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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리스시장 4년 만에 급팽창 “왜”

김의석 기자

eskim@

기사입력 : 2015-05-27 22:25 최종수정 : 2015-05-28 14:22

작년 실행액 기준 2010년 이후 최대 성장률 기록
수입차리스의 폭발적인 성장세가 결정적 영향
경쟁 과열 등으로 고객 민원 증가와 수익률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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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리스시장 4년 만에 급팽창 “왜”
지난해 자동차 리스시장이 급팽창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전까지 이 시장은 사실상 담보상태에 머물러 있었지만, 지난해 수입차 리스 실적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4년 만에 다시 최대 성장률을 기록했다. 다만 마켓 플레이어 난립으로 업체 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수익률 악화와 민원 증가 등으로 레드오션 시장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점차 커지고 있다.

◇ 자동차 리스시장 성장은 수입차가 주도

자동차 이용 문화가 차를 사는 오너(owner)에서 빌려 타는 유저(user)로 급격하게 바뀌면서 지난해 자동차 리스 실적이 껑충 뛰었다. 여신금융협회의 자동차리스 실행실적을 보면 지난해 7조9288억 원으로 1년 전(6조4171억 원) 보다 1조5117억 원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1년 새 23.5%나 성장한 것으로, 이는 지난 2010년 이후 최대 성장률이다.<그래프 참조>

이처럼 자동차리스 실적이 크게 증가한 것은 폭발적인 수입차 리스시장의 성장 덕분이다. 이와 관련 모(某) 캐피탈사 사장은 “지난해 자동차리스 실행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현대· 기아차 판매 부진 등으로 국산차 리스 실적은 1년 전과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수입차리스는 BMW 등 독일차를 중심으로 실행 실적이 늘어나면서 무려 전년 보다 1조 3000억 원 가까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자동차리스 시장에서 국산 신차 비중은 31%로 1년 전 보다 7%p 낮아진 반면 수입 신차는 그 만큼 늘어 62%를 기록했다. 나머지 7%는 수입 및 국산 중고차가 각각 6%와 1%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차 리스시장이 4년 만에 급팽창한 것은 물론, 수입차 판매 급증 때문이다. 김민기 여신금융협회 금융부장은 “BMW,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폭스바겐 등 독일차 3사가 큰 인기를 끌면서 국내 자동차 판매시장에서 수입차 성장을 주도했다”고 분석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수입차 신규 등록대수는 전년 대비 25.5% 증가한 19만6359대를 기록했다. 4년 전인 2010년과 비교하면 10만대 이상 늘어난 것이다. 수입차 협회에 등록된 공식 수입차 업체 14곳 중 감사보고서가 공개된 9개 기업의 지난해 매출액은 8조 4256억 원에 달했다. 이들이 수입한 차량을 구매해 소비자들에게 판매하는 주요 수입차 딜러 회사 매출은 2조5415억 원으로 집계됐다. 김민기 금융부장은 “수입차 딜러 회사 보다 이들 전속 파이낸스사들의 실적이 크게 향상된다”고 전했다. 대표적 예로 BMW의 전속 여신전문금융회사인 BMW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의 경우 지난해 6004억 원의 매출과 266억 원의 영업이익, 424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 회사는 독점적 사업 구조를 구축한 탓에 연간 영업이익률이 10%에 육박하고 있으며, 이미 2011년부터는 BMW코리아보다 더 많은 순이익을 벌어들이고 있다. 게다가 수 백 원에 달하는 연간 순이익을 별다른 지출 없이 잉여금으로 쌓아두고 있다. 지난 2005년 당시 50억 원에 불과했던 이익잉여금은 9년이 지난 2014년 말 기준으로 2206억 원까지 불어난 상태다.

특히 지난해에는 조세심판원 청구가 받아들여져 이미 납부했던 리스차량 취득세 265억 원을 되돌려 받으면서 순이익 규모가 더 커졌다. 이 환급금이 기타 영업외 수익으로 처리되면서 순이익이 전년 대비 39.9%나 늘었다. 400억 원이 넘는 순이익이 그대로 환입되면서 이익잉여금 총액도 역대 최대치를 넘어섰다. 벤츠 전속 여신전문금융회사인 메르세데스-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와 아우디와 폭스바겐 전속 캡티브사인 폭스바겐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도 지난해 최대 실적을 거뒀다.

◇ 국내 캐피탈사 수입차리스 실행 실적도 증가

지난해 수입차 캡티브 파이낸셜사의 실적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가운데 하나캐피탈, KB캐피탈, KDB산은캐피탈 등 넌 캡티브(Non-Captive)사들의 선전도 눈에 띄었다. 국내 대형 금융지주 계열사로서 상대적으로 우량한 신용등급(AA)을 앞세워 2%대에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회사채)해 공격적으로 수입차 리스 영업을 전개한 결과로 풀이된다.

우선 하나금융지주 계열의 하나캐피탈은 수입차 리스 부문에서 가장 성공적 영업력을 자랑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2008년까지만 하더라도 기업을 상대로 한 설비리스 영업에 치중해 수입차 리스시장 규모가 6위 수준에 불과했으나, 주요 수입차 딜러 7개사와 전속 계약을 체결하고 은행 PB고객을 대상으로 영업을 벌려 국내 캐피탈사 가운데서 수입차 리스부문에서 부동의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지난해 수입차 리스 실적은 4097억 원으로 전년(2918억 원)에 비해 1179억 원 늘었다. 1년 사이에 40.4%가 성장했다.

