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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5월의 외국인..강화된 채권 매수와 주식 매도

장태민

기사입력 : 2019-05-17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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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이달 들어 외국인의 채권 매수와 주식 매도가 두드러지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이 다시 격화되고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한국 주식과 채권을 대하는 외국인의 태도가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외국인은 올해 초 주식을 사면서 채권은 매도 쪽에 무게를 뒀다. 하지만 5월엔 주식 매도와 채권 매수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5월 들어 외국인은 전일까지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1.2조원 가량을 순매도했다.

반면 채권시장에선 2.6조원 남짓을 순투자했다. 순매수 규모는 4.8조원에 달한다.

■ 외국인, 5월 한국 주식 순매도 전환

자료=코스콤 CHECK, 외국인의 상장주식 순매매 추이

자료=코스콤 CHECK, 외국인의 상장주식 순매매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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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올해 1월 국내 상장주식을 4.1조원 남짓 순매수하면서 시작했다.

이후 2월엔 매수 강도가 7천억원 수준으로 줄었으나 3월엔 3.0조원, 4월엔 2.6조원을 순매수하면서 매수 우위를 이어갔다. 하지만 이 달 들어서는 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다.

이날을 포함해 외국인은 8일 연속으로 주식을 순매도하고 있다. 특히 전일엔 코스피시장에서 4687억원, 코스닥시장에서 1616억원을 대거 순매도했다. 전일 두 시장에서의 외국인 일중 매도 규모는 올해 들어 가장 큰 것이었다.

연초 이후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는 6.5조원이 넘는다. 하지만 이달 환율이 크게 오르는 가운데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되자 최근 매도세를 지속하고 있다. 현재 외국인은 올해 들어 최장기간의 주식 순매도를 나타내고 있다.
주식시장에선 MSCI 지수 변경에 따른 수급 악영향도 고려하고 있다. MSCI EM 추종 자금은 아무도 정확히 알 수 없고 사람마다 추정이 다르다.

운용사의 한 주식매니저는 "MSCI 지수 변경과 관련해 액티브 펀드까지 넓게 보는 사람들 중에 추종자금을 2조 달러까지 보는 사람도 있다. 그러면 한국 매도 규모는 상당한 수준인데, 합리적으로는 패시브 자금만 고려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그는 "패시브 자금에 대해서도 사람마다 의견이 틀리지만, 500~600조원 정도로 볼 수 있지 않나 싶다. 지수변경 이슈로 국내 주식시장에선 적게 보면 2~3조원, 액티브 자금까지 고려해서 러프하게 보면 7~8조원까지도 나갈 것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과거에도 이론이나 계산상의 수급 영향이 그대로 나타나지 않았다. 최근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이 파는 것은 이미 알려진 5월말의 지수변경 이벤트보다는 미중분쟁의 영향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중 무역협상 추이에 따라 외국인의 매매 방향도 달라질 수 있을 듯하다.

다른 운용사의 매니저도 "최근 트럼프 발언으로 주식 변동성이 이어졌다. 한국이 중국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나라이니 만큼 외국인 주식 매도가 진정되기 위해서도 갈등이 좀더 풀려야 할 듯하다"고 밝혔다.

그는 "MCSCI 이슈는 수급 악재긴 하지만, 그 자체로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 외국인, 5월 한국 채권 매수 강도 높여

매매 체결 기준으로 보면 외국인의 올해 1월 채권 순투자는 2.7조원 가량 '마이너스'였다. 재정거래 자금 등이 빠져 나가면서 순투자가 마이너스로 잡혔다.

이후 2월엔 순투자 마이너스 규모가 4천억원 수준으로 크게 줄어든 뒤 3월엔 1.3조원의 플러스 전환을 이뤘다.

이후 지난달 순투자 규모는 9천억원에 못 미쳤지만, 이달엔 전일까지 2.6조원의 순투자를 기록했다.

글로벌 안전자산 선호 무드 속에 외국인 채권 매수가 이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전일까지 외국인은 10년 국채선물을 9거래일 연속으로 순매수하는 등 선물 시장에서도 지속적인 매수 우위를 이어왔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최근 외국인 주식 매도도 강해졌다"면서 "이런 분위기 속에 최근 외국인 채권 매수가 지속된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식, 채권 등 글로벌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친 가운데 외국인이 한국 주식에 대해선 팔자, 채권에 대해선 사자를 유지한 모양새다.

최근 우려가 약간 높아지긴 했어도 한국의 외환보유액, 경상수지 등 거시건전성 여건은 양호하다. 지금은 또 시간이 걸리는 문제긴 하지만 기준금리 인하 기대 등이 매수를 지지한다. 특히 환율이 크게 뛴 상황에서 채권을 지속적으로 사고 있어 눈길을 끈다.

다만 향후 경상수지 등 한국의 거시건전성이 급하게 나빠지면 외국인이 주식·채권 가리지 않고 팔 가능성도 있다. 과거 경제위기나 환율 급등 시 외국인 대응에서 보듯 한국의 신용리스크가 커지면 주식·채권 가리지 않고 팔아 치우는 모습을 보여왔다.

