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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메리츠화재, 장기인보험 경쟁 격화

장호성 기자

hs6776@

기사입력 : 2019-07-22 00:00

‘자본력’ 삼성, ‘유연성’ 메리츠, 강점 뚜렷
하반기 손보 업황 먹구름…출혈경쟁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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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메리츠화재, 장기인보험 경쟁 격화
[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내로라하는 대형사들을 제치고 장기인보험 시장의 2인자로 도약한 메리츠화재가 하반기에도 그 기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여기에 도전을 받는 입장인 손보업계 부동의 1위 삼성화재 역시 건재함을 과시하며 하반기 손보 시장의 치열한 장기 인보험 전쟁을 예고하고 있다.

메리츠화재는 올해 들어 설계사 채널에 대한 시책(인센티브) 강화 전략을 적극적으로 시행해 영업 드라이브를 건 결과, 장기인보험 원수보험료에서 삼성화재를 제치는 이변을 일으켰다. 상반기 기준 메리츠화재는 장기인보험 원수보험료로 약 779억 원을, 삼성화재는 793억 원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2위권을 형성하고 있는 현대해상, DB손해보험 등의 손보사들이 월 평균 80~90억 원의 원수보험료를 올리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이들의 페이스는 상당히 빠른 편이다.

물론 회사 규모를 따져보면 장기 인보험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표에서 메리츠화재와 삼성화재를 단순 비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리츠화재가 보여주고 있는 저력은 삼성화재를 긴장하게 만들기 충분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 메리츠화재, 유연성-실용중심 경영으로 손보 불황 돌파

자산규모로 따지면 업계 5위에 해당하는 중형사인 메리츠화재가 업계 1위 삼성화재와 비슷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 보험업계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손해보험업계는 주로 자동차나 주택 등 사람이 아닌 사물 등을 보장한다는 이미지가 강했지만, 최근 보험시장의 포화로 인해 손보사들 역시 질병 등 인보험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메리츠화재는 김용범닫기김용범기사 모아보기 부회장의 지휘 아래 일찍부터 장기인보험 시장에 관심을 보여왔다. 물론 자동차보험이나 일반보험, 자산운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여전히 메리츠화재가 삼성화재의 적수가 되기는 어렵지만, 메리츠화재는 특유의 ‘유연성’을 앞세워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메리츠화재의 가장 큰 무기는 ‘유연성’이다. 지난 2015년 김용범 메리츠화재 부회장이 대표이사로 부임한 이후, 메리츠화재는 시장 상황에 맞춘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상황에 따른 움직임을 보여 왔다.

파이는 크지만 손해율이 높아 적자를 보기 쉬웠던 자동차보험의 비중을 과감하게 줄이고, 이 영업력을 일반보험과 장기보험에 투자했다.

메리츠화재의 또 다른 무기인 김용범 부회장 특유의 성과·실용중심 경영은 메리츠화재를 단순한 중위권 손보사 이상의 자리에 올려놨다.

김용범 부회장은 부임 이후 GA를 포함한 대면채널에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업계를 놀라게 했다. 평균적으로 400~500%대의 인센티브를 책정하던 기존 관행을 과감히 탈피해 800% 이상의 높은 시책을 제공해 설계사들의 동기부여에 앞장선 것이다.

이 같은 전략을 두고 경쟁 보험사들은 ‘편법’이라며 질투어린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상품 판매 과정에서 높은 시책으로 설계사들의 영업을 촉진해 판매량을 높인 뒤, 손해율이 높아질 것으로 우려되면 시책을 줄이거나 상품 판매를 중단하는 등의 영업 관행에 대한 지적이 많아진 것이다.

이 과정에서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GA에 대한 과도한 시책을 이유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경영 유의사항 및 개선조치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12일 금융감독원의 종합검사에서 메리츠화재의 영업 관행에 특별한 문제가 발견되지 않으면서, 경쟁사들 역시 메리츠화재의 방식을 쫓을 수밖에 없어졌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종합검사 통과는 메리츠화재의 방식을 당국이 인정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며,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이번 결과는 경쟁 보험사들에게도 상당한 의의를 지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메리츠화재가 이처럼 공격적인 영업을 벌이면서 사업비 지출이 많아진 것은 특기할 만한 부분이다. 2분기 메리츠화재의 사업비율은 28.9%로 2018년 2분기 대비 2.9%포인트 올랐다.

대형사인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DB손해보험 등의 사업비율이 20%대 초반을 형성하고 있는 것에 비교하면 높은 수치다.

◇ 삼성화재, 보수적 이미지 벗고 시책 확대 통한 안정성·경쟁력 제고

기존에 손보업계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던 삼성화재 역시 메리츠화재의 추격을 신경쓰는 눈치다. 올해 상반기 들어 삼성화재는 설계사들에 대한 시책을 강화하는 등 영업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상반기 GA에 300%대의 시책을 제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적인 손보사들은 약 250%선의 시책을 제공하고 있다.

이 밖에도 우수한 실적을 올린 설계사들에게는 LED마스크 등의 현물 시상이 지급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적으로 삼성화재는 우량 고객들을 중심으로 한 보수적인 영업을 펼친다는 이미지가 강했다.

삼성화재는 업계 1위이기 때문에 금융당국의 모니터링이나 접점도 많아 섣불리 시책 싸움에 뛰어들기도 어렵거니와, 1위사로서 시장 안정에 기여해야 한다는 책임감도 함께 작용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그랬던 삼성화재가 이처럼 시책 강화 움직임에 뛰어든 것은 메리츠화재의 약진을 신경쓰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만 삼성화재의 시책 확대가 공격적인 영업이라기보다는 단순히 안정성 유지를 위한 ‘방어적 수단’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장기보험 시책이 늘어난 것만으로 영업 드라이브를 걸었다고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손보 시장 자체가 전체적으로 포화상태에 접어든 상황이므로 경쟁력 제고 측면에서 시책 싸움에 뛰어들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 역시 “삼성화재는 규모로 보나 기존의 영업력으로 보나 메리츠화재를 상대로 정면대결을 벌이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메리츠화재 역시 삼성화재의 브랜드 파워를 두려워하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하반기 손해보험 시장도 불황 예고…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 요원

한편 손해보험업계는 올해 하반기에도 전반적인 실적 하락을 우려하고 있다. 2분기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거의 개선되지 않은 데다가, 실손보험 청구 건수 증가 등 장기위험손해율에도 먹구름이 끼면서 대부분의 손보사들이 전년대비 악화된 성적표를 받아들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에프앤가이드 분석 결과에 의하면 상장 손보사인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메리츠화재·한화손해보험 등 5개사의 2분기 순이익은 5903억 원으로, 전년 동기 8264억 원에 비해 무려 28.6%나 감소할 것으로 관측됐다.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DB손해보험 모두가 전년동기 대비 20~30% 이상의 실적 급락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자동차보험 비중을 줄이고 자산운용수익률을 늘린 메리츠화재의 순이익익만이 전년대비 10.5%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상반기 손해보험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삼성화재 87.1%, 현대해상 86.5%, DB손보·KB손보가 각각 86.8%로 높았다. 차량 정비요금 인상 등 원가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많았다.

손보업계 한 관계자는 “자동차보험만이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영업환경이 어려워지고 있어 그 어느 때보다도 고민이 많은 상황”이라며, “출혈경쟁을 우려하는 당국이나 언론의 목소리가 크지만 보험사로서도 고육지책을 사용하지 않으면 버티기가 힘들다”고 털어놨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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