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13일 오전 11시 5분 현재 달러/원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2.75원 오른 1,218.95원에 거래되고 있다.
달러화는 개장 직후 줄곧 1,218원 근방에서 오름세 유지하고 있다. 장중 한때 당국 개입 추정 달러 매도세가 나오며 1,217원선까지 밀리기도 했지만 이내 상승폭을 늘렸다.
이날 달러화의 상승은 역외의 달러 매수에 기인한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지속하고 있는 데다 홍콩 시위 격화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를 달러 매수 기회로 삼았다.
역내 참가자들은 개장 직후 역외 매수를 추종하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중립 포지션쪽으로 돌아섰다.
네고는 꾸준한 편이다. 달러화가 3거래일째 상승하다보니 차익실현성 달러 매물을 내놓는 것으로 보인다.
■ 소극적 롱플레이…주식 역송금 수요 주목
달러/원 환율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화된 데 비해선 비교적 상승폭이 제한되고 있다.
외환당국의 존재감이 부각되면서 시장참가자들의 롱플레이가 소극적인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이 연일 주식 순매도 기조를 유지하는 점은 달러화의 추가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이달 들어 1조 3천억원이 넘는 주식 순매도를 보인 외국인들이 서울환시를 통해 환전(역송금)에 나선다면 달러화는 장중 고점(1,219.50원) 테스트에 나설 수도 있어 보인다.
이날 위안화 고시환율은 달러당 7.0326위안으로 전일 고시환율(7.0211위안)보다 0.0115위안 상승했다.
시장참가들은 이날 위안화 고시환율이 시장 예상치를 밑돌면서 달러화에 큰 상승 압력으로 이어지진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오늘도 주식시장에서는 외국인이 순매도 스탠스를 유지하고 있어 달러화 상승 기조는 크게 바뀌진 않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 오후장…"반전은 없다"
오후 서울환시에서 달러화가 하락 반전하거나 장중 상승분을 반납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이날 오전 시위 격화로 폐쇄된 홍콩 공항이 다시 문을 열었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주식이나 채권, 외환시장 어느 한 곳도 크게 반응하지 않고 있다. 악재에는 민감하지만 호재에는 둔감해진 것이 최근 국내 금융시장의 현 주소다.
위안화 고시 환율도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지만 이 역시 서울환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모습이다.
외환당국이 역외 달러 매수 기조를 꺾는 의미 있는 시장 안정 조치를 취하지 않는 한 달러화는 오후에도 1,217~1,219원 사이 좁은 박스권 횡보를 거듭할 것으로 예상된다.
B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원)현물환 시장 뿐 아니라 재정환율 안정을 위해서라도 외환당국은 달러화가 급등하지 않아도 개입을 시도하려 할 것"이라며 "당국 개입이 없다면 달러화는 1,218~1,219원선에서 오랜 시간 방향성 탐색만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