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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신탁사들 실적 호조세 언제까지…

김의석 기자

eskim@

기사입력 : 2015-05-25 21:35 최종수정 : 2015-05-26 16:41

1분기 기준으로 총순이익 전년 동기比 37.8% 급증
초저금리 기조에 수익형 부동산으로 유동성자금 몰려
고수익 고위험 토지신탁 비중 커져…향후 부담 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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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신탁사들 실적 호조세 언제까지…
1%대 초저금리 기조에 부동산 투자· 개발 심리가 살아나면서 이와 관련된 신탁 상품을 취급하는 부동산신탁 전업사도 덩달아 호황을 맞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시장 활성화 정책과 1%대의 기준 금리 영향 등으로 수익형 부동산으로 시중 유동성 자금이 몰리면서 신규 수주 실적이 크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부동산신탁 상품 가운데 대표적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High Risk, High Return) 상품인 차입형 토지신탁의 실적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어 향후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 초저금리 기조 덕분에 부동산 경기 활성화 되면서 실적 호조

한국은행의 1%대 기준금리가 유지되고 있는데다, 정부의 부동산시장 활성화 정책까지 맞물리면서 안정적인 투자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수익형 부동산으로 투자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로 부동산신탁 전업사들의 실적도 크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부동산신탁 전업사 11곳의 지난 1/4분기 순이익을 취합한 결과, 1년 전(316억9400만원) 보다 무려 37.8% 증가한 436억6900만원을 기록했다.<그래프 참조> 차입형 토지신탁 약정보수와 주택조합 관련 대리사무 수익 증가 등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영업비용 감소도 순이익 증가의 요인이다.

회사별로 살펴보면 한국토지신탁이 156억89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둬 3년째 수위 자리를 지켰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억7800만원을 더 벌었다. 현재 진행 중인 고수익 개발신탁(차입형 토지신탁) 사업장의 실적이 대거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한국자산신탁과 코람코자산신탁은 각각 67억1100만원, 40억6000만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그 뒤를 이었다. 다만 두 회사의 명함은 엇갈렸다. KB는 1년 전보다 순이익 규모가 2배 이상 증가한 반면 코람코는 10%가까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밖에 KB부동산신탁(36억8700만원), 생보부동산탁(32억3300만원), 하나자산신탁(28억3800만원), 아시아신탁(21억2200만원), 국제자산신탁(16억7900만원), 무궁화신탁(13억8600만원), 대한토지신탁(11억3900만원), 코리아신탁(11억2500만원) 등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생보부동산신탁은 최근 몇년 간의 실적 침체에서 벗어나 최고의 성과를 거두면서 옛 명성을 되찾는 분위기다.

이와 관련 한국자산신탁 한 관계자는 “정부의 부동산경기 활성화 정책에 힘입어 영남권과 수도권의 신흥도시 등을 중심으로 부동산 분양 경기가 좋아지고 있다”며 “이 같은 흐름이 부동산신탁 전업사로 연결되고 있는 것 아니냐”며 반문하기도 했다.

◇ 차입형 토지신탁 및 대리사무 수익 증가가 결정적 영향

부동산신탁 전업사들의 실적 배경엔 고수익 고위험 신탁상품으로 잘 알려진 차입형 토지신탁이 있다. 이 상품은 신탁사가 주도하는 개발사업 이다. 때문에 사업기획부터 자금조달, 시공사선정, 공사 발주 및 관리, 분양 등 사업 전반을 부동산신탁사가 한다. 신탁사가 사업비용을 조달하지 않고 개발만 대행하면 관리형 토지신탁, 사업비용도 조달하면 차입형 토지신탁이 된다.

이런 개발신탁(차입형 토지신탁) 상품이 신규 수주 물량을 끌어 올리고 있는 것이다. 일례로 지난 1/4분기 11개 부동산신탁사의 총매출액(영업수익)은 1124억7500만원으로 1년 전(984억7900만원) 보다 139억9600만원(14.2%) 늘었다.<그래프 참조> 같은 기간 차입형 토지신탁의 실적 성장률은 20.3%로 이를 뛰어 넘었다.

이와 관련 금융감독원 한 관계자는 “직접 개발한 상가나 아파트가 분양이 잘돼 자금이 들어오면서 전체적으로 돈의 흐름이 좋아져 부동산신탁 전업사들의 수익성이 크게 향상된 것”이라며 “하지만 이 상품은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성격이 있어 약정 보수는 좋지만 부동산 경기가 고꾸라질 경우 리스크가 큰 사업”이라고 지적했다.

