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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M&A 시장 생·손보 매물 온도차 뚜렷

장호성 기자

hs6776@

기사입력 : 2019-10-28 00:00

동양·ABL·KDB생명, 더케이·MG손보 등 거론
IFRS17 자본확충 부담 여전…예비 구매자들 신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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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M&A 시장 생·손보 매물 온도차 뚜렷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대비한 자본확충 부담으로 한동안 잠잠하던 보험 M&A 시장이 새로운 매물들의 등장으로 하반기 다시 들썩이고 있다.

보험업권의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어느 정도 기초체력이 갖춰져 있는 대형사들과는 달리 중소형 보험사들은 어려움을 이기지 못하고 M&A 시장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업계는 신한·KB·하나·우리금융지주 등 국내 주요 지주사들의 참전으로 보험 시장이 대대적인 구조 개편을 맞이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보험사는 다른 금융사에 비해 자산 규모가 크고, 설계사를 주축으로 한 영업 환경 때문에 타 업권에 비해 M&A가 한층 더 까다로운 편에 속한다.

따라서 보험업계는 각 금융지주들이 직접적인 보험사 M&A에 나서기보다는 사모펀드를 거친 인수에 나서거나, 지분을 매입하는 방식의 우회적 M&A 방식을 채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 적극적 공세 KDB생명·내년 초 중국 정부 위탁경영 끝나는 동양·ABL생명

생명보험사 가운데 주요 매물로 거론되는 것은 동양생명과 ABL생명, KDB생명 등 크게 세 곳이다.

이들 중 M&A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곳은 현재 산업은행 계열사에 속해있는 KDB생명이다. KDB생명은 이동걸닫기이동걸기사 모아보기 산업은행 회장의 강력한 매각의지를 등에 업은 채 ‘매각 3전4기’에 도전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지난달 30일 KDB생명 매각을 위해 매각주간사 CS/삼일회계법인, 재무실사 삼일회계법인, 계리실사 밀리만, 법무실사 광장을 선임했다고 밝히며 매각 공고를 공식화 했다.

산업은행은 2010년 3월 금호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PEF(사모펀드)를 통해 KDB생명(옛 금호생명)을 인수해 세 차례 매각을 추진했지만 최저입찰가액 하회 등으로 적격 매수자를 찾지 못해 매각이 무산돼 왔다.

이번 매각에서 역시 KDB생명은 오는 2022년 도입 예정인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자본확충 부담이 여전히 큰 상황이다.

또 생보시장 전반의 포화로 인한 시장 불황이 부담으로 다가와 섣불리 보험 M&A에 나서려는 구매자들이 없어 흥행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다만 KDB생명이 지난 2018년 구원투수로 정재욱 사장을 선임한 이후 체질개선과 자본확충 등을 성공적으로 진행한 결과 올해 상반기에도 330억 원이 넘는 순이익을 거두는 등 수익성을 회복하고 있다는 점은 M&A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KDB생명은 최근 이사회를 통해 사장·수석부사장에게 매각 성공 인센티브를 차등 지급하는 안을 의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사실상 이동걸 회장의 KDB생명 매각의 강력한 의지를 재확인할 수 있는 부분으로 풀이된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기존 대주주였던 중국 안방보험의 우샤오후이 회장의 구속 이후 꾸준히 보험 M&A 시장에서 이름이 거론돼왔다.

특히 중국 정부의 위탁경영이 내년 2월까지로 예정돼있다는 점에서 이들의 매각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지난달 동양생명은 푸징수 안방보험그룹 최고투자책임자(CIO)를 이사회 의장으로 신규 선임하는 등의 경영진 개편을 단행했다.

푸징수 신임 의장은 지난 4월 다자보험그룹에 합류한 인사로, 사실상 중국정부가 위탁경영에 나서며 설립한 다자보험그룹의 CIO인 것으로 알려져있다.

중국 은보감회는 동양생명·ABL생명의 대주주인 안방보험그룹의 자산을 인수할 새 보험사로 ‘다자보험그룹’을 설립했다.

기존 안방보험 출신 경영진이 하나 둘씩 물러나고 중국 정부 측의 인사들이 임명되는 것을 두고, 시장에서는 동양생명의 매각이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일각에서는 다자보험그룹이 동양생명과 함께 안방보험의 계열사인 ABL생명을 합쳐 매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기도 하다.

동양생명은 생보업계의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보장성보험 위주의 성공적인 체질개선 결과 올 상반기 전년대비 35.6% 증가한 753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하는 등 ‘알짜매물’로서의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ABL생명 역시 저금리 기조로 인해 대부분의 생보사들이 자산운용수익률 저하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도 상반기 3.94%의 수익률을 유지하며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도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같은 계열사에 속해 있었던 만큼 두 회사가 한꺼번에 ‘통매각’될 수 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두 회사를 합치면 자산규모 50조 원 수준의 중견급 생보사가 탄생한다.

생명보험 계열사의 경쟁력이 약하거나 아예 생보사가 없는 금융지주들이 군침을 흘릴만한 매물인 셈이다.

다만 여전히 두 회사가 판매했던 고금리 저축성보험으로 인해 IFRS17이 도입되면 추가적인 자본확충이 필요하다는 점은 M&A 과정에서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에 관심을 보일 국내 구매자로는 올해 다시 금융지주로 복귀한 뒤 포토폴리오를 구축해야 하는 우리금융지주와 생명보험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KB금융지주 등이 거론된다.

