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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순익 하락’ 한화 생·손보, 돌파구는 ‘체질개선’

장호성 기자

hs6776@

기사입력 : 2019-09-02 00:00

한화생명 차남규-여승주, 장기성장 발판 마련
한화손보 박윤식, 캐롯손보 등 새 먹거리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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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순익 하락’ 한화 생·손보, 돌파구는 ‘체질개선’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올해 상반기 보험업계가 저금리·저출산·고령화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전년대비 큰 폭으로 하락한 실적을 거두는 와중에도, 한화계열 보험사들은 생·손보 할 거 없이 특히 눈에 띄는 실적 급락을 경험하며 울상을 지었다.

한화생명은 상반기 934억 원으로 지난해 2448억 원 대비 무려 61.85%나 줄어든 순이익을 거뒀다. 이는 최근 5년 사이 가장 부진한 성적으로, 특히 운용자산이익률이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0.58%p나 줄어든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상반기 수입보험료 역시 퇴직보험 매출이 감소함에 따라 지난해 6조6690억 원에 비해 6.8% 감소한 6조2339억 원에 그치는 등 전반적인 실적 감소가 눈에 띄었다.

한화생명 측은 이에 대해 “최근 국내외 금융시장이 다양한 요인으로 부진을 면치 못하며 손상차손 부담이 늘었다”며, “향후 환헤지비용 관리를 위해 유로화채권 비중을 점진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한화손해보험의 실적 하락은 더욱 두드러졌다.

한화손해보험은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무려 82.8% 감소한 141억 원만을 거뒀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조9404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5.7% 증가했으나,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2.9% 감소한 198억 원에 그쳤다.

한화손보의 심각한 부진에는 손해보험업계 전반에 걸친 자동차보험과 실손보험의 동반 악재가 영향을 미쳤다. 상반기 국내 손해보험사의 실손보험 손해율은 전년대비 5.6%p 늘어난 129.6%를 기록하며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여기에 올해 상반기 기준 한화손해보험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90.6%로 가장 높은 수준의 손해율을 기록했다. 통상적으로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은 77%를 적정선으로 보며, 손해율이 1% 오를 때마다 약 600~700억 원의 손해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같은 어려움은 업계 안팎의 만성적인 불황으로 인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오는 2022년 도입 예정인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어, 향후 4~5년간은 실적 하락세를 막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어두운 시장 전망에 주가도 맥을 못 추고 있다. 한화생명과 한화손보는 올해 들어 꾸준한 주가 하락세를 보이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년 전까지 5000원대를 기록하던 한화생명의 주가는 8월말 기준 2000원대까지 내려앉았으며, 같은 기간 7000원대에 거래되던 한화손보의 주가 역시 3000원대로 내려왔다.

이처럼 어려운 상황에서 한화생명·손보는 내재가치 강화와 체질개선 작업을 통해 ‘장기적인 위기관리’에 나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선 저축성보험에 비해 안정적인 보장성보험의 비중을 늘리고, 미래 영업 흐름을 좌우할 신계약가치를 강화해 긴 호흡으로 보험업계의 위기에 대처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또한 향후 보험업계의 10년을 책임질 새 먹거리로 지목되고 있는 ‘인슈어테크’에 대해서도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등 디지털 혁신에도 힘을 쏟고 있다.

◇ 한화생명 차남규닫기차남규기사 모아보기-여승주닫기여승주기사 모아보기, 포토폴리오 개편·자사주 매입으로 장기적 위기관리 도모

한화생명은 단기적인 실적 끌어올리기보다는 포토폴리오 개편을 통한 장기성장 발판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한화생명은 다른 지표가 부진한 와중에도 보장성 상품의 APE가 지난해 4751억 원에서 6418억 원으로 크게 늘어난 점에서 위안을 얻었다.

전체 수입보험료 가운데 보장성 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50%에서 올해 54%까지 상승하는 등 성공적인 체질개선을 증명했다. 생보 시장이 포화로 인해 극심한 성장 정체에 빠진 상황에서도 이 같은 상승세가 유지되는 것은 고무적이다.

채널별 APE에서는 전년과 거의 비슷한 비중이 나타난 가운데, GA채널에서 보장성 보험의 판매 비중이 가파르게 늘고 있는 점 역시 돋보였다.

2015년까지만 해도 15% 수준에 불과하던 GA채널 보장성 상품 비중은 해마다 10~20% 이상씩 증가하며 올해는 75%의 비중으로 과반수 이상을 차지했다. 보험업계의 핵심 판매채널로 떠오른 GA에서 이 같은 판매비중을 기록한 것 역시 한화생명의 확고한 체질개선 의지를 보여주는 부분이다.

또한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RBC 비율 측면에서도 금리하락에 따른 채권 평가익 증가 등으로 219.6%의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

이와 관해 한화생명 측은 “과거 고금리 확정형 상품의 만기도래와 금리 변동형 상품 비중 확대로 부담금리 개선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부연했다.

한화생명 CEO들의 책임경영 의지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이들은 최근 자사주 매입을 통해 책임 경영의지를 재확인시키고 내부 직원들에게 어려운 상황 속에서 결속을 다지자는 의미를 전달했다.

