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투자증권은 22일 "다음달 16~17일 APEC 회담에서 미중은 좀더 포괄적인 합의안에 서명할 것"이라며 달러 약세를 예상했다.
김일구 연구원은 "미중 합의가 중국의 대미 수출에 크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진행되지는 않으면서 미니딜 이후 중국 주식시장은 상승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미중간 합의가 무역이 아니라 ‘환율’에 치우쳐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중국 경제가 직면한 문제는 2개로 볼 수 있다. GDP성장률의 하락이라는 실물경제 문제와 자본의 해외이탈이라는 금융문제가 그것"이라며 "중국 정부가 둘 중 어떤 것을 더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로 보느냐에 따라 미국과 무역합의를 시도하거나 환율합의를 시도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중국의 3분기 성장률이 6%까지 내려온 가운데 중국에겐 GDP성장률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지 않다고 풀이했다. 중국정부는 성장률이 완만하게 낮아지는 연착륙을 견인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문제는 중국 정부가 통제하기 어려운 금융의 영역"이라며 "우리의 IMF 외환위기 때도 그랬지만 만약 중국경제에 경착륙이 온다면 원인은 제조업 둔화가 아니라 급격한 자금시장 경색과 급격한 자본유출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점을 고려해 중국이 지식재산권 등 실물경제와 관련된 합의보다는 중국으로 자본유입을 촉진할 수 있는 금융과 관련된 합의를 원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현재의 환율시스템은 중앙은행의 개입여지가 많아서 중국정부가 환율을 조작한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 이를 수정해서 글로벌 투자자들이 위안화 조작에 대한 걱정을 내려놓는다면, 주식과 채권 매수를 통해 중국으로 자본유입이 증가할 것"이라며 "이렇게 미중 합의가 환율 쪽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최근 미국 달러화 지수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미국과 중국 사이의 합의가 환율 쪽이라면 파장은 중국 위안화에만 그치지 않는다.
그는 이에 대해 "달러화의 약세는 필연적으로 유로화의 강세로 이어질 것이고,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보였던 행동으로 유추해보면 미국과 유럽 사이의 경제갈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현재 미국과 중국 사이의 경제갈등이 미국과 유럽으로 옮겨가면서 금융시장도 ‘유럽 경제 괜찮을까?’라는 걱정을 하게 될 것이다. 유럽경제의 성장률이 낮은 상태이기는 하지만 걱정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유럽은 지난 10여년간 한편에서 극단적인 통화정책을 동원하면서 다른 한편에서 재정을 건전화시켰기 때문에 이제 팽창적 재정정책을 써서 경제성장을 이끌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자료=한화투자증권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