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무역합의 훈풍에 달러/위안 환율이 전일 아시아 시장과 뉴욕 환시를 거치며 6.9위안대 안착을 확인한 데다, 뉴욕 주식시장 강세 등 밤사이 글로벌 자산 시장에서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가 투자자들 사이에서 한층 높아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 당국자들이 미중 무역협상과 관련해 긍정적인 발언을 쏟아낸 것도 서울환시에 리스크온 분위기를 가져다줄 것으로 보인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CBS방송 인터뷰에서 "합의문에 대한 일부 통상적 수정 작업이 진행 중이지만 협상 자체는 완전히, 절대적으로 완료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2년간 미국의 대중 수출 규모는 2배 가까이 늘어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역외 시장 참가자들이 숏으로 포지션 변경을 꾀하며 달러/원 하락을 부추길 것으로 전망된다.
역외는 전일 달러/위안 상승 시 롱쪽으로 포지션 전환을 꾀하다, 장중 달러/위안 하락에 롱포지션을 급하게 처분한 탓에 포지션 또한 가벼워진 상태다.
다만, 시장 전문가들은 역외가 숏플레이에 나서며 이날 달러/원의 하락을 주도할 가능성이 크나, 역내 참가자들은 연말 포지션 설정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데다, 결제와 저가 매수세 등 달러 수요 또한 꾸준해 달러/원의 급락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국내 주식시장 수급이 달러 공급 쪽으로만 기운다면 달러/원은 1,160원대 중반 수준까지 레벨 다운을 보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금융시장 참가자들은 미중 무역합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우선 무역긴장 완화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상황이다"며 "미중 무역합의 세부 내용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시장은 당분간 리스크온 분위기로 흘러갈 것이고, 달러/원도 이에 맞춰 1,160원대 안착을 확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B 외국계 은행의 한 딜러는 "미중 무역긴장 완화에 따라 반도체를 필두로 한 우리나라 기업의 수출 회복 등도 기대되는 만큼 연말 국내 주식 시장이 반등의 가능성을 키우고 있는 점도 달러/원 하락에 우호적은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이날 달러/원 레인지로 1,1661~1,171원을 제시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위험선호 회복에 기댄 외국인 주식 순매수와 위안화 강세에 연동해 오늘 달러/원은 내리막을 탈 것"이라며 "그러나 달러/원 하락에 따라 결제 등 저가 수요가 수급 주도권을 쥐면서 낙폭은 일정 부분 제한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