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무역합의 불확실성이 고개를 들고 있는 가운데 홍콩 시위 사태 격화 등은 달러/원 상승을 지지하고 있지만, 글로벌 달러 약세와 전일 급등에 따른 가격 부담 등으로 달러/원의 상승 또한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대중국 관세철회와 관련해 새로운 뉴스는 등장하지 않았지만, 미국은 여전히 관세를 무역합의의 지렛대로 활용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어 보인다.
대중 강경파인 피터 나바로 미 백악관 무역제조업 국장은 주말 인터뷰에서 "관세철폐는 절대 없다"는 입장을 연이어 밝혔다. 그러면서 "관세는 우리에게 최고의 보험정책"이라며 "중국이 성실하게 협상에 임하도록 하는 데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미중 무역합의 불확실성은 오히려 달러 가치를 떨어뜨렸다.
이처럼 이날 서울환시 주변 대외 환경은 달러/원 상승과 하락 재료가 겹쳐진 상황이다.
시장전문가들은 전일 달러/원 급등에 대한 되돌림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글로벌 자산시장에서 안전자산 수요 심리가 확연히 약화된 상황이기 때문에 달러/원의 급락 가능성은 현저히 떨어져 보인다.
역내외 참가자들도 현 레벨에서는 달러/원의 추가 하락이나 추가 상승에 베팅하기보단 레인지 플레이에 나서려는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 달러/위안 흐름을 좇는 수동적인 포지션 플레이를 반복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위안과 함께 역내외 참가자들의 레인지 플레이는 외국인 국내 주식 매매패턴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면서 "외국인 주식 순매수와 함께 지수 상승이 이뤄지면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숏플레이에 나설 것이나 반대의 경우라면 롱재료로 삼아 롱포지션 구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미중 무역합의 이슈에 가장 소외된 시장이 국내 주식시장"이라면서 "향후 국내 주식시장에서 보여줄 외국인 수급이 향후 달러/원 향방에 위안화만큼의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우리은행은 이날 달러/원 레인지로 1,163~1,168원을 제시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달러/원은 무역합의 기대 축소와 홍콩 사태 악화에서 촉발된 위험 선호 둔화에도 위안화 약세 제한, 네고물량 유입에 상단이 경직되며 보합권 등락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