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의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3개월 동안(4~6월), 중국국적자금이 한국 주식을 1.2조원 순매수했으며, 아랍에미리트(1.2조원), 일본(1.0조원), 사우디아라비아(0.6조원), 카타르(0.3조원) 등 아시아 및 중동계 자금의 유입규모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 이후 외국인 누적순매수규모에서 이들 아시아, 중동지역자금은 각각 6.1조원, 3.0조원으로 각각 1,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 외인의 세대교체바람은 미국 주식시장에 대한 가격부담으로 글로벌 분산투자 욕구가 커진데다, 원화 강세로 선진국 자산을 매도하고, 원화 자산을 매수하는 캐리투자의 매력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긍정적 대목은 이들 자금이 순매수행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매크로측면에서 우리나라가 속한 신흥국 경기모멘텀이 선진국보다 양호해지고 있다는 게 호재다. 실제 ‘신흥국 성장률·선진국 성장률’ 스프레드가 지난 5월부터 오르며, 글로벌 자산배분 측면에서 신흥국 주식에 대한 비중확대가 기대된다.
지금 당장 캐리청산의 가능성도 낮다. 내년 상반기까지는 현재 환율 수준과 비슷하거나 소폭 낮아질 것이라는 게 시장의 컨센서스다. 글로벌 통화 변동성이 크게 상승하지 않으면, 선진국 금리가 대부분 제로 수준이기 때문에 원화에 투자하는 캐리 손익이 여전히 긍정적일 것이라는 지적이다. 단 본격적인 청산여부는 4분기 미국 양적완화정책 종료 이후에 그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양적완화종료와 맞물려 캐리청산이 시험대에 오른다는 분석이다.
LIG투자증권 오태동 투자전략팀장은 “글로벌 경기 방향성이 부정적이지 않기 때문에 현금으로 이동하기 보다 덜 비싸 보이는 국가, 업종, 종목으로 관심을 옮길 것”이라며 “이에 미국 이외 지역에 대한 분산 투자를 자극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