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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오른 증권사 ETN, 투자자는 ‘요지부동’

최성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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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4-11-19 22:48 최종수정 : 2014-11-20 09:59

상장첫날 거래부진, 배당형으로 쏠림
복잡한 상품구조로 홍보 마케팅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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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오른 증권사 ETN, 투자자는 ‘요지부동’
차세대 자산관리의 상품으로 꼽히던 ETN이 거래소에 상장됐다. 직접투자와 간접투자의 장점을 겸비한 ETN의 매력에도 불구하고 시장에 데뷔하는 첫날부터 거래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 6개 발행사 10종목, 총거래량은 6,238증권

6개 발행사 10종목으로 지난 17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ETN은 증권사가 자기신용으로 발행하고 투자기간동안 지수수익률을 보장하는 만기가 있는 파생결합증권을 뜻한다. 상장지수증권으로 불린다. 발행운용주체는 증권사로 일종의 증권사전용 상장지수증권인 셈이다.

증권사의 특성별로 ETN의 라인업도 다양하다. 삼성증권 Perfex 유럽고배당 주식 ETN(H)은 유럽고배당 종목 바스켓에 투자하는 유일한 해외형 ETN이다. 우리투자증권 Octo WISE 고배당 ETN는 배당수익률, 배당안정성 & 성장성(내부유보금 규모)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전략이 중심으로 장기투자자에게 적합하다.

신한금융투자 K200 USD 선물 바이셀 ETN은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대규모로 매수하면 주가 상승과 원화강세가 동시에 연출되는 상황을 적극 활용한다. 신한 USD K200 선물 바이셀 ETN은 앞서 K200 USD 선물 바이셀지수와 반대 개념이다. 외국인의 주식매도에 따라 주가하락 시에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K200 선물 매도에 USD 선물매수를 더한 전략상품이다.

한국투자증권 TRUE 코스피 선물매수 콜매도 ETN은 코스피200 선물로 시장을 추종하면서 콜옵션 매도로 인한 프리미엄을 수취해 초과수익을 추구하는 구조다. TRUE 코스피 선물매도 풋매도 ETN은 박스권 증시에서 선물매도와 함께 풋옵션 매도로 초과 수익을 추구하는 커버드 풋 상품이다. 시장의 완만한 하락 시 수익이 극대화된다. 이밖에도 현대증권 able 코스피200 선물플러스 ETN은 코스피200 선물로 시장수익률을 추종하고 동시에 단기 회사채에 투자해 초과수익을 추구한다. 일종의 변형 인덱스펀드로 볼 수 있다.

able Quant 비중조절 ETN은 Quant Factor 모델에 의해 산출된 등급에 의해 지수 편입 종목들의 비중을 조절하는 전략 상품이다. 등급 상위 종목을 비중확대(Overweight)하고 하위 종목을 비중축소(Underweight)하는 방식으로 시장 대비 초과 수익을 추구하는 Active Quant 전략 상품이다. KDB대우증권 로우볼 ETN은 위험(변동성)이 낮은 종목이 높은 주가 수익률을 기록하는 저변동성 이상현상을 이용한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같은 폭락장에서도 하락방어성과가 좋은 편이었다.

◇ ELW 유동성 공급방식 선호, 투자자입장에서는 미체결위험 노출

차세대 자산관리상품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기대에도 불구하고 문제는 첫날부터 흥행부진의 조짐이 감지된다는 것이다. 특히 쥐꼬리만한 거래량은 부담이다. 거래소는 상장 첫날 모든 종목에서 거래가 이뤄졌으며 총거래량은 6,238증권이라고 밝혔다. 배당형 ETN종목이 삼성 Perfex 유럽 고배당 주식 ETN이 2,794증권으로 1위, octo Big Vol ETN이 728증권으로 2위를 기록했으며, 이들 종목이 전체의 54%를 차지했다. 10종목 수익률은 평균 -0.21%으로 KOSPI 200 지수 0.05%보다 약보합세를 기록했다.

