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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부금융社 수익다변화 전략 절실

김의석 기자

eskim@

기사입력 : 2014-12-21 21:06

“올해 할부금융 취급액 90%가 자동차” 편중 심각
장기적 관점서 동남아 등 해외 사업 전략적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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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부금융社 수익다변화 전략 절실
할부금융사들이 자동차 자산을 공격적으로 늘리면서 자산건전성 악화 우려를 낳고 있다. 할부금 부담이 낮아진 만큼 소득 대비 고가의 자동차를 매입하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잠재적 부실 위험이 확대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자동차 할부 금융을 활용한 금융 사기가 간헐적이지만 발생하고 있는데다, 경쟁 과열 등으로 이미 레드오션 시장으로 전락하면서 취급사들의 고민도 갈수록 깊어지는 형국이다. 이에 따라 일부 대기업 및 금융그룹 계열사를 중심으로 해외사업 강화하는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 너도나도 자동차 자산 늘리기에만 치중

국내 캐피탈(할부금융) 마켓이 자동차 금융시장으로 변모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올 상반기 전체 할부금융 취급실적 가운데 자동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90% 정도로 의존도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금융통계정보시스템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상반기 할부금융 신규 취급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4조1525억원)에 비해 2조635억원(56.7%) 늘어난 6조274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자동차 할부금융 취급액은 5조7027억원(90.9%)이었다. 1년 사이에 자동차 실적 비중이 3.3%p나 커진 것이다. <표 참조>

사실 IMF(국제통화기금) 금융위기 이전만 해도 자동차 실적이 전체 할부금융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대 수준에 그쳤다. 일례로 지난 1996년 할부금융 취급액(5조836억원) 가운데 자동차실적 비중은 전체 취급액의 35.0%(1조 7812억원)이었고, 가전제품은 28.5%(1조4499억원)였다. 주택 취급액 비중도 21.7%(1조1024억원)에 달했으며, 기계류는 1.9%(943억원)였다.

하지만 신용카드, 은행, 보험 등이 가전제품, 주택 등 내구재 할부금융 시장에 진출하면서 자동차를 제외하고는 할부금융 업계가 조금씩 밀리기 시작해 최근에는 거의 취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로 인해 국내 할부금융사들의 자동차 편중현상은 수년째 지속되고 있다. 실제로 국내 할부금융사들의 취급실적 중 자동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8년 89.0%(10조3660억원), 2009년 88.7%(6조1564억원), 2010년 88.0% (9조2018억원), 2011년 83.6%(9조2154억원), 2012년 86.2%(8조9193억원), 2013년 89.0%(9조5687억원) 등으로 나타나 지난 2011년만 제외하고 매년 거의 90%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 공격적 자동차 할부금융 영업, 결국 사기 범죄 증가로

할부금융 업계 전문가들은 자동차 할부금융 자산 증가의 핵심 원인으로 장기계약 증가를 꼽고 있다. 연간 신규 취급액은 최근 수년간 큰 변동이 없지만 12개월 이상 할부 계약이 늘면서 자동차 할부금융 자산이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할부금융 계약의 장기화가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와 비슷하게 소득이 적은 구매자의 고가 자동차 구매를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기업평가 윤민수 책임연구원은 “빠른 자산 증가 초기엔 연체율이 낮아지는 ‘착시 효과’가 나타나지만, 장기적으로 건전성이 악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설사가상으로 최근 자동차 할부 금융을 활용한 금융사기 범죄가 다시 늘고 있고, 이 과정에서 서민들이 작은 이익에 현혹돼 신용 불량자로 전락하고, 중고차 구매자들이 ‘대포차’(합법적으로 명의 이전이 안 된 차)를 구입하는 위험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국내 최대 할부금융 회사인 A사는 이 같은 사기로 지난 3년간 52억원, 차량 250대 규모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B사 역시 같은 기간 동일한 수법에 차량 60여대를 잃었고, C사도 이와 비슷한 수준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할부금융 업계는 그간 총 1000억원, 차량 1만대 규모의 손실이 발생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도로를 무법 질주 중인 2만2000여대의 대포차 중 절반 가까이가 차량 할부 금융사기를 통해 만들어진 것인 셈이다. 금융당국도 이 같은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대응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전 금융권에 관련 자료 제출을 요청했고, 국회에 ‘대포차 방지를 위한 특별법’을 입법 청원할 예정이다.

