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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2년 전 찍힌 경기 정점과 경기 저점 탐색

장태민

기사입력 : 2019-09-24 14:42 최종수정 : 2019-09-24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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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통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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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지난주(20일) 오랜기간 기다렸던 경기 사이클에 관한 통계가 발표됐다.

그간 제11순환기의 경기고점이 언제였는지를 놓고 궁금증이 컸던 가운데 통계청은 2017년 가을 시점이 경기의 정점(잠정)이었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판정'은 국가통계위원회의 오랜 고심 끝에 이뤄진 것이다.

제11순환기는 역대 가장 긴 순환기가 되고 있다. 이번 판정에 따르면 유럽 재정위기에서 벗어나던 2013년 3월을 저점으로 역대 최장기간인 54개월 확장된 후 2017년 9월에 정점을 찍고 지금은 하강기를 거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통계청은 "2013년 3월 경기저점 이후 내수를 중심으로 서서히 회복하다가 2016년 4분기 이후 세계경제 성장세 강화 및 교역 확대 등으로 개선세가 확대됐다"면서 "이후 2017년 9월 이후 조정국면을 맞이한 가운데 2018년 들어 세계 경제성장률 둔화 및 미중 무역분쟁 심화 등 대외환경이 악화되면서 국내경기는 위축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제10순환기의 경기정점인 2011년 8월과 제11순환기의 경기저점인 2013년 3월은 '잠정'에서 '확정'으로 자리매김했다.

■ 제11순환기, 역대 가장 긴 확장기간 뒤 계속 길어지는 수축기간

자료=통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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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순환기의 경기 확장기는 역대 최장기간이었다. 2017년 9월 정점을 맞이할 때까지 54개월이나 경기가 확장됐다.

제1순환기부터 제11순환기까지 평균적인 경기확장기간은 33개월이었다. 이번 11순환기를 제외하면 31개월 정도로 2년 반 정도였다. 즉 11순환기의 확장기는 4년반 정도로 보통 때보다 2년 가량 길었던 것이다.

경기 수축기 역시 최장기를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 제10순환기까지 경기 수축기간은 평균 18개월, 즉 1년반 정도였다. 지금은 2017년 9월 경기 정점 이후 수축기간이 2년 동안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역대 경기 수축기간이 가장 길었던 때는 제6순환기의 수축기(1996년 3월~1998년 8월)의 29개월이었다. IMF 외환위기가 터지면서 경기 수축기간이 길어졌다.

두번째로 길었을 때는 제8순환기 때인 2002년 12월부터 2005년 4월까지로 28개월이었다. 이 시기는 2002년부터 시작된 카드사태가 2003년까지 이어지면서 수백만명을 신용불량 상태로 만들던 때와 맞물려 있다.

제11순환기의 특징은 경기 확장기와 수축기 모두 상당히 길다는 점이다. 11순환기의 확장기는 역대 두번째로 확장기가 길었던 2순환기(197년 6월~1979년 2월)의 확장기인 44개월보다 10달이나 길었다.

이런 가운데 1순환기부터 10순환기까지 경기 수축기의 평균기간이 확장기의 60% 정도였다는 점에서 역대 최장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볼 수도 있다. 단순히 60%를 적용해 보면 현재 수축기가 2년간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향후 8개월 가량 더 이어질 수 있다.

다만 경기 사이클에서 수출기가 확장기의 절반이 안 되는 때도 있었으며, 수축기가 확장기보다 긴 때도 있었다. 일률적으로 접근하기는 쉽지 않다.

■ 2017년 가을부터 경기 수축..지난해까지도 정부는 경기 수축국면 인정 안해

경기 사이클은 저점→회복기→호황기→정점→후퇴기→불황기→저점 순서로 움직인다.

저점에서 정점 사이의 국면이 경기 '확장기'이며, 정점에서 저점 사이의 국면이 '수축기'다.

그런데 지난해만 하더라도 한국경제의 순환주기를 놓고 적지 않은 논란이 일었던 게 사실이다.

지난해에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2017년 하반기 중에 경기가 이미 꺾였다고 주장했다. 또 금융시장에선 2018년은 이미 경기가 정점을 찍고 후퇴하는 시기라고 보는 시각도 많았다. 하지만 지난해까지도 정부는 경기가 하강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사실을 줄곧 부인했다.

이제 이번 사이클의 경기 정점이 2017년 가을이었다고 '판정'이 난 상황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경기 하강이 이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국면이다.

결국 지난해 정부의 많은 관계자들이 했던 경기 하강기가 아니라는 발언은 틀린 것으로 볼 수 있다.

사실 언제가 경기 저점이었는지, 고점이었는지를 판정하는 조건은 만만치 않다. 그러다 보니 기준점 판단에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통계청은 지난 2016년 6월 30일에야 2013년 3월을 '제11순환기의 저점'이라고 판정한 바 있다. 저점에 대한 판정이 3년도 넘게 걸린 것이다.

경기 전환점에 대한 판단엔 몇가지 조건이 따르기 때문이다. 경기의 진폭이나 속도가 분명해야 한다는 '명확성', 경제 전반에 이런 특징이 나타나야 하는 '확산성', 한 국면이 최소 5개월 이상 이어져야 한다는 '지속성'이라는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이러다보니 결국 경기 정점이나 저점에 대한 판단이 2년이나 3년씩 걸리는 것이다.

다만 사실 경기동행지수는 2017년 5월, 경기선행지수는 2017년 7월 이후 하락하는 추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2017년 하반기의 경기 수축 국면을 얼추 가늠할 수 있었을 것이다.

