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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캐피탈 경영권 매각 막판 진통 “왜”

김의석 기자

eskim@

기사입력 : 2014-10-09 21:01 최종수정 : 2014-10-10 11:55

매각 주관사 과도한 경영권 프리미엄 요구에 협상 교착
정부의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안 추진도 가격 변수로
아주산업 등 대주주 측 늦어도 올해 안으로 본계약 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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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캐피탈 경영권 매각 막판 진통 “왜”
자산 규모 5조원이 넘는 캐피탈 업계 2위 업체인 아주캐피탈 매각작업이 가격을 놓고 막판 진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매각이 개별 협상을 통해 가격 경쟁을 유도하는 ‘프로그레시브 딜’방식으로 진행되면서 성과 보수를 의식한 매각주관사의 과도한 가격 경쟁 유도가 매각을 답보 상태에 빠지게 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정부가 비카드 여신전문금융사(이하 여전사)의 업무를 기업금융 중심으로 재편키로 한 것도 가격 변수로 작용했을 것이란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그렇지만 M&A시장 일각에서는 대주주인 아주그룹이 올해 안에 캐피탈사를 매각하겠다는 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늦어도 내달 중으로 본계약을 체결하지 않겠냐는 관측이 조심스레 흘러나온다.

◇ 10여년 만에 다시 대주주가 바뀌는 매력적인 매물

아주캐피탈은 국내 캐피탈사들 가운데 현대캐피탈 다음으로 자산 규모가 큰 관계로 누가 인수하든 업계의 판도 변화는 불가피하다.

아주그룹은 지난 2005년 당시 대우캐피탈 주식 51%를 1275억원에 인수해 사명을 아주캐피탈로 바꿨다. 이 회사의 주력 사업으로 자동차금융이다. 신차 할부금융과 오토리스 등 자동차금융 자산이 관리금융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0%를 상회하는 등 자동차금융 위주의 금융자산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어 주 사업 리스크는 낮다는 평가다.

특히 매각 이슈에도 불구하고 지난 상반기에 13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며 선전했다. 이는 지난 한 해 낸 당기순이익(157억원)과 거의 맞먹는 수치다.〈표참조〉

지난해 하반기부터 경기변동성에 대비한 선제적 리스크 관리에 나선 결과 상반기 연체지표가 개선돼 대손비용이 줄어든 만큼 이익이 발생한 것이다. 실제로 이 회사는 오토 및 개인금융 리스크 관리팀을 별도로 운영하고 채권센터를 전문화하는 등 리스크 관리에 힘을 쏟아왔다. 주력분야인 오토금융에서는 한국GM 쉐보레 외에 포드, 혼다, 폭스바겐, 재규어 등 수입차 제휴사를 다변화해왔다. 또한 중고 승용차 및 개인금융 다이렉트 영업 확대 등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했다.

이중 중고차의 경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서서울모터리움과 엠파크 등 대규모 중고차단지 내 영업채널을 확대하는 동시에 다이렉트 영업을 추진해 상품의 폭과 채널을 확대하는 전략을 택했다. 게다가 상용차 부문에서는 지난 3월 대한건설기계협회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협회회원들이 덤프, 트럭, 굴착기 등 건설기계장비를 구입할 때 오토론 상품을 지원하기로 했다. 2012년부터는 한국정책금융공사와 손잡고 매년 300억원 한도로 노후화물차와 버스를 신차로 교체하려는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오토론 상품도 운영 중이다.

◇ 日 제이트러스트 M&A가격 놓고 막판 고심

M&A시장 관계자들의 전언에 따르면 일본계 금융회사인 제이트러스트가 아주캐피탈 인수전에서 경쟁사인 아프로서비스에 비해 10% 가량 앞서는 금액을 제시해 가격적인 우위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매매 목적물인 아주그룹이 보유한 아주캐피탈 경영권 지분 74.16%의 장부 가치는 5190억원으로 제이트러스트는 이에 근접한 가격을 제시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에 비해 러시앤캐시 브랜드로 유명한 아프로서비스는 4000억원대 후반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다. 일본계인 제이트러스트와 국내 대부업 시장에서 사세를 키워온 아프로서비스의 기업가치 평가는 아주캐피탈의 소액여신 자산평가 부문에서 차이가 난 것으로 보인다. 러시앤캐시를 키워온 아프로서비스는 아주캐피탈의 자동차 할부금융이나 기업여신 등에 대해서는 우수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그러나 자신들이 주도해온 개인 소액여신 자산에 대해서는 충분한 평가 노하우를 가지고 있어 이에 대한 부실 가능성이 높아 장부표기를 그대로 믿을 수 없다고 보수적으로 본 것이다.