금융감독원 상호여전감독국 고위 관계자는 “사기꾼에게 반드시 필요한 세 가지가 대포전화, 대포통장 그리고 대포차인데 캐피탈 급전사기는 대포차 융통을 조장하는 만큼 강력히 수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레드오션 국내 시장 벗어나 해외사업 강화

이처럼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에서 사기범죄까지 발생하자, 시장일각에서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상품구성을 다양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금융당국 또한 자동차뿐만 아니라 기계장비와 설비 투자 등을 촉진하는 본연의 물적 금융 기능을 회복해 나가야 한다고 주문하기 시작했다.

금융감독원 상호여전감독국 한 관계자는 “최근 국내 할부금융사의 수익은 시장 포화와 경쟁심화 등으로 금융위기 이전 수준에 이르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전한 뒤 “특히, 수익구조가 자동차금융에 편중돼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안정적인 기반 창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무엇보다 해외 진출을 통해 수익기반을 확대하고 리스크를 분산시킬 필요가 있다”며 “핵심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현지인 대상 영업을 위한 해외 우수인력을 채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대기업 및 금융지주 계열 할부금융사들은 레드오션인 국내 시장을 벗어나 해외에서 돌파구를 찾아 나서는 등 금융 영토 확장을 꾀하고 있다. 6월말 기준으로 국내 할부금융사의 해외 진출은 현대캐피탈이 8곳으로 가장 많고, 이어 롯데캐피탈 3곳, BS캐피탈 2곳 등이었다. 이중 할부금융 업계 1위 현대캐피탈은 올 상반기 국내 영업이익이 1433억원을 기록한 반면, 해외 법인의 영업이익은 국내의 두 배인 2857억원을 기록해 국내 실적을 압도했다.

특히 해외 대출자산이 6월말 기준으로 미국에서 22조8000억원을 기록한 것을 비롯해 영국과 중국에서도 각각 1조원대를 웃돌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성공에 힘입어 그 동안 금융컨설팅 업무만 해왔던 독일ㆍ브라질 법인을 내년 중 할부금융사로 전환할 계획이다.

BS캐피탈은 지난 9월 미얀마 양곤 현지에서 소액 대출 업에 대한 영업 인허가를 획득, 조만간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BS캐피탈 한 관계자는 “영업 개시를 앞두고 있으며 인력 채용도 이미 끝났다”고 말했다. 한국 금융회사가 미얀마에서 금융서비스에 나서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회사는 미얀마 이외에도 캄보디아 및 라오스 등 동남아 금융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롯데캐피탈은 지난 2008년부터 일본 도쿄지점에 진출한 뒤 중국, 인도네시아 순으로 현지 법인을 설립해 오고 있다.

이처럼 할부금융사의 해외 진출은 활발하지만 현대캐피탈 등 일부 할부금융사를 제외하고는 아직 현지 고객을 대상으로 한 실질적인 수익 창출 단계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할부금융사 고위 관계자는 “자기자본 대비 수익률이 좋아야 해외 진출 성공이라고 평가할 수 있지만 대부분이 그룹 계열사 위주의 영업을 하고 있고 현대캐피탈 등 일부 할부금융사를 제외하고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곳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자동차 금융에 편중된 수익 구조 속에서 여타 금융권과의 경쟁이 심해져 성장성이 제약되고 있다”면서 “기존 고마진 자산도 축소되고 있어 장기적 관점에서 해외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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