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하나금융 인수 후, 딴 은행된 ‘외환’

정희윤 기자

simmoo@

기사입력 : 2014-07-20 21:00

2년 반 동안 충전익·순익 반토막 급전직하
순익 두배 ‘하나’와 대조…원인분석은 실종

  • kakao share
  • facebook share
  • telegram share
  • twitter share
  • clipboard copy
하나금융 인수 후, 딴 은행된 ‘외환’
야구에서 보는 포크볼이 따로 없다. 우연이라고 하기엔 외환은행 이익지표가 이렇게 가파르게 나빠진 이유를 설명하기 어렵다.

다른 어떤 시기적 요인 없이 론스타펀드로부터 하나금융지주가 외환은행 지분을 사들여 자회사로 편입시켰던 2012년 돌변한 것이다.

외환은행은 이 때부터 수익력이 크게 가라 앉음으로써 빠른 공처럼 날아 오다 홈플레이트 가까이 와서 폭포수처럼 떨어지는 포크볼 곡선을 그렸다. 론스타가 대주주였을 때 글로벌 금융위기 악영향에 국내 모든 금융사가 휘청일 때도 큰 부침 없이 이익의 견조함을 지켰던 외환은행이 유독 주저 앉은 것이다.

하나금융지주 김정태닫기김정태기사 모아보기 회장이 급진전시키고 나선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조기통합 당위성과도 이 문제는 중요한 관련성이 있어 제대로 규명돼야 할 사안이다. 김 회장은 이대로 투뱅크 체제로 가다간 공멸의 길로 갈 우려가 크다고 진단한 바 있다. 반면에 두 은행이 통합해서 시너지를 제대로 살리면 안정적 성장기반을 갖출 수 있다는 게 하나금융그룹 경영진들의 결의문에도 담겼다.

◇ 평균 순익 1조 웃돌더니 3195억

지난 18일 하나금융지주가 발표한 올해 상반기 경영실적까지 반영한 결과 이같은 특징을 포착할 수 있었다. 외환은행은 론스타가 대주주이던 시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다른 은행이 큰 충격을 받은 것과 달리 매우 건재한 행보를 이었다.

2008년부터 2011년까지 충당금적립전이익은 연평균 약 2조 350억원에 이르고 당기 순익은 약 1조 377억원으로 나쁘지 않았다.

외환은행 순익은 2009년 8917억원으로 2008년 7826억원보다 늘었다. 2010년과 2011년엔 1조 214억원과 1조 4552억원으로 다른 시중은행과 차별화된 행보를 보였다. 시중은행 전체 당기순익은 2008년 5조 2813억원에서 2009년 4조 2479억원으로 줄었다가 2010년 다시 5조 4118억원으로 돌아왔다가 2011년 7조 5270억원으로 개선된 바 있다.

하지만 하나금융지주 자회사로 편입된 2012년 이후 이익지표는 급격히 줄어든다. 충전이익이 2012년 1조 4572억원에서 지난해 1조 121억원으로 줄더니 올 상반기 5832억원에 그쳤다. 글로벌 위기 직후 격랑에도 1조 6000억원에 근접했고 보통 2조원 안팎의 이익을 내던 은행이 1조원 짜리로 반토막 난 것이다. 순익 역시 상하반기 엇비슷해야 다시 1조원을 넘볼 수 있을 전망이다.

◇ 순익 1조원 복귀 노리는 하나은행 대조

반면에 하나은행은 2012년 이후 충전이익 규모와 순이익 규모 면에서 외환은행을 앞지르며 격차를 벌리고 있다. 2012년만 해도 하나은행 충전이익이 1조 3321억원으로 외환은행 1조 4572억원보다 적었지만 지난해 이후 역전했다.

순익 면에선 2012년 이후 하나은행이 훨씬 앞지는 모양새를 굳히고 있다.

물론 총여신 규모가 지난해 말 현재 하나은행 122조 7584억원이고 외환은행은 80조 5122억원이어서 외환은행 총여신 이익률이 아직 앞서지만 규모 면에서 뒤처진 이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김정태 회장이 두 은행 통합 검토 필요성을 의제로 긴급 상정하면서 지난 3일 집중 제기했던 하나-외환은행 구조적이익 기반 훼손 심각성도 이같은 상황을 시각적으로 잘 집약시켜 낸 것이다.

외환은행 실적이 가장 좋았던 2011년을 기준으로 다른 은행과 함께 하나은행 움직임을 비교한 결과 하나-외환은행의 장래는 그다지 밝지 않게 비춰지기에 충분해 보인다. 다만 금융계 일각에선 하나금융지주 자회사로 편입된 이후 외환은행 경영지표의 급격한 퇴조에 대한 냉철한 분석이 꼭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하나금융 인수 전 2조원 현금배당 거덜났던 후유증?

20일 한 금융공기업 고위관계자는 한국금융신문과의 통화에서 “수익기반이 훼손되어 미래 생존이 어려울 지경이라면 무엇 때문에 발생한 결과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론스타가 은행 지분을 팔고 떠나기 위해 2010년과 2011년 연거푸 실시한 거액 현금배당액 규모가 2조원을 웃돈다는 점도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는 게 일부 전문가들의 평가다.

내부 유보 없이 거액의 배당으로 주주들에게 내어 준 은행에게 자금조달 부담과 자본확충 부담은 필연적이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태인 줄은 하나금융지주 경영진이 외환은행 인수 과정에서 잘 알고 있었을 것이란 점을 지목하는 견해도 있다. 2009년까지 더 거슬러 올라가면 외환은행의 배당 규모는 2조 3000억원대에 이르고 이중 9738억원 규모는 하나금융지주가 론스타 지분을 사들이기로 한 다음 이뤄진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위험 흡수여력은 커녕 내부유보를 제대로 하지 못했던 은행을 인수하면서 5년 동안 독립경영을 약속했다가 최근들어 금융경영환경 악화가 겹친 상태에서 경영실적 악화 때문에 조기통합을 서두르지 않을 수 없다고 압박하고 나선 상황은 어색해 보인다는 지적이 나올 만 하다.

지난 2년 반 동안 외환은행 실적이 과거보다 현저하게 나빠진 경영상 책임을 누구에게 물어야 하는지도 중요한 쟁점일 수 있는데 그에 대한 분석은 아직 펼쳐지지 않고 있어 조기통합 추진 과정의 귀추가 다시 주목된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오늘의 뉴스

ad
ad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카드뉴스] 국립생태원과 함께 환경보호 활동 강화하는 KT&G
[카드뉴스] 신생아 특례 대출 조건, 한도, 금리, 신청방법 등 총정리...연 1%대, 최대 5억
[카드뉴스] 어닝시즌은 ‘실적발표기간’으로
[카드뉴스] 팝업 스토어? '반짝매장'으로
[카드뉴스] 버티포트? '수직 이착륙장', UAM '도심항공교통'으로 [1]

FT도서

더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