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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금통위, 시장금리 급등 우려와 채권 수급 점검 필요성

장태민

기사입력 : 2021-03-17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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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2월 금통위 참여자 명단..출처: 한은

자료: 2월 금통위 참여자 명단..출처: 한은

[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지난 2월 25일 열렸던 금통위의 의사록을 보면 다수 금통위원들이 시장금리 상승을 걱정하는 것으로 나온다.

글로벌 금리 급등세, 대규모 재정부양책에 대한 국채 수급 부담 등으로 채권시장의 우려가 컸던 만큼 금통위에서도 시장금리 급등에 대한 언급이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지난달 금리결정회의에서 금통위원들은 완화기조를 유지하면서 금융안정에도 유의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이런 가운데 다수 금통위원들이 시장금리의 상승에 대해 한마디씩 했다.

■ 금통위원들의 장기금리 상승 속도 우려와 단순매입 적극 활용 의견

A 금통위원은 "장기 시장금리의 상승세는 국내외 경기회복과 저인플레이션의 해소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면서 "특히 장기금리가 상당폭 상승했음에도 자산가격 상승과 가계부채 증가가 이어지고 있는 것은 아직 시장금리가 완화적 범위 내에 있고, 주요국의 통화정책 완화 기조도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에 주로 기인하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위원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미 연준 정책기조의 조기 정상화 가능성을 반영하는 움직임이 관찰되고 있으며, 향후 글로벌 금융경제여건 변화시 급격한 자산가격 조정의 발생 가능성에 대한 경계 심리도 점차 높아지고 있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특히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의 조화를 강조하면서 수급 이슈에 따른 금리 상승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와 주목을 끌었다.

B 위원은 "금년중 대규모 국고채 발행이 예정된 상황에서 장기금리가 급등함에 따라 시장금리 안정화를 위한 한은의 역할도 중요해졌다"면서 "다만 최근의 장기금리 상승은 미국의 경기회복 기대를 선반영한 미국채 금리 상승에 영향을 받은 데다 앞으로도 상방압력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수급상황에 직접적으로 대응하기보다는 시장금리의 지나친 변동성을 억제하는 차원의 노력이 적절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는 나아가 정부지출 확대, 재정건전성, 낮은 조세부담 등 세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기 어렵다는 '재정의 트릴레마(trilemma)'를 감안해 정부지출 확대에 따른 재원조달 방안의 적합성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번 금리 상승 국면에서 국고채 단순매입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성을 직접 거론하는 모습도 보였다.

C 위원은 "특정 부문을 위한 통화정책적 수단이 제한적인 가운데 재정정책과의 공조, 특히 당행의 국고채 단순매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최근 대내외 국채금리가 장기물을 중심으로 크게 상승하고 있는 바, 재정지출 확대에 따른 국채발행 증가가 일시적인 수급 불균형, 구축 효과 을 통해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확대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안정화를 위한 보다 적극적인 정책대응이 필요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국내 자금시장의 구조와 상황이 주요국과 많이 달라 중앙은행의 개입이 정부와 기업의 자금조달비용 부담을 함께 완화하지는 못할 가능성 등을 유의해야 할 것"이라며 "또한 정책금리가 0% 이상에서 유지되고 있어 국채 매입에 따른 유동성 증가를 계속 수속해야 할 필요가 있고, 이 과정에서 의도치 않은 정책비용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문제 해소를 위해 통화정책 완화 수준을 좀더 확대하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겠으나 이는 최근 경제와 금융 상황을 고려할 때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국내경제의 생산갭이 점차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고, 소비자물가나 기대 인플레이션 추이를 고려할 때 실질정책금리도 좀 더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편 단순매입을 확대할 경우 이에 따른 유동성을 흡수하는 과정에서 단기자금시장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한은 실무 쪽에선 이런 부분에 대해 크게 우려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한은 관련부서에선 "1년 미만의 단기금리는 통상 기준금리의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에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가 달라지지 않는다면 단기금리가 큰 폭으로 변동할 가능성은 크지 않고 전반적으로 볼 때 현재 단기 자금시장의 유동성에는 충분히 여유가 있어 보인다"고 했다.

다만 "향후 한은이 국고채 단순매입을 확대하고 그로 인해 증가한 유동성을 흡수하기 위해 통안증권 발행을 늘릴 경우 일부 만기구간에 영향을 줄 수는 있다"고 했다.

