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상업거래소의 서부텍사스유(WTI)도 55.93달러로 장을 마쳤다. 국제유가 급락의 영향으로 미국 다우지수가 1만7000 초반대로 밀리고, 코스피도 한때 1900선이 깨어지는 등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유가급락의 원인은 수요보다 공급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최근 산유국들이 미국의 원유수출 재개를 앞두고 셰일가스/오일의 생산을 늦추기 위해 일제히 증산에 나서고 있다. 원유 총공급 증가로 인해 2014년 10월 현재 원유시장은 220만 배럴/일로초과공급이 진행되는 상황이다.
문제는 유가급락으로 신흥국 쪽으로 불똥이 튀고 있다는 것이다. IMF 등 유가가 60달러 수준을 유지할 경우 90달러 수준에 비해 글로벌 석유소비 지출규모가 약 1조달러로 축소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원자재 가격하락으로 확대돼 단기적으로 러시아, 브라질 등 원자재부국 중심의 신흥시장에 위기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러시아는 최근 유가급락으로 러시아통화인 루블화가 58.3루블(달러 대비)까지 폭락하며 16년 이래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일부에서는 1998년 러시아의 디폴트(Default, 채무불이행)기 재연될 수 있다는 불안감도 고개를 들고 있다.
하이투자증권 박석현 연구원은 “러시아의 경우 유가급락에 따른 세입감소가 당연히 세출감소로 이어질 수 밖에 없어 성장률 하락압력이 높아졌다”라며 “유가급락으로 러시아 등 일부 산유국 경제가 심각한 경제위기에 직면할 리스크는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저유가로 인해 설비투자 위축도 부정적 요인이다. 설비투자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섰던 기업이 에너지기업인 것을 감안하면 유가가 하락하면서 원유 및 셰일오일(가스)관련 사업에 대한 투자가 감소 또는 중단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IBK투자증권 서영필 투자전략팀장은 “유가가 급격히 하락하면 투자할 유인이 없고, 가장 적극적이었던 에너지관련 기업들이 투자를 외면하면 한계상황에 몰린 기업들은 문을 닫을 수 도 있다”라며 “기업들의 재무상태 위험은 금융시장 위험으로 전이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유가하락에 따른 긍정적 효과도 있다. KB투자증권 김성노 연구원은 “국제유가 하락이 일부 산유국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라며 “하지만 세계 소비증가를 가능하게 하는 요인이라는 점에서 세계경제에는 긍정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