예상 밖으로 거래가 부진하자 시장에서는 벌써부터 유동성가뭄을 우려하고 있다. ETN단위는 증권. 주식으로 보면 1증권이 1주와 비슷하다. 6개 발행사 10종목으로 주식으로 따지면 10개종목의 하루 거래량이 6238주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ETN시장특성상 거래량 부진은 이미 예고된 일이다. ETN은 발행, 인수는 모두 증권사가 맡는다. 주식을 분산하는 IPO와 달리 증권사가 ETN전부를 보유하고 이를 투자자에게 팔아야 한다는 것이다.

매도, 매수호가별 물량차이로 착시를 일으키는 유동성공급방식도 거래량부진요인으로 꼽힌다. 규정상 유동성공급자인 증권사는 호가스프레드비율이 적절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호가를 제시해야 한다. 대부분 증권사들이 겉으로 ETN 호가는 매수, 매도호가의 공백이 1틱도 없어 유동성공급의무를 충실하게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속으로 보면 다르다. 매매호가의 공백이 없더라도 매도, 매수호가별로 쌓인 물량은 크게 차이가 난다. 기초자산과 괴리율이 1%이내에 근접한 호가를 보면 매도호가가 수만주인 반면 그 아래 매수호가는 몇백주에 불과하다. 예컨대 지난 18일 신한 K200 USD 바이셀지수의 경우 매도호가의 물량은 5만증권인 반면 매수호가는 겨우 145증권이다.

다른 종목들도 사정은 마찬가지. 대우 로우볼 ETN 매도물량은 99,989증권인 반면 매도호가는 1150증권, TRUE 코스피콜매도의 경우 매도호가 39,800 증권, 매수호가 697증권 등으로 매도호가물량이 턱없이 부족하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매도호가 기준으로 일정수량을 매입할 경우 시장상황이 달라져 차익을 실현하거나 손절매하려고 해도 팔 수 없는 처지에 놓일 수도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ELW사업자들이 많아 유동성공급방식을 ELW워런트방식을 선택했으며, 그 결과 팔린 만큼 매수수량을 제시하고 있다”라며 “증권사 입장에서는 위험을 분산하는 차원에서 이득이나 투자자입장에서는 매도호가에서 산 뒤 매수호가에 팔려고 해도 물량이 부족해 미체결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미체결위험은 전혀 없다는 게 해당증권사의 입장이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팔린 만큼 그 물량대로 매수호가를 제시하는 구조로 미체결위험은 100% 없다"라며 "오히려 이같은 호가방식은 공매도로 시장을 교란시킬 수 있는 위험을 예방해 투자자 보호를 강화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반면 우리투자증권, 삼성증권 ETN은 각각 괴리율 가격대에 비슷한 매도, 매수물량을 제시하고 있다. 이 가운데 우리투자증권의 경우 상장된 Octo WISE 고배당, Big Vol ETN 모두 매수, 매도호가를 각각 10만주, 1만주씩 거의 비슷하게 제시하고 있다. 호가별 균형잡힌 물량제시로 투자자입장에서는 언제든 팔 수 있어 유동성위험에 대한 부담은 덜은 것이다.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회사와 투자자가 윈윈하겠다는 것이 ETN정책”이라며 “규정상 한도에서 얼마가 팔리든 투자자들이 시장에 되팔 때 무리없이 매물을 소화하도록 물량을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거래소는 투자자보호차원에서 호가물량을 거래가능한 물량으로 확대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현재 호가물량에 대한 구체적인 규정은 없다”며 “기왕이면 호가수량도 균형을 맞춰 실제 거래가 가능하도록 권고하고 있으며, 이제 초기시장단계로 시장상황을 지켜본 뒤 별다른 변화가 없으면 호가수량에 관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거래량부진우려에 대해서도 “ETN은 ETF와 달리 복잡해서 투자자교육을 통해 어떤 상품인지 인식하는 시간이 뒤따른다”라며 “신규거래, 위험고지신청서, 투자위험설명서 등을 작성해야 하는 등 알고 투자하도록 일정부분 진입장벽이 있는 만큼 대중화되는데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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