아주캐피탈 매각을 맡은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주관사 자격을 따내면서 아주그룹에 이 매물을 장부가의 1.3배(74.16% 기준 약 6700억원)로 프리미엄을 붙여 팔 수 있다고 자신해왔다. 그러나 실제 입찰 가격은 상대적 우위를 점한 제이트러스트의 제안을 기준으로 해도 장부가의 1배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 성과보수 의식한 매각 주관사의 과도한 몸값 경쟁 유도가 막판 변수로

이로 인해 아주그룹이나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제이트러스트에 우선협상권을 선뜻 내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다른 원매자인 아프로서비스에 가격 인상을 요구하면서 제이트러스트와의 추가적인 가격경쟁을 유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장부가 1배 이상을 넘겨야 씨티글로벌마켓증권도 주관사로서 매각 성사에 따른 인센티브를 지급받을 수 있다. 제이트러스트가 아프로서비스에 비해 공격적인 가격을 제시한 비결은 조달금리 차이에도 원인이 있다. 일본계인 제이트러스트는 자국 내 금융 네트워크를 통해 인수금 5000억원 내외의 자금을 1%대 저금리에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국내에 기반을 둔 아프로서비스의 경우 제이트러스트에 비해 두 세배 높은 자금조달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 여기에 아주캐피탈의 주주 간 계약에 따라 아주산업의 74.16%를 매입하는 인수자는 2대주주인 신한은행의 12% 보유분도 같은 조건에 사들여야 한다. 결국 아주캐피탈 인수를 위해 약 86% 지분을 6000억원 이상에 매입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여기에 정부의 규제 강화 정책까지 더해지면서 가격 변수로 작용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 상태다.

◇ 아주캐피탈 노조, 日 제이트러스트 인수 반대 성명서 발표

이처럼 매각작업이 답보상태에 놓인 가운데 아주캐피탈 노조를 중심으로 日 제이트러스트 인수를 반대하는 기류가 감지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달 22일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대부업체로의 매각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높은 금리와 무분별한 대출로 수많은 국민들을 신용불량자로 전락시키고 고통의 나락으로 떨어뜨린 일본계 대부업체에게 업계 2위의 캐피탈사를 매각한다면 서민금융생태계는 지금보다 더 심각하게 훼손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회사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임직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대주주의 이익만을 위해 사회적으로 지탄받는 일본계 대부업체에 매각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경우 임직원을 물론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와 함께 매각 반대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회사 측 관계자는 “아직 우선협상대상자가 결정된 것이 아니라서 사측에서도 관망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고용 안정과 회사발전을 우선적으로 고려를 해서 인수 사를 찾은 것이어서 지속적으로 사원들과 소통을 했고 앞으로도 이와 관련 논의를 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아주캐피탈 인수경쟁에서 경쟁사 보다 한발 앞선 것으로 전해진 제이트러스트는 지난 1977년 일본 도쿄에서 설립된 후 금융사(신용보증, 신용카드, 대부업)와 오락실, 종합인쇄, IT시스템, 부동산사업 등 22개 계열사를 갖고 있는 종합금융그룹이다. 총 자산 3161억엔(약 3조499억원) 규모로 국내의 저축은행과 대부 업을 잇달아 인수하며 세를 넓히고 있다. 제이트러스트는 지난해 영업정지 상태인 미래저축은행(현 친애저축은행)을 인수했고 HK저축은행 등에서 5000억원 이상의 정상채권을 사들여 덩치를 키웠다.

국내 대부업체 중에는 네오라인크레디트, KJI, 하이캐피탈을 거느리고 있으며 이들을 친애저축은행과 합병시켜 1조2000억원 규모로 불렸다. 올해 6월에는 SC저축은행과 SC캐피탈의 지분 100%를 인수하기로 하고 현재 금융 당국의 최종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일본에서 동원하는 인수합병 자금만 1조원 가량에 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아주캐피탈 주요 재무지표 추이 〉
                                                                                 (단위 : 억원, %)
주1) 상기 재무실적 및 비율은 동사자료를 근거로 일부는 분석 목적 상 재분류하였음.
(자료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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