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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토리’보다 ‘베이비부머’가 더 급하다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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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5-04-08 22:31 최종수정 : 2015-04-08 22:52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이윤학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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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토리’보다 ‘베이비부머’가 더 급하다
도전과 희망을 포기한채 현실에 안주하는 사토리세대가 걱정스럽다

사토리 세대까지 책임질 베이비부머의 은퇴설계는 그래서 더 절실해

‘사토리’세대를 아시나요?

2010년 ‘뉴욕타임스’의 동경지국장 ‘마틴 파클러’가 “왜 일본 젊은이들은 이렇게 불행한 상황에 처해 있는데, 저항을 하지 않는가?”라고 묻자 한 젊은이가 대답을 했다 “왜냐하면 일본의 젊은이들은 행복하기 때문입니다” 소위 사토리세대라고 일컫는 일본의 20대부터 30대초반의 젊은이들의 생각이다. ‘사토리(さとり,깨달음, 達)세대’란 돈벌이는 물론 출세에 관심이 없는 젊은 세대를 지칭하는 말이다.

사토리는 득도, 초월, 달관이라는 뜻의 일본말이다. 일본의 사회학자 후루이치 노리토시는 “절망의 나라의 행복한 젊은이들”에서 이 사토리세대를 변호하고 있다. 사실 말이 ‘달관’이지 기성세대의 관점에서 보면 ‘포기’에 가깝다. 후루이치가 말하는 사토리세대의 행복 기준은 ‘지금 그리고 여기’이다. 즉 ‘지금 이순간’을 행복하게 안분지족하며 사는 세대가 사토리세대인 것이다.

정규직에 대한 미련도 없고 계약직도 만족해 한다. 일을 열심히 해서 승진하기보다는 일이 적은 부서에서 일을 편하게 하고 싶은 세대. 적게 벌더라도 적게 쓰고, 적게 쓰더라도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려는 세대. 욕망과 도전이 없는 세대. 유니클로를 입고 햄버거를 먹으면서도 행복을 느끼는 세대. 그들이 사토리세대인 것이다. 물론 5년전 일본에서도 이런 현상에 대해 기성세대들은 “요즘 젊은이는 현상을 타개하려는 노력도, 미래를 위한 분투도 없다”며 비판을 했다.

그러나 이제 일본에서도 사토리세대는 부정할 수 없는 사회현상이 되어버렸다. 문제는 이들이 자의적으로 도전과 희망을 포기해버린 젊은이인지, 아니면 타의에 의해 그렇게 만들어진, 강요받은 세대인지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한국에서도 소위 ‘달관세대’로 번역된 사토리세대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한국의 경우 85~95년생, 즉 현재의 20대가 대략 이 세대에 해당하는데, 이들 역시 일본의 그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들 중 어떤 청년은 이렇게 항변한다. “우리가 달관하여, 안분자족하여 달관세대가 된된 것이 아니다. 안되니까 못하는 것이지,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아서 그러는 것은 아니다”라고. 즉 선택의 여지가 없어 비정규직을 전전했고, 그래서 씀씀이를 줄일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니 더 이상 달관해서 속 편히 즐기는 사람들로, 20대를 단순한 개념집단으로 달관세대로 규정짓지 말아달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물론 달관세대, 사토리세대에 박수를 보낼 필요도, 그렇다고 비난할 필요도 없다. 단지 사회의 한 단면으로 인정을 해야 한다.

우리가 이들에게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이들이 이 시대의 미래를 짊어질 청년세대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이들 세대의 부모가 바로 베이비부머세대이기 때문이다. 사토리세대들이 현실에 안주하고 부모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않으려 한다면, 은퇴를 앞둔 그들의 부모, 즉 베이비부머세대 들에겐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최근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모든 관심의 초점은 베이비부머세대에 맞춰져 있다. 1차 베이비부머세대(55~63년생)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법적 정년이 되기 때문이다. 사토리세대를 걱정하는 가장 큰 이유는 현재보다도 그들의 미래가 걱정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베이비부머세대의 은퇴는 당장 지금이 걱정인 현실의 문제이다. 사토리세대가 젊은이들 중에서 부분적으로 관찰되는 현상이라면, 베이비부머세대의 은퇴는 일반적이고 평균적이며 공통된 걱정이다. 그래서 사토리세대를 걱정하기에 앞서 베이비부머세대를 걱정해야한다.

이제 시니어에 대한 개념을 재정립해야 한다. 개념이 정립되어야 미래에 대한 정확한 대책과 준비를 할 수 있다. 통상 시니어(Senior)라고 하면 연장자(年長者)를 총칭하는 말이다. 흔히 65세 이상을 ‘고령자’라고 하는데 이를 포괄하는 더 큰 개념이다. 분야별로 다르겠지만 통상적으로 시니어라고 하면 50세 이상의 세대를 통칭하는 말이 아닌가 싶다.

그런데 은퇴, 노후 문제에서 시니어를 하나의 그룹으로 분류하다 보니 실효성 있는 은퇴와 노후준비를 하기가

실제 미국에서 45년생 이전 70세이상의 고령자를 머츄어(Matures)라고 부르고 46~64년생을 베이비부머(Boomers)라고 구분한다. 더 나아가 베이비부머를 6~7년간격으로 세분하여 Old, Middle, Younger baby boomer로 나누어 분류하고 있다. 각 세대별로 행동특성이 차이가 나고, 생활패턴이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도 이제 시니어를 구분하여야 한다.

지금 은퇴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는 베이비부머세대들은 60세이상의 시니어(54년생 이전)와 성장배경, 가치관, 경제력, 문화가 본질적으로 다르다. 베이비부머세대도 OB(Old Boomer : 55~63년생으로 현재 52~60세의 1차 베이비부머, 710만명으로 전체인구의 14.3%) MB(Middle Boomer : 68~74년생으로 현재 41~47세의 2차 베이비부머, 604만명으로 전체인구의 12.1%) YB(Younger Boomer : 79~85년생으로 현재 30~36세의 3차 에코베이비부머, 540만명으로 전체인구의 10.8%)로 나누어야 한다.

지금은 1차베이비부머(EB)의 노후 및 은퇴준비에 집중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40대의 MB와 30대의 YB의 은퇴준비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사토리세대는 3차 에코베이비부머세대(YB)의 바로 동생세대들이자, 1차베이비부머들의(EB) 자녀세대들이다. 사토리세대에 대한 걱정은 미래이지만, 시니어들에 대한 우려는 현실이다. 사토리세대도 걱정스럽지만 베이비부머세대가 더 급하다.

“미안하다. 사토리. 너희는 내일의 문제이지만 너희들 부모는 오늘의 문제이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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