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11일 달러/원 환율은 오전 11시 5분 현재 전 거래일보다 3.35원 오른 1,160.95원에 거래되고 있다.
개장 초까지만 해도 1,160원대 복귀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지만,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이 주식 순매도로 전환하면서 달러/원의 상승폭도 조금씩 커지는 양상이다.
이날 달러/원 상승은 미중이 관세철회와 관련해 불협화음을 내면서 시장에 불안 심리를 키운 것이 촉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중국과 관세철회와 관련해 합의를 본 것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미중 무역합의가 훼손되진 않을 것이라는 기대 속에 뉴욕 주식시장이 상승하고 달러/위안도 7위안 아래서 머물면서 이날 달러/원의 상승도 극히 제한됐다.
그러나 개장 초 주식 순매수를 흐름을 보이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돌연 순매도로 전환하고, 코스피 지수도 -0.6% 이상 하락하자 달러/원도 상승 흐름을 재개하며 한때 1,161.80원까지 올랐다.
여기에 홍콩 사태 확산 움직임도 달러/원 상승을 부추기는 모습이다.
■ 역내외도 롱플레이 관심
외국인 주식 순매도 전환은 서울환시에 참가하는 역내외 참가자들의 매매 심리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미중 관세철회 불확실성에도 개장 초 시장을 관망하던 역내외 참가자들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식 순매도를 확대하자 달러 '사자'로 전환했다.
역외의 숏커버에 더해 역내는 신규 롱포지션을 구축하며 달러/원 상승을 이끌고 있다.
그러나 공격적인 롱플레이로 이어지진 않고 있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미중간 관세철회 관련 엇갈린 신호가 나오고 있지만, 시장 영향은 제한적이었다"며 "오늘 달러/원 상승은 외인 주식 순매도 지속과 홍콩 사태 확대에 따른 역내외 시참가자들의 불안 심리가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 오후 전망…장막판 롱처분 나올지 관심
오후 서울환시 달러/원은 1,160원 주변 박스권 움직임을 반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역내외 참가자들이 롱플레이에 나서고 있지만, 물량 자체가 크지 않은 데다, 달러/위안 환율도 여전히 7위안 아래서 맴돌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 주식 순매도가 오후에도 줄지 않고, 코스피 하락이 더욱 가파른 속도로 진행된다면 달러/원은 1,160원대 안착은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장 마감 이후 언제든 미중 무역합의 관련 호재성 뉴스가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장 후반에는 역내외 참가자들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롱포지션을 일부 거둬들일 수도 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