일관성이 부족해 보이는 정부 정책기조에 대해 비판적 평가에 가세하고 있는 실정이다. S&P같은 국제 신용평가기관은 가계부채 총량을 꾸준히 관리했어야 하는데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급증하도록 유도했다는 점에서 일관성 부족을 비판하고 있다.

이와 달리 국내 금융계 안에서는 정책기조의 일관성이 떨어지면서 기껏 살아났던 부동산경기마저 꺾일 수 있다는 이유로 비판적 목소리를 내는 경우도 있다. 한 대형은행 웰스매니지먼트 담당 간부는 “백방의 노력으로 부동산경기를 끌어 올렸는데 시장질서에 따른 연착륙을 유도하는 대신에 대출을 인위적으로 옥죄는 정책으로 돌아선 것은 실수요자들이나 부동산경기 쪽에서나 바람직 하지 않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 기업 재무 악화 완충여력도 정부대책도 없이

설상가상, 신용위험이 큰 쪽의 대출을 늘릴 수밖에 없도록 유도하더라도 리스크관리와 부작용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처방은 따르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가슴앓이가 속 울음으로 비화할 개연성이 짙어지고 있다. 2001년 금융지주사 제도 도입이후 대형화 겸업화 정부 정책에 은행지주사들 중심의 M&A 노력에 힘입어 대한민국 금융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비대해진 은행지주사들조차 손실흡수여력은 그리 높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내놓은 금융지주사 상반기 경영실적에서 나타난 은행계 금융그룹들의 건전성 지표는 매우 취약한 수준임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고정 이하 부실여신에 대한 충당금 적립비율은 신한지주 한 곳을 빼면 130%대가 대부분이었다.

은행 여신취급자들이 신용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내다본다는 것은 앞으로 연체율이 더 높아지고 덩달아 부실여신도 늘어날 것으로 본다는 뜻이다. 주택담보대출을 크게 늘리는 것으로 부동산 가격 만 높였다가 부채 총량이 너무 늘었다는 우려에 갑자기 분할상환 의무화 카드를 들이 민 정부의 처방은 쌍방향으로 타격을 뚜렷하게 끼칠 것이라는 비판 여론을 키웠다. 대출 받아 집을 사고 싶지만 이미 집 값이 크게 올라 힘겨운 실수요자에게는 까다로워진 대출 조건에 발길을 돌리게 할 전망이다.

또한 대출을 늘려야 그럭저럭 수익을 내면서 버틸 수 있는 은행들로선 신용위험이 커지는 중소기업과 경기부진 장기화 때 부실우려가 큰 개인사업자 대출의 모험수를 둬야 한다는 점에서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오늘의 뉴스

ad
ad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카드뉴스] 국립생태원과 함께 환경보호 활동 강화하는 KT&G
[카드뉴스] 신생아 특례 대출 조건, 한도, 금리, 신청방법 등 총정리...연 1%대, 최대 5억
[카드뉴스] 어닝시즌은 ‘실적발표기간’으로
[카드뉴스] 팝업 스토어? '반짝매장'으로
[카드뉴스] 버티포트? '수직 이착륙장', UAM '도심항공교통'으로 [1]

FT도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