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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부동산 실패②] 임대차법에 흔들린 전월세시장…정책도 오락가락

장호성 기자

hs6776@

기사입력 : 2021-05-13 18:35 최종수정 : 2021-05-14 07:37

임대차법 관련 명도소송 상담 급증, 전세거래 위축되고 월세 활성화
임대사업자 혜택 두고 오락가락한 정부 정책, 국민 불신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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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신년사 중인 문재인 대통령 / 사진=청와대

2021년 신년사 중인 문재인 대통령 / 사진=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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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출범 이후 무려 25번의 부동산대책을 쏟아냈지만, 결국 그 끝은 대통령의 이례적인 부동산 정책 실패 시인과 사과였다.

지난 10일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4주년 특별연설 후 기자회견에서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겠다는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며, “부동산만큼은 정부가 할 말이 없는 상황이 됐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간 국토부 등 각 부처 장관이나 국회의원들이 정책 실패를 두고 사과하는 일은 종종 있었지만, 대통령이 나서 ‘할 말이 없다’며 대국민 사과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본 기획에서는 문재인정부의 부동산대책이 실패를 거둘 수밖에 없었던 원인들에 대해 심도 깊게 분석해본다.

[게재 순서]

① ‘공급 충분하다’는 잘못된 믿음, 세대분화·자가점유 함정
② 임대차법에 흔들린 전월세시장…정책도 오락가락
③ 뒤늦은 대규모 공급대책, 내부 비리에 발목 잡혀

서울 아파트 전세거래량 변동 추이 (단위: 건) / 자료=서울부동산정보광장

서울 아파트 전세거래량 변동 추이 (단위: 건) / 자료=서울부동산정보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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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대차법 통과 이후 임대인-임차인 갈등 표면화, 전세시장도 쪼그라 들어

지난해 전월세 시장 안정을 위해 정부가 야심차게 준비했던 ‘임대차3법’은 역으로 전세가격 혼조세·전세 매물부족 및 월세시장 양극화 등 역효과를 낳으며 시장 혼란을 야기했다.

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 상한제는 개정안은 세입자가 기존 2년 계약이 끝나면 추가로 2년 계약을 연장할 수 있도록 '2+2년'을 보장하고, 임대료 상승 폭은 직전 계약 임대료의 5% 내에서 지방자치단체가 조례를 통해 상한을 정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다만 집주인은 직계존속·비속이 주택에 실거주할 경우 계약 갱신 청구를 거부할 수 있다. 집주인이 실거주하지 않는데도 세입자를 내보낸 뒤, 갱신으로 계약이 유지됐을 기간 내에 새로운 세입자를 받으면 기존 세입자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이 같은 법안이 통과되자, 세를 놓은 집의 임대 만료가 임박한 임대인들은 제도 시행 전 급하게 새로운 세입자를 찾아내 기존 세입자를 몰아내려 하고, 세입자들은 어떻게든 나가지 않겠다고 버티는 등 임대-임차인간의 갈등이 곳곳에서 폭발하는 광경이 연출됐다.

명도소송 전문 법률상담 전문 법도 명도소송센터에 따르면 새 임대차법이 시행된 직 후인 지난해 8월부터 5개월간 총 명도소송 상담건수는 344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9년 같은 기간의 명도소송 상담건수(284건) 대비 2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344건 중 임대차법 관련 분쟁상담은 58건인 것으로 조사됐다.

엄정숙 부동산전문 변호사는 “실거주를 목적으로 한 집주인이 세입자의 계약갱신요구권을 거부하면서 이에 응하지 않는 세입자를 상대로 하는 명도소송 절차와 비용 상담이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수치에서도 임대차법의 부작용이 드러났다.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중위전세가격은 임대차 3법이 시행된 지난해 7월 4억6931만원에서 지난달 6억63만원으로 약 30% 상승했다. 서울 중위전세가격이 처음으로 6억 원을 넘었다. 서울의 전세수급지수 또한 지난해 11월 192.3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전세난이 이어지자 전세거래 시장이 자연스럽게 쪼그라 들고, 이러한 수요는 월세 거래로 흘러갈 수밖에 없었다. 전세가 급등으로 인해 인상분을 월세로 돌리는 집주인이 많아지고, 이 과정에서 원하는 매물을 찾지 못한 임차인들도 월세로 돌아선 것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4월 서울 전역의 아파트 전세 거래는 5661건으로, 최근 1년 사이 최소치를 갈아치웠다. 임대차3법이 통과되기 직전인 지난해 6월 1만2057건의 절반가량에 불과한 수치다.

통상적인 경우 서울에서 아파트 월세거래는 전세거래 대비 50%가량의 비율을 차지했지만, 올해 4월 월세거래 건수는 3276건으로 전세거래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작년 6월 월세거래 건수는 4109건이었다.

사진= 픽사베이

사진= 픽사베이



◇ 임대사업자 혜택 두고 오락가락하는 정부 정책, 바닥 친 국민 신뢰

임대사업자에 대한 특혜 문제 역시 문재인 정부 부동산정책 실패의 대표적 사례로 지목되는 부분이다. 정책을 두고 정부와 여당 내부에서도 오락가락하는 모습이 나타날 정도로 뚜렷한 실패가 나타났다.

문재인정부가 지난 2017년 야심차게 내놓은 ‘임대주택 등록 활성화 방안’은 임대사업자로 등록한 임대인에게 지방세, 임대소득세, 양도세, 종합부동산세, 건강보험료 감면이라는 강력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한 방안이다.

임대주택의 실태를 파악하고 임대료 상승을 억제한다는 취지로 마련된 방안이지만, 역으로 대한민국의 부동산 투기를 심화하고 투기꾼들에게 꽃길을 깔아줬다는 비판이 나왔다. 문재인정부가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강력한 투기 억제 정책을 폈던 것을 고려하면 지극히 모순적인 행보다.

정부는 지난해 7월 발표된 ‘7.10 부동산대책’에서 아파트에 대한 임대주택 등록 제도를 완전히 폐지하고, 기존 자격도 자동 말소하기로 했다. 이후 8월 11일 국무회의에서 민간임대주택특별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등록임대주택은 다세대, 다가구 장기임대주택(8년) 유형만 남게 되었다. 임대사업자에 대한 혜택을 사실상 폐지해버린 것이다.

논란이 거세지자 정부는 기존 사업자가 등록말소 시점까지는 종부세 합산 배제 등 기존 세제 혜택을 유지하고, 기 감면받은 세액은 추징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이미 오락가락하는 정부 정책을 둘러싼 국민들의 신뢰도 문제는 불거진 후였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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