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한 가계대출에서 마진이 박해지는 반면 중소기업에서 마진은 좀체 줄어들지 않으면서 2008년 글로벌 위기 전보다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어 저금리 경제구조에서 중소기업은 소외받는 단적인 예로 꼽을 만하다.
금융회사들은 저성장 저금리 상황을 맞아 우량·담보대출 취급에만 열 올리기 마련인데 정책압력을 가중시킨들 먹히지 않는 형국이다.
이같은 양상은 30일 한국은행이 국회에 넘긴 ‘통화신용정책보고서(2014년 9월)’ 한 켠에 고스란히 드러났다. 한은은 은행 여수신 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낮아지면서 금리차 또한 낮아졌다고 전했다.
아울러 “△정부의 가계부채 관련 대책 △기업에 대한 높은 신용경계감 등이 대출종류별 여수신 금리차 축소폭에 차이를 발생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도 함께 내놨다.
전체 신규취급액 기준 여수신 금리차는 올해 상반기 1.84%포인트로 2003~08년 평균치인 1.79%포인트에 근접했다. 잔액 기준으로도 2.49%포인트로 2008 글로벌 위기 전 6년 간 평균치 3.06%를 크게 밑도는 것으로 파악됐다.
여수신 금리차를 자꾸만 좁히는 가장 큰 힘은 가계대출, 특히 주택담보대출 금리차에서 비롯된 것이다. 올 상반기 주택담보대출 여수신금리는 1.07%포인트, 2003~08년 평균 1.62%포인트는 물론 지난해 평균 1.13%포인트보다 또 낮아졌다. 대기업 예대금리차 또한 상반기 1.66%포인트 수준은 2003~08년 평균 1.44%포인트보다는 큰 것이지만 2012년과 지난해 각각 1.75%포인트나 1.73%포인트보다 다시 낮아진 것이다.
반면 중소기업 예대금리차는 2.16%포인트로 2.23%포인트와 2.20%포인트를 나타낸 2012년과 지난해에 비해 별반 낮아지지 않았다. 오히려 2003~08년 평균치인 1.91%포인트를 여전히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한은은 이렇게 된 원인을 잘 안다.
“중소기업에 대한 신용경계감은 커진 반면 중소기업은 은행대출 이외에 여타 자금조달원이 부족한 실정”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신용위험이 큰데 이자를 인위적으로 낮추라고 정책지침과 경영지도만 거듭하고 있는 사이 중소기업은 대한민국 경제주체 가운데 가계 저신용자들과 함께 ‘유이’하게 저금리 경제구조의 장점에서 배제돼 있는 셈이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