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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피탈社 금융시장서 깊은 한숨만 ‘왜’

김의석 기자

eskim@

기사입력 : 2015-05-17 23:35 최종수정 : 2015-05-18 13:23

규제강화 정책과 내수경기 부진 등으로 영업환경 악화
복합할부 폐지 불구 새 시장 찾지 못해 구조조정 단행
기업 및 중소형 캐피탈사들 자산 감소와 신용등급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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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피탈社 금융시장서 깊은 한숨만 ‘왜’
최근 국내 금융시장에서 한 축을 차지해 온 캐피탈업계의 추락이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넌 캡티브(Non-Captive) 기업계열 캐피탈사는 실적 악화, 신용등급 하락, 매각 흥행 실패, 정부의 규제일변도 정책 등으로 더욱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카드사와 연계된 자동차 복합할부금융 상품이 폐지되면서 대체 시장을 찾지 못한 중소형사는 그야말로 생사 존립의 중대 기로에 섰다는 지적이다.

◇ 복합할부금융 중단 등 정통 영업환경 악화로 수익률 하락

은행의 문턱을 넘지 못한 개인 및 기업을 상대로 리스, 할부금융, 대출, IB투자 등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는 캐피탈사들이 국내 금융시장에서의 역학과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경기 부진 장기화 등으로 수익성은 날로 악화되고 있는데, 자동차 복합할부금융 상품 폐지와 기존 거래 고객의 이탈 등으로 영업환경 여건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모(某) 캐피탈사 고위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이 무차별적으로 2금융권의 고유 영역에 손을 뻗치고 있다”며 “최근 초저금리 기조로 수익성 확보가 어려워지자, 캐피탈사와 거래하는 우량 중소기업에 낮은 대출 금리로 유혹하면서 고객들이 은행으로 이탈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게다가 이달 초부터 현대·기아차 복합할부금융 취급이 사실상 종료되면서 자동차금융 취급비중이 높은 넌 캡티브(Non-Captive)사들의 실적도 꼬꾸라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동차 복합할부 상품은 그동안 캐피탈 업계에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다. 지난해 말까지 캐피탈업계의 자동차금융 의존도는 80~9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전체 자동차 할부금융 매출 중 20~30%대 수준이다. 결국 복합할부금융 폐지로 전체 매출액의 약 16~25% 정도가 공중에 증발하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일부 캐피탈사는 인력 감축과 대체 시장 발굴 등 선제적 구조조정에 나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카드사부터 저축은행까지 자동차 할부금융 사업에 진출함으로서 이들의 수익성은 물론 입지까지 옥죄이고 있다. 이와 관련 여신금융협회 한 관계자는 “1%대 기준금리 기조가 조달금융 비용 측면에서 직접적인 경감효과를 가져오지만 경쟁 심화와 대출금리 인하 요구가 잇따르면서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달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보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신용카드사를 제외한 여신전문금융사 65곳의 당기순이익은 1조517억 원으로 전년 보다 326억 원(3.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할부금융과 관련한 취급수수료가 폐지된 데다, 경쟁 과열로 대출금리가 잇따라 내린 영향이 켜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이와 관련 권대정 한국신용평가 파트장은 “지난 2011년 이후 3년 연속 운용수익률이 하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 금융지주 계열 보단 상대적으로 기업 계열 캐피탈사가 고민

수익성 악화는 그대로 신용등급 하락으로 이어졌고, 대기업 계열 캐피탈사가 많았다.〈표 참조〉 일례로 NICE신용평가, 한국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등 국내 신용평가 3사 가운데 한곳인 한국신용평가는 지난달 27일 ‘2015년 캐피탈사 정기평가 결과 및 해석, 그리고 전망’이라는 스페셜리포트를 통해 국내 경기 침체로 인한 캐피탈사의 수익성과 자산건전성이 악화되고 있으며, 은행 등 여타 금융업과의 경쟁심화, 각종 규제 이슈 등으로 성장 동력마저 점점 상실해 가고 있다고 제기했다.

게다가 상대적 고위험 군으로 지목되는 A급 이하 캐피탈사의 선제적 신용등급 조정 가능성까지 경고했다. 그러면서 첫 번째 타깃으로 두산캐피탈의 신용등급을 떨어뜨렸다.〈표 참조〉 이 회사의 무보증사채, 후순위사채 및 기업어음 신용등급은 각각 ‘BBB+/부정적’, ‘BBB/부정적’, ‘A3+’에서 ‘BBB/하향검토’, ‘BBB-/하향검토’, ‘A3/하향검토’ 등으로 한 단계씩 낮췄다.

