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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KB 등 지주 보험사, 업황 악화에도 영업력 ‘건재’

장호성 기자

hs6776@

기사입력 : 2019-08-05 00:00

신한·오렌지, 업계 최고 재무건전성 유지
KB손보, ‘내재가치 강화’ 장기 플랜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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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KB 등 지주 보험사, 업황 악화에도 영업력 ‘건재’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신한생명·오렌지라이프·KB손해보험·하나생명 등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들이 저출산·고령화·저금리 등의 악재에도 불구하고 양호한 상반기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보험업계는 생·손보를 막론하고 유례없는 보릿고개를 넘고 있다. 고령화와 저출산 등으로 인한 시장포화는 보험업계 전반의 영업력 약화라는 결과를 낳았다.

여기에 손보업계는 자동차보험 손해율 문제 해결이 요원해지며 영업 적자가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오진원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10일 “2분기 7개 생명·손해보험사 합산 순이익은 833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7.9% 감소할 전망”이라며 “부동산 매각이익 반영이 예상되는 삼성생명을 제외한 전 보험사가 컨센서스를 하회할 것으로 추정된다”는 진단을 내놓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주계열 보험사들은 안정적인 모기업의 지원 덕분에 영업력과 건전성을 유지하며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보험업권은 비은행 계열사 중에서도 운용자산 규모가 큰 편에 속하는 핵심 계열사에 속한다. 올해 신한·KB 등 리딩뱅크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두 회사는 보험업 강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신한금융지주는 이례적으로 외부 출신인 성대규닫기성대규기사 모아보기 전 보험개발원장을 신한생명의 CEO로 맞이했으며, KB금융지주 역시 인슈어테크를 적극 결합한 신상품 러시로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KB생명과 하나생명 등 규모가 작은 생보사들 역시 어려운 상황에서도 순이익 증가를 이끌어내며 작지만 강한 존재감을 과시했다.

반대로 올해 상반기 출범 이례 최대 실적을 달성한 농협금융지주 계열 보험사들은 강원도 산불 여파와 환헤지 비용 증가로 인한 투자손실로 웃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 신한생명·오렌지라이프, 업계 최상위 탄탄한 재무건전성 유지

지난해 오렌지라이프를 품에 안으며 본격적인 보험 드라이브에 나선 신한금융지주는 올해 상반기 보험업을 통해 쏠쏠한 이익을 얻었다. 신한생명의 상반기 순이익은 780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1.4% 증가했다.

2분기 시장금리 하락으로 인한 자산운용 수익 감소 및 신계약 감소에 따른 보험 손익 감소에도 불구하고, 1분기 투자보유 자산 매각을 통한 운용 수익 확대 영향으로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개선됐다.

신한생명의 올 상반기 운용자산이익률은 3.27%로 전년동기 대비 0.07%p 상승했다.

반대로 오렌지라이프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472억 원(지분율 감안전)으로 전년동기 대비 19.9% 감소했다.

이는 금리하락에 따른 투자수익률 하락 등 자산운용손익이 전년동기 대비 37.3% 감소했기 때문이다.

반면 수입보험료는 방카슈랑스 채널 약진에 힘입은 보장성 연납보험료 증가로 인해 전년동기 대비 2.5% 증가함으로써 영업력은 여전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특히 보험업계의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중요한 지표인 지급여력비율(RBC)에서 신한생명은 6월말 기준 243.0%를, 오렌지라이프는 435.1%를 기록함으로써 각각 당국의 규제 비율인 150%를 크게 상회했다.

향후 2022년 도입 예정인 IFRS17(새 국제회계기준)에 대해서도 신한금융지주를 포함한 든든한 우군이 있어 자본 확충 고민도 적을 것으로 보인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는 각자의 강점 분야 및 방카슈랑스 채널 등을 통해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신한생명은 2분기 기준 8.3%, 오렌지라이프는 9.4%로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의 ROE(자기자본이익률)을 유지했다.

보험업계는 2022년 IFRS17 도입 이전에 오렌지라이프가 신한금융지주의 완전자회사로 편입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앞서 1분기 컨퍼런스 콜에서 신한금융지주는 “오렌지라이프 완전자회사 편입에 대해 시장에서 불필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조속한 완전자회사 편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전한 바 있다.

만약 두 회사가 합병한다면 신한카드를 넘어 비은행 계열사 가운데 실적 1위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의 생보 ‘빅3’ 자리를 위협할 매머드 생보사가 탄생할 수도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신한금융은 지난 2월 이사회를 열고 사모펀드 운용사인 IMM 프라이빗에쿼티(PE)를 상대로 7500억 원 규모의 전환우선주 발행을 결의한 바 있다. 전환우선주로 발행할 주식의 가격은 당시 최근 1개월간 신한지주 주가의 가중평균가를 기준으로 한 4만2900원으로 결정됐다.

◇ KB손보, ‘내실경영 선언’으로 장기적 플랜 돌입…KB생명

신한금융지주는 손해보험사가 없어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등 생보사에 힘을 몰아주고 있지만, KB금융지주의 핵심 비은행 계열사는 손보사인 KB손해보험이다.

KB금융지주는 생보사인 KB생명도 가지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수익 규모가 작아 그룹 내 존재감도 크지 않았다.

올해 KB손해보험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662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1.6% 감소했다.

그러나 2분기 당기순이익은 909억 원으로 전분기 대비 20.7% 증가하였는데, 이는 배당수익 증가 등으로 투자이익이 증가하고 장기보험과 일반보험의 손해율 안정화와 보험료 인상효과 등으로 보험손익이 전반적으로 개선된데 주로 기인했다.