한화생명 차남규 대표이사 부회장은 지난 7월 말 자사주 5만주, 여승주 대표이사 사장이 3만주를 장내 매수했다. 이에 따라 차남규 부회장은 18만4,000주, 여승주 사장은 9만8,650주의 자사주를 보유하게 됐다.

이번 자사주 매입은 차부회장과 여사장의 책임경영 및 주주가치 제고의 의지를 표명했다는 평가다. 이미 두 사람은 지난 3월에도 자사주 매입을 진행해 한화생명의 주가 부양에 나섰던 바 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한화생명 주가는 시장금리 하락 및 보험업 관련 제도 강화의 영향으로 실제 회사 가치 및 미래성장 잠재력에 비해 과도하게 하락했다.”며 “CEO들의 자사주 매입은 향후 책임경영 및 주가부양의 의지를 대내외로 표명한 것” 이라고 말했다.

◇ 한화손보 박윤식 대표, 인슈어테크 결합으로 자동차보험 부하 줄인다

한화손해보험은 높은 손해율로 고통받고 있는 자동차보험에 가해지는 부하를 줄이고자 인슈어테크를 적극적으로 결합하려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초 박윤식 한화손해보험 사장은 국제 금융 행사인 ‘머니2020 아시아’에 참석해 디지털 마케팅 및 서비스 강화를 위한 파트너사를 찾는데 주력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대화형 AI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는 카시스토(KASISTO)의 공동창업자인 드로 오렌(Dror Oren)을 만나 노하우를 공유했다.

또한 모바일 기기를 활용한 이미지 인식기술 및 활용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마이크로블링크(Microblink) 관계자들과도 미팅을 가지며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해 동분서주했다.

또한 박윤식 사장 역시 차남규 부회장, 여승주 사장과 마찬가지로 지난 5월 자사주 매입을 통해 책임경영 의지가 살아있음을 보여주기도 했다.

박 사장은 “지난 수년간 업계 대비 큰 폭의 매출 시장을 이뤘으나 다음 단계로 더 큰 도약을 위해서는 담보, 상품, 채널, 손익이원 등 전 부분에 걸쳐 균형을 확보해야 한다”며 위기관리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한편 현재 한화손보는 SK텔레콤·현대자동차 등과 손잡고 디지털 전업 손해보험사인 ‘캐롯손해보험’은 금융위 본인가 신청을 마치고 연내 영업 개시를 목전에 두고 있다.

캐롯손보의 대표 자리에는 정영호닫기정영호기사 모아보기 한화손보 디지털사업추진단장 상무가 이름을 올린 상태다.

캐롯손보는 앞으로 보험, 통신, 자동차 산업 분야에서 파생되는 빅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새로운 상품 개발에 나설 방침이다.

이들은 첫 상품으로 고객의 주행거리, 운전습관 등의 빅데이터를 분석해 실제로 차량을 운행한 만큼만 보험료를 납부하는 ’개인별 특성화 자동차 보험’ 상품을 선보일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 상품에는 SK텔레콤의 5G 기술과 결합한 실시간 운행정보 분석 기술을 적용한다.

빅데이터에 기반한 설계로 인해 보험사는 손해율을 낮춰 비용 지출을 줄일 수 있고, 고객은 운행거리에 비례하여 보험료를 지불할 수 있어 경제성과 합리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들은 이 밖에도 빅데이터,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여행보험, 펫보험, 반송보험 등 생활 밀착형 상품을 개발해 판매할 계획이다.

아울러 AI를 통한 실시간 커뮤니케이션 기능도 도입해 상품 구매 후 고객들의 의견도 적극 청취하고 추가 상품 구성에도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캐롯손보 외에도 한화손해보험의 자체적인 새 먹거리 발굴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취근 공유 모빌리티 전문기업 지바이크와 업무협약(MOU)를 체결하고, 공유 모빌리티 이용자를 위한 보험상품 공동 개발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차량공유 시장 투자액은 425억 달러(한화 약 52조원)으로 전년 대비 200%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같은 기간 투자건수 역시 202건으로 전년 대비 37.4% 늘었다. 타다 등으로 대표되는 국내 공유 모빌리티 시장 역시 경제성과 환경보호 측면에서도 가치와 전망을 인정받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공유 모빌리티가 활성화되면 국민들의 자동차 보유가 줄어들고, 이로 인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이나 보험료에도 긍정적인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화손해보험은 전용 상품 개발에 앞서 지바이크와 지난 8월 배상책임보험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을 통해 지바이크는 자사의 퍼스널 모빌리티를 이용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영업행위 중 발생할 수 있는 회사의 배상책임을 업계 최고인 1억 5000만 원까지 보장받고, 이용 고객에게 상해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50만원까지 치료비를 지원한다.

한화손해보험 배광희 일반보험지원팀장은 “모빌리티 공유 서비스 사업이 최근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정부에서도 1인용 전동 모빌리티에 대한 규제들을 완화하기 위해 여러가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며 “한화손해보험은 지바이크와 함께 공유 모빌리티 사업에 대한 안정성을 높이고, 이용자의 안전을 보장하는 전용 상품을 개발해 관련 시장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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