■ 일부 금통위원 "금리 상승이 인플레이션 우려를 나타내는 것일 수 있다"

금통위원들이 자신의 종합 의견을 개진하기 전 토의 과정에서 일부 위원은 금리의 빠른 상승이 인플레이션 우려를 나타내는 것일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일부 위원은 "최근 주요국 장기금리가 빠르게 상승하는 등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국내외 금융시장에서 전면화되고 있다"면서 "인플레이션 여건을 점검함에 있어 코로나19 대응과정에서 급팽창한 유동성 상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즉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는 달리 각국 중앙은행과 정부의 전례 없이 과감한 완화정책에 더해 금융기관 신용이 대규모로 공급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까지는 리플레이션(reflation)의 성격이 짙어 보이지만, 현재의 유동성 여건이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는 크게 다른 데다 자산시장과도 연계돼 있는 만큼 주의깊게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부 금통위원은 최근 미국의 장기금리 상승이 미국 물가전망 및 연준의 통화정책과도 연결되는 만큼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언급과 함께 금리 상승이 신흥국 증권 투자자금, 특히 우리나라의 외국인 채권투자자금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궁금해하기도 했다.

이에 한은 관련부서에선 "미국 장기금리의 상승이 신흥국 외국인 증권투자 자금의 유출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겠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투자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고, 대외신인도 및 기초경제 여건도 양호하다는 점에서 외국인 채권자금의 유출 압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한은 부서는 "지난해 코로나19 충격으로 신흥국에서 채권투자자금이 대규모 유출됐던 기간에도 우리나라에는 외국인 채권투자자금이 유입된 바 있다"는 사례를 들었다.

그러자 이 금통위원은 "장기 시계에서 글로벌 금리의 추이를 되돌아보면 금리가 꽤 오랜 기간 방향성을 갖고 상승과 하락을 반복해 왔다"면서 "앞으로 장단기 금리가 어떤 흐름을 보일지가 우리에게 무척 중요한 만큼 여러 가지 실물변수와 함께 금리에 대해서도 보다 장기 시계에서 그 흐름을 전망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 금통위, 장기금리 상승의 파급 효과 점검 필요성 제기

금통위원들의 금리 상승이 미칠 여파에 대한 궁금증은 계속 이어졌다.

다른 금통위원은 "미국 장기금리의 상승이 자산가격의 조정, 달러화 약세 기조의 약화, 신흥국 증권투자자금의 유출 등 금융시장 전반에 다양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과연 실물부문에는 어떻게 파급되고 더 나아가 우리나라에는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될지 점검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장기금리 상승에 따라 가계·기업부채의 부실위험이 얼마나 증가할지 가늠하기 위해서는 이들 경제주체의 자금조달에 관한 세부정보를 살펴 볼 필요가 있다면서 미국의 기업 및 가계대출 중에서 고정금리대출의 비중과 장기금리에 연동되는 변동금리대출의 비중이 각각 어느 정도 되는지 물었다.

한은 관련 부서에선 "미국의 경우 고정 또는 변동금리 대출 관련 통계가 상세히 제공되지 않는 한계가 있지만, 은행대출에 한해 보면 가계대출은 대부분 고정금리대출이고, 기업대출의 경우 변동금리대출의 비중이 꽤 높은데, 대부분 리보(LIBOR)에 연동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답변했다.

또한 신규취급액 기준 가계대출금리나 회사채 발행금리는 장기금리와 높은 상관관계를 나타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금통위원은 미국은 장기금리 상승이 실물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보인다면서 미국과 구조가 다른 우리는 어떠냐고 질문하기도 했다.

한은 부서에선 "국내의 경우 주택금융공사 적격대출과 은행의 고정금리부 주택담보대출 등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이 단기금리에 연동하는 변동금리대출로 취급되고 있다"면서 "최근 시장금리가 단기물보다는 10년 이상의 장기물을 중심으로 오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로서는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영향이 커 보이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 금통위, 수익률 곡선 철저히 분석할 필요성 거론...중장기 채권 수급 여력도 분석해야

일부 금통위원은 최근 장기금리가 빠르게 상승하는 가운데 한은의 국채 단순매입에 대한 기대가 크게 높아지고 있다면서 수익률곡선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당부했다.

