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금융계에 전략은 있는가?

정희윤 기자

simmoo@

기사입력 : 2014-11-26 22:43 최종수정 : 2014-11-26 23:09

경영 나빠지면 무조건 인력·점포축소 세태
허울뿐 담론에서 생존필수 경쟁력에 팔걷어

  • kakao share
  • facebook share
  • telegram share
  • twitter share
  • clipboard copy
금융계에 전략은 있는가?
끝내 시중은행 인력과 점포 축소 여론몰이에 맞닥뜨리면서 ‘과연 대한민국 금융계에 전략적 비용절감, 전략적 인력 양성, 미래성장동력 확보 전략 등이 과연 존재했던(하기나 한)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미국 서브프라임 금융위기에 이어 유럽 재정위기로 글로벌 복합불황이 끼친 여파로 모든 경제주체들이 위기감이 팽배했던 무렵 한 산업자본계 씽크탱크가 제기했던 타개책과 견줄 만한 담론조차 금융계엔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기 때문이다.

2012년을 내다보며 당시 이 씽크탱크가 제시한 실천 처방 가운데는 △건강한 위기의식을 바탕으로 상시 위기를 기회포착으로 삼는 태도 뿐 아니라 △기회 선점 교두보 마련과 신사업 분야 경쟁력 구축 △전략적 비용절감과 미래 준비에 힘쓰는 패러독스 경영 등이 포함돼 있었다.

사전적인 것은 물론 사후적 범주의 위기관리 시스템은 당연히 갖춰야 하고 △적극적 내부 소통을 통한 조직분위기 침체 △임지권 불안감 및 스트레스 조기 완화 및 심리적 경제적 고통에 대응한 조직 활력과 임직원 사기 제고 방안 등이 제시됐다.

◇ 극약처방 상황 아닐 때 가능한 선택

지방은행계 금융그룹 한 고위관계자는 “일부 지방은행이 2008년 위기 전부터 최고령 직원들에 대해 한꺼번에 정년 전 명퇴로 떠나는 프로세스를 가동할 수 있었던 비결은 충분한 설득과 보상 뿐 아니라 조직 미래가치에 대한 공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지금까지 증권업계와 보험업계 인력·점포 축소 한파에도 은행권은 상대적 완충력이 있었다. 따라서 적어도 은행권에선 “최소한의 생존 근거를 확보하기 빠듯한 ‘미생’인 상태인데 이론적 타당성만 고려할 만큼 한가하지 않다”는 반론이 나올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오히려 충분한 성찰 없이 극약처방을 내려야 할 처지가 아니라는 점에서 전략적 사고와 체계적 준비를 갖추는 터닝포인트로 삼아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3인칭 객관적 관찰자 시점에서 제기해 온 대한민국 금융계의 경영과제 또는 실천과제가 큰 변동 없이 반복돼 왔다. 급기야 이제는 일부 미디어들이 감원과 점포 축소 압력을 인위적으로 증폭시키는 마당에 이른 것은 ‘자업자득’ 요인을 빼고서 설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 ‘인력=경쟁력’이라더니 숫자놀음 추풍낙엽

특히나 금융업은 임직원의 역량이 곧 경쟁력인 산업이다. 긴 안목과 먼 내일을 내다보는 설계 없이 급격한 인력 및 조직 축소는 경쟁력 후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담론은 기본 상식이라고 부를 정도는 된다는 게 금융인들의 일반적 정서다.

하지만 반성 없이 성찰 없이 중요한 한 권역에선 눈물의 권고퇴직이 봇물 이뤄 휩쓸고 간 뒤다. 은행 은퇴 후 제조업체 경영에 관여한 적이 있는 한 전직 금융인은 한국금융신문과의 통화에서 “최근 들어 경영실적 악화를 근거로 한 감원과 점포축소 당위론에 대해 현직 경영진들이 모른 체하기 또는 딴청 피우기 전술로 응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경영진이 해야 할 일이라며 그가 지목한 몇 가지 내용은 벌써 몇 해 전 산업자본계 씽크탱크로부터 제시된 내용과 상당 부분 합치하고 있다.

이미 강도 높게 다운사이징을 치르고 난 2금융권이야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은행권 만큼은 제대로 대응하고 타개해 가야 할 것이라는 지적은 기층에 깔려 있는 상태다. 다만 그 어떤 경영진도 구체적인 비전과 대응전략 제시엔 인색하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인 상황이다.

윤종규닫기윤종규기사 모아보기 회장은 ‘전략적 인재활용-미래성장’ 연동

홍익대 전성인 교수가 줄곧 비유해 온 ‘붕어빵’ 경영 행태가 지금까지는 비용절감 영역에서도 반복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최근 취임한 윤종규 KB금융 회장 겸 국민은행장 계획을 보면 전략적 비용절감과 미래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고통스럽지만 필수 과제 수행이 예고되어 있어 긍정적 변화가 기대되는 시점이다.

윤 회장은 다른 은행보다 인력이 과다하다는 점에 대해 내부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면서도 고객 중심의 경쟁력 강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지목했다. 인력 조정과 관련해서는 “성장가능성 있는 부분에 인력을 더 집중시키고 그 부분에서 재훈련하고 활용도를 높여 생산성을 높이는데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산업자본계 씽크탱크에선 벌써 2009년에 제시한 전략적 비용절감 추진방안도 핵심은 크게 다르지 않다.

당시 보고서에는 이런 대목이 나온다. “비용절감 노력이 상품과 서비스, 궁극적으로는 기업 경쟁력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분석이 동반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기업 전략목표(비전)와 부합하고 중장기적으로 지속성을 지니며 전사적 수준의 비용절감을 지향하되 단기적 수익개선 효과만 볼 것이 아니라 △인력의 교육훈련과 재배치 또는 근무시간 조정 가능성 △새 비즈니스 모델 발굴 등과 함께 △인력감축 △저부가 조직제거 및 기능통합 등을 고려하라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기본 설계부터 다시 짜는 수밖에 없다. 글로벌 톱뱅크로 올라서겠다며 해외전문인력 양성에 등한했던 잘못도, 다른 경쟁은행과 단기 실적비교에 매몰됐던 어리석음도 버려야 진정성을 얻을 수 있다는 진실 앞에 솔직해 질 기회가 아직은 남아 있다는 게 뜻있는 전직 또는 현직 금융인들의 지적이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오늘의 뉴스

ad
ad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카드뉴스] 국립생태원과 함께 환경보호 활동 강화하는 KT&G
[카드뉴스] 신생아 특례 대출 조건, 한도, 금리, 신청방법 등 총정리...연 1%대, 최대 5억
[카드뉴스] 어닝시즌은 ‘실적발표기간’으로
[카드뉴스] 팝업 스토어? '반짝매장'으로
[카드뉴스] 버티포트? '수직 이착륙장', UAM '도심항공교통'으로 [1]

FT도서

더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