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3일 달러/원 환율은 오전 11시 5분 현재 전 거래일보다 4.45원 오른 1,187.55원에 거래되고 있다.
달러/원 상승은 지난밤 사이 미중 무역합의 우려 속에 달러/위안이 상승한 영향이 크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대중국 관세를 예정대로 부과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미중 무역합의 우려와 함께 시장 분위기가 경색된 데다, 이날 외국인 주식 순매도까지 더해지며 달러/원 상승을 자극하는 형국이다.
달러/위안도 유럽과 뉴욕시장을 거치고 아시아시장까지 7.04위안대를 유지하면서 달러/원의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날 위안화 고시환율은 달러당 7.0223위안이었다. 같은 시각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은 7.0421위안을 나타내고 있다.
■ 18일째 외국인 주식 매도로 수요 우위 장세 지속
외국인 국내 주식 투자자들은 이날까지 18거래일 연속 주식 순매도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 기간 외국인 주식 순매도 규모도 4조 원을 넘어섰다.
결국, 외국인 주식 순매도 자금은 일정 부분 이상 서울환시서 환전 수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최근 서울환시는 역송금 수요가 수급을 지배하고 있을 정도다. 이날 서울환시도 예외는 아니다.
외국인 주식 순매도 지속과 역송금 수요는 수급뿐 아니라 시장참가자들의 숏심리 제어에도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치고 있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통상 외국인 주식 순매도 자금 중 60% 전후가 환전 수요로 이어진다고 가정했을 때, 2조5천억 원 가량이 달러 수요로 연결된다고 봐야 한다"면서 "수출 부진 속 공급 수요가 예전 같지 않은 상황에서 역송금 수요의 등장은 달러/원의 상승을 더욱 자극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오후 전망…코스피 지수 낙폭 확대 경계
달러/원은 코스피 지수뿐 아니라 아시아 주요 주가지수가 리스크오프 분위기로 흘러가면서 점차 상승폭을 확대하고 있다.
오후 들어 코스피 지수의 낙폭이 더욱 확대된다면 달러/원은 현재 1,187원 레벨에서 추가 상승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달러/원이 1,190원선에 근접하면 외환 당국의 시장 안정 조치 가능성도 그만큼 커질 것으로 보여 시장참가자들의 포지션 설정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코스피가 낙폭을 축소하고 외국인 주식 순매도 강도가 약화된다면 달러/원은 1,185원선 주변까지 내려설 가능성도 있다. 가격 부담을 느낀 시장참가자들이 장 막판 롱을 거둬 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B 외국계 은행의 한 딜러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뿐 아니라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등 남미로 관세 전쟁에 나설 태세다"면서 "미중 무역합의도 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역분쟁이 남미와 유럽까지 확산한다면 글로벌 자산시장에서는 당분간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작동하게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늘 서울환시 수급과 시장참가자들의 심리도 무역분쟁 확산 우려에 기대 달러/원 상승을 지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