아무튼 최근 원화의 가파른 약세 흐름은 금리재정거래 매력을 다시 키웠다.

오창섭 한투증권 연구원은 "연초 국내채권 1년물의 금리재정거래 기대수익이 0.40%p대까지 하락하며 재정거래 투자자금 유출이 발생했으나 환율 상승에 따른 CRS 금리 하락효과로 인해 1~2년 본드-CRS 금리차가 0.60~0.70%p대로 확대됐다"면서 금리재정거래 측면에서 외국인 채권투자 자금유입 가능성이 다시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이런 가운데 외국인은 최근 장기물 매수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이달 들어서 국고채 5년 구간 내외 물건을 1조원 넘게 순매수했으며, 10년 내외 구간 채권도 5천억원 넘게 순매수했다.

외국인이 국채를 2.6조원 가량 순매수(순투자 2.4조원 가량) 중인 가운데 긴 채권 매수도 눈에 띄는 것이다.

■ 5월, 뚜렷한 신흥국 자금유출과 위험회피

최근 글로벌 펀드자금은 안전자산선호 강화로 주식에서 채권으로 이동했다. 신흥국 증시에선 주식, 채권을 막론하고 돈이 유출됐다.

이런 측면에서 주식 자금 유출, 채권 자금 유입을 보인 한국 시장은 중간자적 입장에 놓여 있다고 볼 수 있다.

최근 글로벌 주식펀드에선 자금 흐름을 보면 돈이 빠르게 빠져나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선진국 글로벌 주식펀드 자금은 4월 25일부터 5월 1일까지 16억달러가 유출된 뒤 5월 2일부터 8일까지는 193억달러, 월9일부터 15일까지는 186억달러가 유출됐다. 최근 들어 빠르게 자금이 빠져나가는 것이다.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지만 신흥국 주식펀드 자금은 최근 더 급속한 속도로 빠져나갔다. 같은 기간 3억달러 유입에서 19억달러 유출, 62억달러 유출을 기록했다. 아시아 지역에선 대만, 인도, 한국 순으로 자금이 많이 빠져나갔다. 중국과의 밀접한 관계 등으로 대만 경제에 대한 우려가 도드라졌다.

글로벌 채권 펀드의 상황을 보면 선진국으로는 자금이 19주 연속으로 유입된 반면 신흥국은 최근 유출로 전환됐다. 글로벌 펀드 관점에서 신흥국 채권은 안전자산이 아니다.

주식펀드와 동일한 기간을 기준으로 글로벌 채권펀드 자금을 살펴보면 선진국 펀드자금은 101억원, 65억원, 51억원 유입됐다. 반면 신흥국은 9억원과 2억원 유입 뒤18억원 유출이 일어났다.

강영숙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글로벌 펀드 자금의 신흥국 이탈이 뚜렷하다. 주식은 선진국과 신흥국 모두 큰폭의 유출이 일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채권은 선진국, 특히 유럽이 아닌 북미를 중심으로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가운데 신흥국 채권 자금도 큰 폭 유출로 전환됐다"고 지적했다.

신흥국 통화 대접을 받는 원화의 약세가 어느 선까지 이어질지에 따라 '안전자산' 대접을 받고 있는 한국 채권에 대한 외국인의 스탠스가 달라질 가능성을 고려하기도 한다. 달러/원 환율은 최근 2017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올라온 뒤 고점 경신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오창섭 연구원은 "외국인 채권 투자의 경우 중장기 및 단기 재정거래 자금은 안정적이나 환율투자에 해당하는 중기자금의 유출 가능성이 상존한다"면서 "최근 안전자산선호가 강화되며 신흥국에서 투자자금 유출이 나타났으며, 채권시장에서도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 여부를 주목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외국인 채권 투자를 1년 내외 영역의 금리재정거래, 3년 내외 영역의 환율 투자, 만기 5년 이상 영역의 장기 투자로 구분할 수 있는 가운데 환율 투자 관련 외인 움직임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외국인 입장에선 한국물 투자 시 원화 강세가 필요하다. 특히 외국인이 전일 주식시장에서 올해 들어 가장 큰 규모로 판 것과 관련해 달러/원이 1190원선을 넘어선 데 따른 부담을 거론하기도 했다. 주가지수가 다시 상승 흐름을 재개하기 위해선 달러/원 환율의 하락 전환도 필요해 보인다.

미중 무역갈등 속에 위안화의 강세 전환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외국인 주식 매도 압력이 지속될 여지도 있다. 이날 달러/위안이 6.9위안을 넘어선 가운데 달러/원 시장도 위안을 쳐다볼 수밖에 없다.

다만 당장 달러/원 환율의 추가적인 상승이나 오버슈팅이 가능하지만 머지 않은 시간에 하락 전환할 관점도 상당하다. 달러/원은 전일 1190원선을 넘어선 뒤 이날은 1190원대 중반 수준을 곁눈질하고 있다.

한 주식 운용자는 "2016년 2월 환율이 1245원 고점을 찍을 때 상황을 보면 북한 리스크, 외인 자금이탈 우려, 대내외 경기불안 등이 작용했다"면서 "역사는 반복된다. 재료들이 많이 반영된 상황이며, 고점이 멀지 않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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