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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임블리' 부건에프엔씨, 화장품 피해 주장 고객에게 협박·회유..."사진 내리면 배상해줄게"

구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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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9-05-24 23:01 최종수정 : 2019-05-24 23:36

박준성 대표 母 "허위진단서 써준 의사·고객 고소할 것"
해당 병원 "부건에프엔씨 측에 응대한 적 없다" 반박

박준성 부건에프엔씨 대표가 지난 20일 서울 가산디지털단지 부건에프엔씨 본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앞서 사과를 하고 있다.

[한국금융신문 구혜린 기자]
부건에프엔씨가 '블리블리' 화장품 사용으로 인한 피해를 주장하며 공동소송을 준비 중인 고객에게 협박 및 회유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24일 본지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부건에프엔씨는 이 고객이 병원에서 발급받은 진단서가 '허위진단서'이므로 소송을 걸겠다고 위협했다. 다만, 고객이 SNS에 게재한 악화된 상태의 피부 사진과 진단서를 내려주면 소송을 제기하지 않고, 피해보상과 제품 환불을 해주겠다고 설득했다.

A씨는 지난 23일 밤 8시40분경 부건에프엔씨 직원으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법무팀 소속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이 중년 여성은 대뜸 A씨가 부건에프엔씨 CS팀에 보낸 진단서가 허위진단서라고 주장했다.

"00병원의 의사를 저희가 직접 찾아간 거 아시죠? 그런데 그 의사분이 본인이 직접 진료도 안 했고, 본인 앞에 의사가 진료를 했고, 또 고객님이 계속 '블리블리' 화장품 때문이라고 적어달라고 해서 본인이 적어줬다고 했거든요? (진단서에) 어떤 회사명 적는 건 불법이에요. 그건 아시죠? 고객님이 졸라서 그냥 해줬다고 얘기를 하더라고요."

얘기인즉슨 A씨에게 진단서를 발급해준 의사와 실제 진료한 의사는 동일인이 아니며, 또 해당 의사가 '블리블리' 업체명을 소견서상에 기재한 이유가 A씨의 강력한 요구 때문이라는 것이다.

해당 직원은 이 두 가지 이유를 근거로 A씨의 소견서가 허위라고 주장했다. A씨가 묻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00병원 피부과 의사로부터 사실을 확인한 것인지도 얘기했다. 환자의 진료기록을 제삼자에게 누설하는 것은 의료법상 금지돼 있다.

"그 의사 선생님은 자기가 고객님이 '블리블리'로 인해서 (병증이) 생겼다고, 그걸 꼭 적어달라고 하셔서 적어줬다고 그렇게 말씀하셨어요. 그분은 우리가 회사 법무팀에서 왔다고 했는데 잘못 알아들으시고 의사협회에서 오신 줄 알았어요. 그래서 뭐 이야기를 술술술 다 해주셨어요."

이어 부건에프엔씨 직원은 진단서가 허위이니 A씨가 CS팀에 청구한 만큼의 피해 배상, 화장품 환불 등을 해줄 수 없다고 했다. 도리어 소견서상 업체명을 기재한 해당 의사를 불법행위로 고발하면서 A씨도 함께 법정에 서게 할 것이라고 겁박했다.

"이건 내가 의사 협회에도 다 물어봤는데, 어느 화장품을 일정하게 지정해서 진단서를 발급해 주는 것은 허위에 해당되거든요. 저희가 고소할 수밖에 없는 입장에 놓여있어요. 그래서 아마 그렇게 되면 A씨도 고소에 같이 연루가 될 거에요. 저는 웬만하면 안 되도록 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었는데. 어쨌든 이걸 환불을 계속 해달라고 하시잖아요."

A씨는 지난달 초 'imvely_sorry'로 활동하는 SNS 계정 운영자에게 피부 증상을 호소하는 제보를 했다. /사진=인스타그램 'imvely_sorry' 계정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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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진단서와 소송 얘기를 반복하던 이 직원은 슬그머니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얘기를 꺼냈다. A씨는 지난달 초 'imvely_sorry'로 활동하는 SNS 계정 운영자에게 피부 증상을 호소하는 제보를 했다. 'imvely_sorry'가 게재한 게시물들은 쇼핑몰 '임블리'와 화장품 '블리블리' 등에서 입은 피해를 주장하는 이들이 제보한 내용이 대부분이다. 소비자 측 대표 모임지가 된 셈이다.

A씨의 게시물은 턱을 위주로 트러블이 가득한 피부 사진, 병원에서 발급받은 소견서 일부, 지난해부터 사용해온 '블리블리' 제품명, 피부에 트러블이 일기 전의 모습, 부건에프엔씨 CS팀장으로부터 받은 답변, 보상이 늦어져 답답함을 호소하는 글 등이다. 심각한 피부 상태를 본 사람들은 A씨에 대한 안타까움과 부건에프엔씨에 대한 분노를 드러냈다.

부건에프엔씨 직원은 A씨의 SNS 게시물로 회사 측이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다고 말했다. "진단서까지 제출했는데 부건에프엔씨가 배상을 안 해준다더라"는 평가가 오르내리며 회사 이미지가 실추되고, 결국 고객이 줄었다는 주장이다.