사실 이 회사는 지난 2013년 초만 해도 현대캐피탈과 롯데캐피탈 등을 제외한 기업계 최고 수준인 A+등급에 포진해 있었지만 2년만 신용등급이 4등급이나 낮은 BBB까지 떨어졌다. 신용등급에 ‘부정적’ 전망도 달려 추가 하락 가능성도 높다. 권대정 파트장은 “이 회사의 신용 등급 하향 조정은 사업기반 약화와 누적 손실, 취약한 자산건전성 등에 따른 것”이라고 말한 뒤 “향후 경영권 매각이 지연되면 재무 상황이 더 나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기업 계열인 효성캐피탈도 하향 조정됐다. 이 회사의 무보증사채의 신용등급을 ‘A/안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낮췄다. 오보균 한국신용평가 파트장은 “효성캐피탈이 부실여신을 단계적으로 정리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건전성 지표의 개선이 늦어지고 충당금과 자기자본 규모를 고려할 때 부실을 흡수할 능력은 떨어지고 있다”며 등급하락 이유를 밝혔다.

문제는 이들 대기업 계열 캐피탈사의 신용등급이 한 단계 떨어지면서 자금조달 비용 증가가 우려되고 있다는 점이다. 등급 하락으로 조달금리가 올라가면 자산운용에 어려움을 있을 수밖에 없고, 이는 결국 이들 캐피탈사의 운용자산 감소와 수익성 악화를 낳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게 된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신용등급이 강등된 기업은 두산캐피탈을 비롯해, 무림캐피탈(BBB), 동부캐피탈(CP등급 투기 하락), KT캐피탈(A+), 한국씨티그룹캐피탈(A+) 등이다.

이에 반해 신한캐피탈, KB캐피탈, 산은캐피탈, IBK캐피탈, NH농협캐피탈, 하나캐피탈, JB우리캐피탈, BNK캐피탈 등 금융지주 및 은행 계열사들은 전반적인 신용도가 ‘AA’ 수준으로 양호한 편이다. 김봉식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금융지주 및 은행계열 캐피탈사의 수익성과 자본적정성, 자금조달 구조는 기업계 캐피탈사들 보다 우수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 중소형 캐피탈사들 대체 수익원 찾지 못해 시름

여기에 가계신용대출 자산을 축소하라는 금융당국의 압박과 자동차 복합할부금융 폐지까지 겹치면서 먹거리가 줄어들자,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고 나섰다. 이들 가운데 자동차 금융 비중이 높은 캐피탈사는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들은 장기렌터카 사업을 대체 시장으로 발굴한다는 계획아래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JB우리캐피탈 관계자는 “복합할부 비중이 큰 회사로선 이 상품의 폐지에 따라 발생할 손실을 메울 새로운 사업을 찾아 나설 수밖에 없다”며 “수입차 시장과 장기렌터카 시장은 최근 수요가 점점 늘고 있어 사업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다양한 분야의 내구재 할부 사업을 진행하거나 준비 중이다. 이들 넌 캡티브사가 취급하는 내구재는 가구, 자전거, 오토바이, 가전, 안마의자, 발광다이오드(LED), 주방기기 등 온갖 제품이 망라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KB캐피탈, 하나캐피탈, 효성캐피탈 등 일부 캐피탈사가 취급하는 LED조명 교체를 위한 할부금융도 같은 맥락이다. 당구장 등 전기료 절감이 필요하지만 교체 비용에 부담을 느끼는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최장 36개월까지 무이자 금융 상품을 제공 중이다.

이밖에도 단말기 할부, 렌털채권 등 양수도 사업 진출도 눈에 띈다. 단말기 할부 양수도 사업(알뜰폰사업자대출)은 중소 알뜰폰 사업자의 휴대폰 할부채권 유동화를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하지만 문제는 새로운 먹거리를 찾지 못한 중소형사다. 이들은 새로운 사업 방향조치 잡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형 캐피탈사 CEO는 “신규 수익원을 찾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지만 쉽게 해답이 나오지 않은 상태”라며 “결국 규모의 경쟁 상황에서 소형 캐피탈사는 살아남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 포트폴리오별 캐피탈사 구분 〉
                                                                 (자료 : 한국신용평가)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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