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우리카드 할부금융업 진출 막혔다

김의석 기자

eskim@

기사입력 : 2014-07-20 20:41 최종수정 : 2014-07-21 16:32

이미 진출한 카드 3사와의 형평성 시비 문제 제기
카드사 할부금융 자산비중 20%서 10% 이내로 제한
금융위, 캐피탈사 소매금융서 기업여신 중심 개편

  • kakao share
  • facebook share
  • telegram share
  • twitter share
  • clipboard copy
우리카드 할부금융업 진출 막혔다
우리카드의 할부금융 시장 진출이 사실상 무산됐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떨어진 수익성을 만회하기 위해 할부금융업 등록을 추진키로 했지만, 금융당국이 여전업법을 개편하면서 카드사의 신규 진입을 불허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신한카드, 삼성카드, 롯데카드 등 카드3사가 할부금융 영업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신설 카드사의 시장 진출을 막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 금융위, 카드사 기업여신전문금융업 겸업 엄격히 제한키로

최근 금융감독 당국은 기업금융 활성화를 위해 비카드 여신전문금융회사인 리스사, 할부금융사, 신기술사업금융사 등을 하나로 합친 ‘기업여신전문금융업’을 신설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한 ’여신전문금융업법 시행령 및 감독규정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금융당국은 신용카드사와 법상 업무 구분을 명확히 해 기업금융 및 실물경제 지원기능을 중심으로 특화한 종합금융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변화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1997년 여신전문금융업법이 도입된 이래 17년 만의 변화다.

이번 개정안에는 신용카드업(지급결제수단)과 기업여신전문금융업(기업금융)의 본질적인 차이를 감안, 업무근거조항을 명확히 구분했다는 것이다. 특히 카드사의 기업여신전문금융업 겸업을 엄격히 제한했다는 게 특징이다.

이에 이미 할부금융업을 하고 있는 신한카드, 삼성카드, 롯데카드 등 카드 3사를 제외한 나머지 카드사들은 새로 할부금융업에 뛰어들 수 없게 됐다. 따라서 올 하반기 자동차 할부금융 상품을 취급하기 위해 할부금융업 등록을 추진했던 우리카드는 사업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우리카드 한 관계자는 “카드업에 대한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 정책과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따른 수익성 악화 등으로 갈수록 경영여건이 나빠지고 있다”고 설명한 뒤 “새로운 수익 사업의 하나로 할부금융업 진출을 검토했지만 이번 여전법 개정 등으로 사실상 사업 추진이 어렵게 됐다”고 덧붙였다.

또한 금융당국은 할부금융을 취급하는 기존 카드3사에 대해서도 관련 자산을 전체 자산의 10% 이내로 엄격히 제한했다. 도규상닫기도규상기사 모아보기 금융위 중소서민금융정책관은 “시장 영역이 구분된 만큼 카드사의 할부금융 자산 비중을 현행 20% 이내에서 10% 이내로 제한, 규제를 강화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 카드3사의 할부금융 자산비중은 아직 미비한 수준으로 영향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지난 3월 말 기준 신한카드의 할부금융 실적은 206억3600만원, 삼성카드는 92억6800만원이다. 그중 자동차 할부금융은 신한카드가 206억1600만원, 삼성카드는 5300만원을 차지하고 있다.

◇ 기업금융 활성화를 위해 기업여신전문금융업 도입

한편 이번 여전법 개정안의 핵심은 여전사가 소매금융보다는 기업금융에 집중하도록 하는 것이다. 소매금융은 저축은행이나 신협 같은 서민금융기관에 맡기고 여전사는 실물경제를 뒷받침하는데 주력토록 하겠다는 취지다. 금융위 도규상 국장은 “은행이나 자본시장 접근이 어려운 창업, 중소기업, 개인사업자에 대한 자금지원 창구로서 역할을 강화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할부, 리스, 신기술금융 등 3개 업종 간 칸막이를 없애 기업여신전문금융사를 만들고 최소자본금요건도 200억원으로 하향조정해 단일화했다.

다만 신기술사업금융 전문회사만은 별도로 세울 수 있다. 현재 14개가 영업 중인만큼 시장수요가 있기 때문이다. 창업,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릴 수 있도록 시장 참여자를 조금이라도 더 확대해야하는데 굳이 제도적 제한을 둘 이유가 없다. 최소자본금요건도 50억원으로 낮췄다. 본업 외에 다른 업무와는 선을 분명히 그었다.

기업여신전문금융사의 가계신용대출은 총자산 대비 20%(자산 2조원이상 여전사 10%)로 묶어서 지금 수준보다 더 늘어나지 않도록 막는다. 국회에 계류 중인 크라우드 펀딩 도입을 위한 자본시장법 개정이 통과되면 크라우드 펀딩도 기업여신전문금융사의 겸영업무로 추가된다.