"환불을 해주기 이전에 벌써 A씨가 '소리 계정'(imvely_sorry 계정)에 허위 진단서를 올리셨잖아요. 온 계정으로 다 퍼 날라가지고 맘카페까지 떠다니고 있어요. 그 사진으로 회사에 얼마나 큰 데미지가 생기겠어요? A씨 하나로 해가지고 엄청난 일들이 벌어지고, 이런데도 (환불) 안 해준단다 이런 식으로 (소비자들이) 얘기를 하잖아요."

피부 트러블과 배상 지연은 자신이 겪은 사실이라는 A씨의 반박에 부건에프엔씨 직원은 본론을 꺼낸다. 피해 배상 및 환불 방법은 오로지 게시물을 내리는 것뿐이라는 것. 심지어 A씨의 과거 사진이 '블리블리'를 사용한 이후의 현재 사진이고, 트러블이 가득한 사진이 과거 사진이라며 사람들에게 거짓말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아니 지금 왜냐하면 후기를 그렇게 올리셨잖아요. 저희가 고소하길 바라시는거에요? (중략) 저희는 단 한가지 마지막으로 A씨가 '이거는 아니다, 이 사진은 지금 염증난 사진이 비포(before)고, 깨끗한 사진이 에프터(after)다'라고 본인이 해주시는 게 맞다고 생각하거든요."

A씨가 "왜 배상을 해준다더니 말이 달라지느냐"라고 반박하자, 이 직원은 CS팀은 한 번도 확정적으로 배상을 해주겠다고 말한 적이 없다고 했다. A씨는 부건에프엔씨가 가입한 보험회사를 통한 배상을 기다리는 중이었다. A씨가 끝내 게시물을 내리길 거부한 가운데 예정에 없던 만남을 제안하기도 했다.

"내일 저하고 만나요. 만나 봐야되잖아요. 만나서 더 얘길 해보셔야죠. 환불은 정상적인 상황에서 저희한테 요청을 하시면 해드려요.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잖아요. 지금 사진이 다 돌아다니죠. 그런 상황에서 저희가 어떻게 환불을 해드립니까. 해드리면 그걸 다 내리시겠다는 얘기십니까? 우리한테? 환불을 만약에 해드리면 다 내리시고 본인이 그게 사실이 아니라고 말씀을 해주실 겁니까?"

A씨가 'imvely_sorry' SNS 계정에 제보한 소견서 일부. /사진=인스타그램 'imvely_sorry' 계정 갈무리


부건에프엔씨 측이 A씨의 소견서를 '허위'라고 주장하는 데엔 "의사는 소견서에 업체명을 기재해서는 안 된다"는 근거가 깔려있다. 피부과 전문의들은 부건에프엔씨의 주장이 틀린 말은 아니라고 했다. A씨가 SNS에 게시한 소견서는 "상기 환자는 '블리블리'사 일련 제품을 바르고 난 뒤에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 상기 병명으로 본원에서 치료하였습니다"라고 적시돼 있다.

서울 시내 병원의 한 피부과 전문의는 "의사가 소견서에 화장품 업체명을 쓸 때는 환자의 발언을 인용하는 수준에서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예컨대 "환자의 발언의 의하면, 000화장품을 쓰고서부터 피부염 증상이 나타났다. 치료가 필요하다."가 정상적인 소견서라는 것이다. 하지만 A가 받은 소견서는 "'블리블리'사 일련 제품을 바르고 난 뒤에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으로 적시돼 있다.

이 전문의는 "화장품 '때문에' 병이 발생했다고 기재하려면 화장품 성분 검사를 거쳐서 실제 환자의 피부에 어떤 증상을 일으켰는지를 입증을 해야 한다"며 "이렇게 기재하지 않으면 의사가 화장품 업체로부터 소송을 당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소견서상 문제 소지를 두고 화장품 업체가 환자 측에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 업체명을 소견서에 기재하는 것을 꺼리는 이유는 병원과 업체 간 다툼의 소지가 있기 때문이며, 의료법상 일체 금지된 것도 아니다. 전반적으로 부건에프엔씨가 A씨와 전화로 주고받은 내용은 일반적인 기업의 소비자 컴플레인 처리 방식과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

해당 병원은 A씨에게 부건에프엔씨와 일체 접촉한 적이 없다고 확인을 해준 상태다. 병원 측은 "저희 병원 측에서는 어떤 응대도 한 적이 없다"면서 "법무팀과 의사 모두 부건에프엔씨에 응대를 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또한, A씨에게 전화를 건 중년 여성은 박준성 부건에프엔씨의 모친인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음성 파일을 들은 부건에프엔씨 전직 직원은 "전화를 건 사람은 법무팀이 아닌 부건에프엔씨 부사장이자 박준성 대표이사의 어머니"라며 "법무팀이라고 고객을 속였다. 말 그대로라면 법원에서 가리면 될 일인데, 기업 오너가 할 행동인지 답답하다"라고 말했다.

구혜린 기자 hrgu@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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