2분기 손해율은 83.8%로 사고발생 증가 등에 따른 자동차보험의 손해율 상승에도 불구하고, 일반보험과 장기보험을 중심으로 손해율이 안정화되며 전분기 대비 0.1%p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보험업계 전반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올해 보험료 인상효과가 반영되고 있고 장기보험과 일반보험 손해율이 개선되면서 수익성이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며, “KB손해보험은 단기실적과 외형성장보다는 중장기적 건전성과 안정성에 입각하여 보험계약의 질적성장과 미래가치를 키워나가는 가치경영을 이어갈 계획이다”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발언이 무색하지 않게, KB손해보험은 지난 2017년 이후 가치중심 경영관리 및 시장대응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며 IFRS17, 자본규제 강화에 대응하고 있다.

KB손해보험의 EV(내재가치)는 2018년 연간 41.3% 성장했으며, 2019년 6월말 현재 연간 26.9% 성장하는 등 선제적 규제 대응노력에 힘입어 견고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매년 신규 체결된 장기보험 계약의 ‘자본비용 차감 후 이익의 현재가치’를 의미하는 신계약가치는 2019년 상반기에만 전년동기 대비 8.5% 성장했으며, 회계 등 연관시스템 구축은 오는 2020년 3월까지 마무리하여 제도 시행 전 충분한 시범운영 기간을 가질 예정이다.

KB생명보험 역시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으로 165억 원을 거두며 전년동기 108억 원 대비 52.8%나 늘어난 성적표를 받았다.

이는 지주계열 생명보험사 가운데 가장 가파른 성장세로, 방카슈랑스 부문 실적이 전년대비 30억 원 이상 늘어난 것이 주효한 것으로 분석됐다.

아직까지는 지주 전체의 이익에 비해 미미한 비중이지만, KB금융지주는 M&A를 통해 취약한 생명보험 분야 강화도 긍정적으로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생보업계의 잠재적 매물로는 KDB생명과 동양·ABL생명 등이 거론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KDB생명은 모회사 KDB산업은행이 적극적인 매각 의사를 표명하고 있는 것에 비해 자본확충 필요성이 크고 IFRS17 도입 이후의 경쟁력이 약하다는 이유로 인수 가능성이 낮다고 점치고 있다.

동양·ABL생명은 통매각이 가능할 경우 경쟁력 있는 매물로 인식되고 있으나, 중국 안방보험을 대주주로 두고 있던 당시 판매했던 저축성보험이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함께 나오고 있다.

◇ 농협 계열 보험사 거듭되는 부진, 김광수닫기김광수기사 모아보기 회장 ‘보험 살리기’ 나서

농협금융지주는 상반기 들어 출범 이후 최대 이익을 시현하며 함박웃음을 지었지만, 농협 계열 보험사들은 악재가 겹치며 잔칫상에서 웃음을 짓지 못했다.

NH농협생명은 상반기 121억 원의 순이익을 거둬 전년 동기 192억 원 대비 75.8%나 급감한 성적표를 받았으며, NH농협손보 역시 같은 기간 59억 원으로 전년 205억 원 대비 큰 폭으로 줄어든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보험업계 전체가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대비한 체질개선을 진행 중인데다, 저금리·저출산·고령화 등의 악조건이 복합적으로 겹치며 보험영업은 물론 자산운용에서도 큰 재미를 보지 못한 여파로 풀이된다.

특히 농협손해보험의 경우, 지난 4월 강원도 일대를 덮친 산불의 여파로 지급보험금 규모가 커지면서 손해가 더욱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농협 관계자는 “보험업 자체에 긍정적인 신호가 거의 나타나지 않다보니 하반기에도 어려움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토로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김광수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위기에 놓인 농협 계열 보험사들을 살리기 위해 전방위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가장 대표적으로는 지난 2월부터 김광수 회장의 주최 아래 꾸준히 진행되고 있는 ‘농협보험 경영혁신위원회’ 및 ‘체질 개선 태스크포스(TF)’를 들 수 있다.

지주 내 손꼽히는 ‘소통의 아이콘’으로 통하는 김 회장은 계열사 전반의 리스크를 직접 챙기며 다가올 변화에 대비하고 있다.

김 회장은 “농협생명은 물론 농협손해보험도 기업가치(EV)중심으로 중장기 경영체질을 개선하고 효과적으로 실행될 수 있도록 그룹차원에서 직접 챙겨나갈 것”이라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 금리인하 여파로 하반기 보험업계 실적 더욱 불투명해질 듯

한국은행이 시장의 예상보다 빠르게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하면서, 과거 고금리 저축성보험을 팔며 외형을 키웠던 보험업계가 이자율 역마진 악몽으로 울상을 짓고 있다.

자산운용수익률이 줄어들면 예정이율이 함께 줄어들고, 소비자들의 보험료 인상이라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한 공시이율이 떨어지면서 보험 가입자가 돌려받을 수 있는 해지환급금이 줄어들 수도 있다.

여기에 하반기에 추가적인 기준금리가 있을 가능성이 크고, 미중 무역분쟁에서부터 일본과의 갈등까지 지속되면서 해외투자 역시 여의치 않을 전망이다.

물론 단기적으로는 채권평가액이 상승해 보험사들의 가용자본이 늘어나 재무건전성이 소폭 상승할 여지도 있다. 금리 인하를 통해 후순위채나 신종자본증권 발행금리가 내려가면 보험사들이 자본확충을 위해 택할 수 있는 수단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그러나 보험업계는 단기적인 이익보다 장기적인 자산운용수익률 악화와 시장 경쟁력 감소 등의 손해가 채권평가액 상승으로 얻어지는 이익보다 훨씬 클 것이라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1분기부터 시작된 위험손해율 상승이 2분기에도 이어지고 있다”며 “최근 주식시장 부진과 금리시장 변동에 따른 투자수익률 하락도 예상된다”며 생보업계의 보릿고개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점쳤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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