사실 부동산신탁 전업사들이 고위험을 감수하고 이 상품에 몰리는 것은 경쟁이 심화된 탓에 일반 신탁상품으론 수익 내기가 점점 힘들어지고 있어서다. 시행사가 채무 이행을 담보하기 위해 자신의 부동산을 부동산신탁사에 단순히 맡기는 담보신탁의 경우 지난 2011년을 기점으로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신탁 전업사 한 관계자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사업이 줄고 신탁사는 늘어나면서 보수 수입이 떨어지고 있다”면서 “0.03%하던 신탁상품의 보수요율은 최근 0.01% 수준으로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에 반해 차입형 토지신탁은 부동산신탁사가 토지를 수탁 받아 개발한 뒤 분양·임대 수익을 수익자에게 배분하기 때문에 공사비를 지원하고 매출액의 3~4%를 보수로 챙긴다. 분양매출이 1000억 원일 경우 30억~40억 원의 수수료가 떨어진다.

다만 분양이나 임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자칫 큰 손실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는 자기자본 여력이 충분한 상위 대형사만 취급해 왔다. 이와 관련 한국신용평가 모(某) 연구원은 “한 건 잘못했다간 수백억 원을 까먹을 수 있어 자본 규모가 취약한 신설 부동산신탁사는 엄두를 못 낸다”고 말했다.

그러나 작년 2월 금융위원회 의결을 거쳐 국제신탁, 무궁화신탁, 코리아신탁 등 3개사가 추가로 차입형 토지신탁 업무 허가를 받아 이 시장에 진입하면서 업체 간의 다툼도 격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부동산신탁 전업사 한 관계자는 “신규 업체들이 진입을 시작하면서 저가 입찰하는 경우가 늘었다”며 “갈수록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하지만 시장 일각에선 차입형 토지신탁의 노하우가 풍부한 강자들이 많아 후발주자들이 자리를 잡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본다.

이에 신설 부동산신탁사는 대리사무 확장로 눈을 돌리고 있고, 이는 매출액 증대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1/4분기 대리사무 수익은 102억8100만원으로 1년 전(76억9100만원) 보다 33.7%(25억9000만원)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 부동산신탁사들 영업실적 향상 계속되나

지난 1분기 부동산신탁 전업사들의 순이익이 크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향후에도 이 같은 실적 행보가 지속될지 여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일단 전망은 밝다는 게 시장 관계자의 전언이다.

한국기업평가 한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로 경쟁 상품이라 할 수 있는 금융투자 상품들의 수익률과 안정성이 낮아지면서 유동성 자금들이 부동산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미분양 아파트가 대거 소진되는 등 거래가 다시 활발해지는 분위기”이라고 귀띔했다.

실제 한국토지신탁 등 일부 상위 부동산신탁사는 이 같은 분위기로 미분양 아파트들이 대부분 처분됐으며, 현재 추진 중인 차입형 토지신탁 사업도 많다.

특히 올 들어 수주한 차입형 개발신탁 물량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된다는 점에서 실적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높게 하고 있다. 이와 관련 대한토지신탁 한 관계자는 “차입형 개발신탁사업이 평균 3년에 걸쳐 수익이 인식되는 점과 확대되고 있는 신규 수주 등을 감안할 때 당분간 우수한 수익기조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문제는 부동산 경기가 다시 침체될 경우다. 차입형의 경우 고유계정에서 신탁계정으로 자금 대여를 통해 공사비를 지급한다. 분양에 차질이 빚어질 경우 장기간 자금이 묶일 수 있다. 사업이 중단되거나 장기 미분양이 발생할 경우 자본력이 취약한 부동산신탁사에게 치명적이다. 관리형 토지신탁도 예외는 아니다.

공사비 지급 부담이 없지만 서류상 시행사로서 사업완료 후에도 관련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하자보수청구 등 각종 소송 위험에 노출돼 있다. 감독당국이 관리 감독을 강화하고 있지만 개발신탁 수탁에 별다른 규제가 없어 사후 처방 격이 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부동산신탁 전업사들에 대한 리스크 관리 강화를 지도하는 한편, 재무적 모니터링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차입형 토지신탁 부문에서 발생하는 수익 의존도가 높고 경쟁이 치열한 영업 환경 등을 고려해 모니터링을 더욱 강화 하겠다”고 밝혔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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