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28일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70원 오른 1,213.90원에 거래를 마쳤다.
달러화는 장 시작과 함께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재부각과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등 여러 악재가 겹친 탓에 오름세로 출발했다.
특히 미국의 장단기 국채 수익률 역전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에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달러/엔이 상승한 점도 이날 달러화의 상승을 부추겼다.
국내 요인으로는 전일 단기물 중심의 외국인 채권 매도자금(1조 9천억원)이 서울환시에 환전 수요로 이어진 것이장중 내내 시장 수급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 장중 이슈
이날 달러/원 환율의 상승은 역내외 참가자들의 롱플레이 때문이다.
이들 롱플레이는 대내외 악재 노출과 외국인 채권 매도 자금 환전 수요 등 수급 요인에 기인했다.
그러나 이날 서울환시에서 등장한 채권자금 비드 수요는 당국이 대부분 소화해내며 달러화의 상승을 억제했다.
외환당국은 오전과 오후 꾸준히 환시에서 달러 수요를 처리하며 시장의 롱마인드 확산을 제어하는 데 주력했다. 특히 당국 스무딩은 외국인 채권매도 자금이 환전 수요로 연결될 때 집중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전까지만해도 국내 주식시장에서 순매수를 보이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순매도로 스탠스를 바꾼 것도 시장심리 뿐 아니라 또다른 달러화의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서울환시 장 마감 무렵 위안화 환율은 달러당 7.1606위안을 기록했다. 이날 고시환율은 달러당 7.0835위안이었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비드가 강한 하루였지만 당국의 시장 안정 의지도 확인 할 수 있었던 장이었다"며 "아울러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경기침체 우려가 제기되고 외국인이 주식시장에서 순매도로 돌아섰지만 국내 주식시장 지수가 오름세를 유지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미중 무역분쟁의 불확실성과 경기침체 우려 등이 이날 유럽과 미국 금융시장에 어떤 경로로 영향을 미칠지가 관심이다.
최근 미중 무역분쟁 이슈는 우려와 완화를 반복하며 금융 시장에 혼선을 가져오고 있다.
이 때문에 서울환시 참가자들도 미중 무역분쟁 이슈를 달러/원의 롱과 숏 재료로 동시에 활용하고 있다.
또 미중 무역분쟁은 주식시장 뿐 아니라 글로벌 달러 흐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엔화나 위안화의 흐름도 주목해야 한다.
B 증권사의 한 딜러는 "미중 무역분쟁 이슈는 오는 9월 협상전까지 서울환시 달러/원의 롱 재료이기도 숏 재료이기도 하나 여전히 달러화 상승 재료쪽에 무게를 둬야 하는 것이 맞다"면서 "다만 미중 무역분쟁 이슈로 달러화가 갭 상승을 거듭한 만큼 또다시 8월 초와 같은 급등세를 연출할 만큼의 시장 파괴력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 침체 우려에 대응하는 미국의 통화정책 향방이 앞으로 서울환시 달러화의 방향성에 좀 더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을까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