■ 과거 순환기와는 다른 '11기'..역대 최장 확장기 이후 최장 수축기 도전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국내총생산(GDP) 상승률의 꼭짓점은 2017년 9월에 겹쳐진다.

동행지수 순화변동치의 고점은 2017년 봄과 그 해 9월에 기록한 101.0이었다. GDP 성장률은 3분기에 전년비 3.8%를 기록해 두드러졌다.

제11순환기의 특징은 과거와 다르다. 과거보다 낮은 강도의 경제 성장으로 경기 진폭이 상당히 축소된 모습을 보였다는 점이다. 높이는 낮고 기간은 긴 게 이번 순환기의 특징이다.

이제 경기가 수축기에 접어든 지 2년이 흐른 만큼 언제가 저점이냐가 관심이다. 지금까지 수축기가 20개월을 넘었을 때는 2번 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번 11기에서는 29개월간 수축기가 이어졌던 IMF 외환위기 전후의 기간을 경신하게 될 것이란 진단도 보인다.

김두언 KB증권 연구원은 "이번 경기 수축기의 저점은 2020년 하반기 이후 어느 시점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2021년 상반기로 미뤄질 소지도 있다"고 밝혔다.

이번 11기에선 역대 최장의 수축기가 만들어질 것으로 보는 것이다. 아울러 경기저점을 만들기 위해 정부정책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고 보는 관점도 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통계청이 경기고점을 2017년 9월로 설정하고 24개월째 수축 국면이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면서 "이는 평균 수축기간 보다 6개월 이상 수축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며, 통계작성 이후 세 번째로 긴 수축 기간"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은행의 적극적인 정책 대응이 요구될 수밖에 없는 지표"라며 "평균보다 긴 수축 국면은 이번 경기 둔화의 충격이 상당히 강하게 진행된다는 의미와 함께 저점 형성에 대한 기대감도 불러 일으킬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점 형성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금리인하가 필요하다. 실제로 2000년 이후 경기 저점 1년 전후 기준금리 인하 폭은 평균 106bp에 달했다"면서 "길어지는 수축 국면에서 이제 한 차례 인하를 단행했을 뿐이며 내년 1분기까지 기준금리는 1%까지 인하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하지만 경기저점이 근처에 와 있을 가능성을 엿보기도 한다. 이미 수축기간이 역대 평균(18개월)을 훌쩍 넘어선 데다 경제지표의 반등 징후 등을 가늠하면서 저점이 멀지 않았다고 기대하기도 하는 것이다.

한 자산운용사 주식매니저는 "경기 수축기가 2년간이나 이어졌다. 하지만 최근 경제지표의 악화폭은 줄어들고 있다"면서 "최근 주가도 꽤 올라왔고 경기저점도 다가온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참고] 10차 경기종합지수 개편

통계청은 경제환경 변화 반영과 경기종합지수의 경기예측력 향상을 위해 제10차 경기종합지수 개편을 실시했다.

우선 선행종합지수 예측력을 높이기 위해 선행종합지수의 구성지표를 변경했다. 소비자기대지수를 경제심리지수로 대체하고 선행성이 낮은 구인구직비율을 구성지표에서 뺐다.

최근 경기국면에서 변동성이 과도한 소비자기대지수를 포괄범위가 확대되고 안정적인 변동성을 보이는 경제심리지수로 대체한 것이다.

경제심리지수(ESI, Economic Sentiment Index)는 기업과 소비자 모두를 포함한 민간의 경제상황에 대한 심리를 종합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소비자심리지수(CSI) 중 경기대응성이 높은 7개 항목을 가중평균해 작성한다.

통계청은 변경효과에 대해 "선행지수 순환변동치의 최근 5개 전환점 선행시차(평균 5.4개월→6.6개월)가 확대되고 시차안정성(표준편차 7.8→7.1)이 개선돼 경기 예측력이 제고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제11순환 경기정점에 대한 선행시차는 1개월에서 3개월로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밝혔다.

또 이번 변경으로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선행지수 순환변동치의 동시상관계수는 축소(0.58→0.49)되고 최대 선행상관계수(0.63→0.66) 및 해당 선행시차(2개월→4개월)는 확대됐다.

통계청은 또 순환변동치의 현실반영도를 높이기 위해 종합지수의 추세변화를 적시에 반영하도록 갱신주기를 현행 연간 1회에서 반기(2회) 주기로 단축한다고 밝혔다.

우리는 경기변동을 해석할 때 경기종합지수의 추세치를 제거한 '순환변동치'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 성장률이 추세성장률을 하회(상회)할 때 수축(확장) 국면으로 보는 성장순환(Growth Cycle) 방법이다.

추세치는 장기성장률로서 우리나라는 그간 1년간 잠정치를 사용하다가 다음년 초에 새로 추가된 12개월 분을 한번에 반영해 기존 순환변동치를 경신하는 방법을 사용해왔다.

연1회 잠정치 갱신 방식은 이미 발표된 통계의 변경을 최소화하는 장점이 있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현실과 괴리를 키우는 문제가 있다. 이에 따라 연 2회(2월, 8월)로 경신주기를 단축한 것이다. 이번에 2019년 최근 자료를 반영한 갱신으로 추세치가 하락함에 따라 동행·선행지수 순환변동치 수준이 올해 1~7월 평균 각각 0.8p, 0.7p 상승했다. 순환변동치 전월차의 평균과 전반적인 움직임은 유사하다.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2년 전 찍힌 경기 정점과 경기 저점 탐색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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