특히 우리금융지주는 앞서 지난 4월 동양·ABL글로벌자산운용을 인수해 앞으로 있을 인수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 교직원 고객 기반 ‘알짜매물’ 더케이·경영정상화 속도 붙은 MG

손해보험업계에서는 최근 매각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더케이손해보험과, 경영정상화 작업에 한창인 MG손해보험이 각각 매물로 거론되고 있다.

교직원공제회는 최근 삼정KPMG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더케이손해보험 소개를 담은 투자안내문을 국내 금융지주회사 및 사모펀드(PEF)들에 배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케이손해보험은 영업 규모는 크지 않지만, 교직원이라는 안정적인 고객들을 중심으로 양질의 계약을 보유하고 있는데다, 종합손해보험 판매 라이센스가 없는 금융지주들에게 있어 충분한 매력을 지닌 매물로 평가받고 있다.

더케이손보는 지난해 말 기준 원수보험료로 올린 4714억8577만 원 중 자동차보험의 비중이 3067억1029만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에 따라 폭염과 자연재해, 사회적 요인 등 복잡적인 원인으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크게 뛴 지난해부터 실적 부진을 면치 못했다.

지난해 더케이손보는 125억 원의 영업손실을 보며 적자전환했으며, 올해 상반기에도 63억 원의 영업손실을 감내해야 했다.

그러나 종합손해보험사인 더케이손보가 금융지주 등에 매각된 뒤 자본확충을 진행하고, 자동차보험 외에 장기보험과 일반보험 비중을 높이는 등의 형태로 포토폴리오 재편 작업을 거칠 수 있다면 탄탄한 고객층을 기반으로 경영정상화를 이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매각가 역시 1500~1600억 원대로 생명보험 매물에 비해 가격부담이 크지 않다는 점도 메리트가 될 수 있다.

MG손보는 지난해부터 재무건전성 불안정으로 위기를 겪고 있었으나, 김동주 사장의 ‘강소 보험사’ 만들기 노력에 힘입어 올해 들어 자력으로 지급여력비율 130%를 돌파했다.

여기에 7월까지 누계 198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는 등 보험업권 전체의 불황 속에서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손해보험 계열사의 구매자로는 아직 손해보험 계열사가 없는 신한·우리·하나금융지주 등이 주로 거론된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해 포토폴리오 완성을 위해 손해보험사 M&A를 고려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당시 적합한 매물이 없다는 이유로 전략을 바꿔 생명보험사인 오렌지라이프(구 ING생명)을 인수했다.

하나금융지주는 지난해 ‘하나손해보험’ 상표등록에 나서는 등 비은행 계열사 확장 의지를 보였던 바 있다.

우리금융지주는 MG손보의 대주단인 우리은행이 JC파트너스가 조성하고 있는 프로젝트 펀드에도 200억 원 가량을 출자하는 등 MG손보와 인연을 맺고 있다.

우리은행 측은 “은행 IB(투자금융) 차원 단순 지분투자로 경영권 참여, 콜옵션 등의 옵션은 없다”고 밝혔지만, 업계는 이번 행보를 통해 향후 MG손보 인수 경쟁에서 우리은행이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 사모펀드 통한 우회 인수도 고려 가능…오렌지라이프 성공사례 재현될까

국내 금융지주들이 포토폴리오 완성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섣불리 보험사 M&A 경쟁에 나서지 못하는 이유는 보험업계가 처한 녹록치 않은 현실 때문이라는 관측이 많다.

오는 2022년 도입될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및 신지급여력제도(K-ICS)의 여파로 보험사들의 책임준비금이 크게 늘어날 예정인데다가, 시장 포화에 빠진 보험업계가 만성적인 성장 정체에 접어든 것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지주들이 무리해서 M&A에 나서더라도 인수된 보험사의 구조조정이나 조직 개편 과정을 거치면서 잡음이 발생한다면 문제가 더 커진다.

이 같은 상황에서 사모펀드가 먼저 나서서 보험사를 인수하고, 자체적으로 구조조정 및 경영 개선을 이뤄낸 뒤 이를 금융지주에 재매각하는 형태를 취한다면 금융지주들의 부담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표적으로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는 지난 2013년 구 ING생명을 1조8400억 원에 인수한 이후 5년 만에 이를 신한금융지주에 매각하면서 2조 원이 넘는 매각 차익을 남기는 등 ‘흥행 대박’을 거뒀다.

여기에 상장을 통한 구주매출과 배당, 신한금융으로의 지분 매각 비용을 합치면 약 4조 원이 넘는 돈을 회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사모펀드를 통한 매각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차익 실현에만 목을 매는 사모펀드가 회사 현실은 외면한 채 무리한 구조조정과 조직개편으로 오히려 경영을 더 악화시킬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보험업은 다른 금융업에 비해 전문적이고 높은 이해도를 요구하는 편”이라며, “특히 최근처럼 IFRS17 도입 등 중대한 변화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충분한 이해없이 섣불리 보험사에 손을 댄다면 아무리 사모펀드일지라도 큰 손해를 볼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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