이 위원은 수익률 곡선 분석을 통해 한은이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기본적으로 수익률곡선은 경기회복, 인플레이션 기대 등 경제의 펀더멘털(fundamental)과 함께 수급여건의 변화, 위험에 대한 프리미엄 등을 반영하기 마련인데, 이 분석을 토대로 어떠한 수준의 대응이 적절한지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 위원은 "우리나라 수익률곡선은 보험사 및 연기금의 견조한 장기채권 수요 등으로 10년에서 50년까지의 초장기 구간에서 이례적으로 평탄하다"면서 "정부에서 초장기 국채의 발행을 확대하면 이러한 수급 불균형을 완화해 수익률곡선의 형태를 정상화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는 "이번에 정부가 국채발행을 당초 계획보다 늘리더라도 신규로 발행하는 국채의 만기별 배분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수급여건, 나아가 수익률곡선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그러자 한은 관련부서에선 "채권시장의 수급 여건에 대해 보다 심층적으로 분석하는 한편 필요할 경우 정부와 긴밀히 협의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이 금통위원은 "수익률곡선 변화가 궁극적으로 우리 실물경제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가 중요한 포인트"라며 "민간부문의 자금조달 구조를 염두에 두면서 수익률곡선의 어느 구간에 정책의 주안점을 보다 둘지 결정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했다.

다른 금통위원은 10년 구간 금리의 가파른 상승을 거론하면서 정부가 추경용 국채 발행시 어떤 구간을 활용하고, 한은은 어떤 만기의 국채를 매입하며, 또 그 대응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묻기도 했다.

한은 부서에선 "지난해 말 정부가 발표한 올해 국고채 발행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 발행량이 많았던 10년물의 비중을 줄이는 대신 2∼3년물의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며, 현재 논의 중인 추경에 따른 국채의 만기배분에 대해서는 내부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한은은 국채매입을 통해 신규 발행 국채에 대한 금융기관의 매입 여력을 확충해 간접적으로 장기금리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했다.

일부 금통위원은 미국 장기금리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한은은 시장 안정 차원에서 어느 정도 수준으로 대응하는 게 바람직한지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아울러 햔국의 재정여건이나 경제구조를 감안할 때 앞으로도 국채발행이 증가 추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이 위원은 "채권시장의 수급 여건을 중장기 시계에서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상황에 따라 한은이 국채 단순매입에 나설 수 있겠지만 그 한계가 분명히 있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외국인을 포함한 민간의 수요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현재로서는 연기금, 보험사 등과 외국인 투자자들이 큰 무리없이 국채를 소화하고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도 이들 투자자들이 그렇게 할 수 있을 정도의 여력을 갖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 금리 급등, 금통위와 시장의 엇비슷한 고민

금통위도 최근 글로벌 금리 상승을 경기회복 기대 등으로 이해하면서 금리 상승 속도를 유념하고 있다.

금통위는 경기 회복세 속에 금리가 오르는 것은 문제로 삼을 수 없지만,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급등하는 일에 대해선 단순매입 적극 활용 필요성 등을 거론하면서 우려한다.

최근의 금리 급등을 보는 금융시장의 고민도 이와 비슷하다.

A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결국 모두가 금리는 앞으로도 상승할 수 있다고 보면서 금리 '급등'에 대해선 경계하고 있다는 점이 확인되고 있다"면서 "경기부양 과정에서 늘어난 채권을 소화하는 문제, 지난해 사상 유례없이 돈을 푼 데 따라 미래 언젠가는 정책을 전환할 필요성 등은 시장과 통화당국이 모두 고민하는 사안"이라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조만간 금융시장이 큰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는 미국 FOMC 결과가 오픈된다. 이 결과는 글로벌 금융시장, 각국 통화당국 모두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각국 중앙은행이나 금융시장의 트레이더들도 연준이 제시할 통화정책방향에 맞춰 대응할 준비를 하고 있다.

특히 채권 매매자들은 파월이 금융시장을 얼마나 달래줄지, 또 어떤 정책을 내놓을 수 있을지 등을 놓고 조심하고 있다.

B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운용역은 "파월이 현재 상황(금리 급등)을 용인하는 모습을 보이면 금리가 한번 더 튈 수 있다"면서 "국내 시장은 분기말 환매와 크레딧 불안 속에 취약한 채권 매수심리, 계속되는 입찰 부담 등으로 한번 더 타격을 입을 수 있어서 조심스럽다"고 했다.

그는 다만 "최근 장이 무질서하게 흔들리는 것을 봤기 때문에 연준도 금리 상승을 경기 상황이라고 단순하게 해석하는 정도에서 그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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