KB금융지주 계열의 KB캐피탈도 지난해 채널 다변화 등 수입차 리스영업을 확대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 기울인 끝에 지난해 4018억 원으로 1년 전(2383억 원) 보다 무려 68.6%(1635억 원)나 증가했다. 이와 관련 캐피탈업계 한 관계자는 “고가 수입차량으로 알려진 ‘재규어 랜드로버’가 지난 2013년 KB캐피탈(당시 우리파이낸셜)와 전속제휴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며 말한 뒤 “이로 인해 사실상 캡티브사 역할을 떠맡아 경쟁력 있는 금융상품 지원까지 협업을 강화한 덕분에 지난해 실행 실적이 크게 늘어난 것 같다”고 설명했다.

KDB산업은행 계열사인 산은캐피탈 역시 지난해 수입차 리스영업에 전사적으로 나서면서 하나캐피탈과 KB캐피탈 등 선발 취급사까지 위협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이 회사는 수입차 리스영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 2년 만인 지난해 월별 실행 실적이 200~300억 원대로 아주캐피탈을 추월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실제 지난해 수입차 실행 실적은 전년에 비해 2배 이상 껑충 향상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금융지주 산하 신한캐피탈과, NH금융지주 계열 NH농협캐피탈 그리고 JB금융지주 계열 JB우리캐피탈 등도 수입차리스 실행규모가 확대된 것으로 전해져 있다.

◇ 자동차리스시장 크게 성장했지만 문제점도 증가

지난해 수입차리스 증가 덕분에 자동차 리스시장이 크게 성장했지만 문제점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우선 수익률 악화다. 자동차리스를 취급하는 캐피탈사간 피 튀기는 경쟁이 계속되면서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넌 캡티브(Non-Captive) 캐피탈사에겐 수입차리스 시장은 단지 우량자산 확대를 위한 레드오션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우량한 취급 캐피탈사들의 수입 신차 리스의 영업마진율은 0.5% 미만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소재 중소형 캐피탈사 사장은 “노마진 구조로 바뀐 수입차 리스시장은 업계에선 레드오션이 된 지 오래다”고 말한 뒤 “회사채 발행이 안 되는 중소형 캐피탈사 입장에선 대손충당금과 일반 관리비 등을 고려하면 달갑지 않다”고 토로했다.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우량한 신한캐피탈과 하나캐피탈도 수익률이 1% 미만이다.

일례로 이들 회사의 경우 작년 1년짜리 회사채 발행금리는 2.8%대로 비교적 낮았지만, 내부수익률(IRR, Internal Rate of Return)은 취급 금융회사 간의 경쟁 과열 등으로 5%대까지 떨어졌다. 때문에 대손충당금(차량가의 0. 5% 적립)과 일반관리비(차량가의 1.5%) 등을 감안할 경우 실질 수익률은 1% 미만에 불과할 정도로 저마진 구조다. 수입차 리스시장을 둘러싼 수익구조가 이처럼 취약해지면서 경쟁력을 상실한 일부 취급 캐피탈사는 사업 철수를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

국내 대표적 자동차금융 캡티브사인 현대캐피탈과 효성캐피탈 등이 신규 수입차리스 영업을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캐피탈은 수입차 리스의 취급에 따른 수익률 저하로 메리트가 이미 상실된 만큼 캡티브 사로써 국산차 리스영업을 강화한다는 계획아래 이 사업을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수입차 영업사원에게 알선비 명목으로 자동차 값의 10%에 달하는 중개수수료도 수익성 악화를 부채질하고 있다. 수입차리스시장 구조상 ‘슈퍼 갑’인 자동차 딜러들에 의해 넌 캡티브(Non-Captive) 캐피탈사들의 실적이 좌우되기 때문에 이들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수입차 영업사원들은 리스 중개수수료를 차 값에 반영하는 것을 녹인다고 표현한다. 평균 4~5% 수준이던 리스 중개수수료는 취급사간 경쟁이 심해지면서 2012년 이후 차 값의 10~12%까지 치솟았다. 과도한 리스 중개수수료 관행에 대한 비난이 일면서 규제 방안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져 지난 2013년 6월 대출 중개수수료 상한선에 수입차리스를 포함하는 것을 검토했지만 결국 제외됐다.

이와 관련 캐피탈업계 한 관계자는 “대부업법은 대출 중개수수료를 최대 5%로 제한했지만 수입차 운용리스는 중개수수료 상한제 대상에서 제외시켰다”며 “대부업법 시행으로 수입차를 할부가 아닌 리스로 구매할 경우 수입차 판매사원은 10% 이상 리스 중개수수료를 챙겨도 면죄부를 받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업계에서 높은 딜러 수수료는 하루 이틀의 문제는 아니다. 몇 년 전에도 실무진들이 모여 딜러수수료를 적정 수준에서 억제해야 한다고 제시했지만 결국 시장 선점을 위한 업체 간의 경쟁을 통해 계속 높아지고 있는 상태다.

효성캐피탈 정세종 상무는 “일부 캐피탈이 1%미만의 수익률 감수하면서까지 수입차리스에 매달리는 것은 대손과 연체율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데다 일부의 경우 본업비율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레드오션 시장전락에도 불구하고 자동차리스의 자산건전성 지표는 아직까지 양호하다. 작년 말 기준 취급 캐피탈사의 수입차리스 평균 연체율은 1.0% 수준으로 매우 낮은 편이며, 대손률 역시 0.5% 수준으로 우량 자산으로 분류된다.

한편 자동차 리스시장이 커지면서 관련 민원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과 금융소비자보호처에 따르면 지난해 리스 관련 민원이 177건으로 전년에 비해 36건(25.5%)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최근엔 공정거래위원회까지 나서 자동차리스 사업을 하는 9개 여신전문금융회사에 대해 일부 유형의 불공정한 약관을 고치도록 권고하기도 했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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