그동안 유명무실했던 부동산리스의 업무범위를 확대한 것도 눈에 띈다. 지금까지 중소제조업체가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에 한해서 세일앤리스백 방식(부동산을 리스사에 판 후 리스로 활용하고 리스기간이 끝나면 부동산을 되사는 방식)만 허용됐다. 대부분 보유 부동산에 담보가 설정돼 있는 중소제조업체로서는 이용하기가 어려웠다.

정부는 이용자를 ‘중소기업 전체’로 확대하고 업무 관련성만 있으면 기업이 보유하고 있지 않은 부동산의 리스도 허용한다. 최소 리스기간도 현행 8년에서 3년으로 단축해 신생기업의 부담을 덜었다. 일단 정부가 판을 깔았다. 그러나 실제 이 같은 규제 개편이 기업금융 활성화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당장 ‘여전사’들로서는 스스로를 기업여신전문금융사로 바꿔야만 하는 강제적 요인은 없다. 가계신용대출을 더 이상 늘릴 수는 없지만 소매금융의 핵심 업무였던 오토론(자동차 구매자금 대출)은 그대로 할 수 있다. 오토론에는 별도의 업무규제를 적용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2013년 말 기준 여전사 리스자산 19조5000억원 중 13조7000억원, 할부자산 15조8000억원 중 14조원이 자동차금융이다. <표 참조> 이와 함께 백화점 등 유통업계의 카드업 겸영 근거는 삭제됐다. 기존에 카드업을 하는 백화점(현대, 갤러리아)을 제외하고, 앞으로 백화점의 카드 발급은 어려워진다.

◇ 대주주 신용제공 한도, 자기자본 50%로 제한

또 대주주와 거래제한을 크게 강화된다. 대주주 등에 대한 신용제공 한도가 현재 자기자본의 100%에서 50%로 줄어들고, 대주주가 발행한 주식·채권 보유한도가 신설돼 자기자본의 100% 이내로 제한되기 때문이다. 기준 초과분 해소에는 3년의 유예기간이 부여된다. 기준을 넘어선 여전사는 3년 내에 초과지분을 처분해야 한다.

여전업계에 따르면 2014년 3월말 현재 대주주 신용공여 한도가 자기자본의 50%를 넘어서는 곳은 KT캐피탈, 롯데캐피탈 등 단 2곳뿐이다. 이 회사들은 유예기간 3년 내에 이를 해소해야 한다. <그래프 참조>

하지만 이들 캐피탈사의 대주주 등에 대한 신용공여는 주로 리스금융과 대출금으로 구성돼 있다. 신용공여 주체 및 객체의 신용도를 고려할 때 여신의 정상적인 회수가 가능을 것으로 보인다. 이윤수 금융위 중소서민금융국 중소금융과장은 “캐피탈사는 일반적인 수신기능은 없지만 회사채 등을 통해 시장에서 자금조달을 하는 새도우뱅킹(그림자금융) 영역에 해당한다”며 “회사채 투자자 피해를 사전에 방지하고 계열사 리스크 전이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대주주 거래는 일정 수준 이하로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이번 개정안을 8월26일까지 입법예고한 후 규제개혁위원회와 법제처 심사 등을 거쳐 하반기에 국회에 제출한다. 시행령과 감독규정은 4분기에 시행할 예정이다.

한편 여신금융협회는 이번 여전법 개정안이 캐피탈사들의 수익성 악화에 직결될 우려가 있는 데다, 현재 국내 경제 상황과 기업금융 역할이 다소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 향후 열리게 될 규제개혁위원회와 법제처 심사 등에 업계의 의견을 개진할 예정이다.

캐피탈업계 한 관계자는 “캐피탈사가 기업을 대상으로 사업을 하기에는 아직 시장 여건이 녹록치 않아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라며 “개인대출 금리도 저축은행보다 캐피탈사가 더 낮은 상황이라서 인위적으로 개인 신용대출 부문을 축소하는 것은 소비자들에게도 부정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 비카드 여전사 현황, 자산구성 현황, 업권별 대주주와의 거래 규제 비교 〉
                                                                 (자료 : 금융위원회)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오늘의 뉴스

ad
ad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카드뉴스] 국립생태원과 함께 환경보호 활동 강화하는 KT&G
[카드뉴스] 신생아 특례 대출 조건, 한도, 금리, 신청방법 등 총정리...연 1%대, 최대 5억
[카드뉴스] 어닝시즌은 ‘실적발표기간’으로
[카드뉴스] 팝업 스토어? '반짝매장'으로
[카드뉴스] 버티포트? '수직 이착륙장', UAM '도심항공교통'으로 [1]

FT도서

더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