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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 3사 전략 돋보기 (2)] 하이트진로, ‘삼각 포트폴리오’로 맥주사업 안정화

구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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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9-05-07 00:00 최종수정 : 2019-05-07 07:30

맥주, 수요별 ‘하이트-테라-필라이트’ 구성
소주, 가격 정상화로 영업이익 500억원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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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

▲사진: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

[한국금융신문 구혜린 기자] 주세법 개정을 앞두고 국내 주류 회사들이 가격 조정에 나서는 등 민감하게 움직이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테라’, 오비맥주는 ‘필굿’ 등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경쟁사를 견제하기 위한 행위도 서슴지 않는다. 국내 주류 회사들의 역동적인 상황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하이트진로가 6년 만에 새 맥주 브랜드를 출시한 가운데 올해 실적 개선 기마가 엿보인다. 하이트진로의 맥주사업은 올해부터 가정시장에서는 발포주인 ‘필라이트’, 유흥시장에서는 기존 ‘하이트’와 한층 고급화된 ‘테라’, ‘삼각 포트폴리오’를 중심으로 운영된다.

소주사업의 경우 최근 ‘참이슬’ 가격 인상을 단행하면서 영업이익이 약 500억원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세간에서는 맥주사업의 적자를 소줏값 인상으로 매운다는 지적도 있지만, 하이트진로는 원가상승요인이 10%이상 발생한 탓이라고 해명했다.

◇ 테라 출시로 맥주시장 업계 2위 노린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3월 새 맥주 브랜드 테라를 출시했다. 하이트진로가 레귤러맥주를 출시한 것은 6년만이다.

하이트진로는 그간 맥주 시장에서 기를 못폈다. 주류 업계에서는 오비맥주의 ‘카스’가 맥주시장 점유율 약 50%대를 차지한다고 보고 있다.

국내 기업으로는 하이트진로가 약 30%대, 롯데주류가 약 5%대이며, 나머지 15%대는 수입맥주가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소주시장에서 월등히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하이트진로가 맥주시장에서는 만년 2위에 머물고 있는 셈이다.

특히, 하이트진로의 맥주 사업은 4년째 적자를 보고 있다.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는 “그동안 수입맥주의 파상공세와 빠르게 변하는 주류 소비문화에 대응을 못 해 맥주 시장점유율이 하락하며 어렵고 힘든 시기를 보내야 했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의 실적이 개선되려면 신제품 테라의 선전이 필수다. 2017년 하이트진로의 맥주 부문 영업손실은 289억원에 달했다. 지난해에도 203억원 손실을 기록하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맥주 사업이 전체 실적을 좌우하고 있다는 점도 하이트진로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다.

2015년의 경우 맥주 영업손실이 14억원에 그치면서 전체 영업이익은 1339억원을 찍으며 지난 5년간 최대 실적으로 기록했다. 하이트진로의 실적이 반등하려면 맥주 사업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이유다.

하이트진로 실적 추이. /자료=하이트진로 사업보고서

하이트진로 실적 추이. /자료=하이트진로 사업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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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는 신제품 테라를 출시하며 ‘대한민국 맥주의 자존심을 걸고’를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한국 맥주는 맛없다’는 국내외 소비자들의 냉혹한 반응, ‘소맥’용으로만 가치 절하된 국내산 맥주의 위상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은 것이다.

이같은 포지셔닝은 약 15% 이상에 달하는 수입맥주 점유율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테라의 목표 점유율은 두 자릿수인데, 기존 레귤러 맥주들의 점유율을 빼앗아 두 자릿수 점유율을 채우기엔 역부족이다. 현재 하이트진로의 경쟁사가 수입·판매하는 수입맥주의 숨은 점유율까지 확보하면 목표한 두 자릿수 점유율 달성이 가능하다는 평가다.

테라의 패키지는 언뜻 보면 수입맥주를 연상케 한다.

기존 맥주와는 달리 녹색병을 택해 제품을 차별화했다. 네이밍과 브랜드 라벨 또한 세련된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게 고심했다고 하이트진로는 자평했다.

테라의 커뮤니케이션 타깃도 ‘밀레니엄 세대’(1980년~2000년대 초반 출생)로, 자기 주관이 뚜렷한 젊은 층을 대상으로 제품 홍보에 주력할 계획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맛의 차별화다. 국내 맥주가 소비자들로부터 악평을 받는 요소는 특유의 밍밍함과 개성 없는 향 때문이다. 이에 하이트진로는 호주산 맥아를 원료로 사용했으며, 특수 공법을 개발해 천연 탄산 100%로 제품을 채웠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기존 맥주는 발효를 시킨 뒤 탄산을 균일하게 만들기 위해 탄산이 적은 곳은 주입, 더한 곳은 덜어내는 과정을 거쳤다”면서 “테라는 포집기를 별도로 달아놓고 자연 발생된 탄산을 빼뒀다가 다시 주입하는 공정을 거친다.

자연 탄산을 원 음료에 다시 주입하는 것이므로 자연스럽게 녹아들어간다”고 말했다.

테라 출시로 하이트진로 맥주 사업 부문은 삼각축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가성비’에 중점을 둔 발포주 ‘필라이트’는 가정시장을 타깃으로, 하이트와 테라는 각각 유흥시장을 담당한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테라가 (점유율)두 자릿수 성과를 내지 못하면 지속 가능한 경영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 소주 가격인상과 더불어 맥주 인상 가능성도

참이슬 가격 인상과 더불어 맥주 가격을 언제 올릴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미 경쟁사인 OB맥주가 카드 등 주요 브랜드 제품 가격을 5.3% 인상한 상황이어서 하이트진로 역시 맥주 가격을 올릴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달 출시해 흥행몰이 중인 ‘테라’가 시장에 안착하는 시점에 가격 인상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1일부터 소주 출고가격을 평균 6.45% 인상했다. 소주 출고가 인상은 2015년 11월 이후 3년5개월 만이다.

소주 가격 인상은 실적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가격 인상으로 하이트진로의 올해 매출이 500억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박은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소주 가격 인상에 따른 매출 증가 효과는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으로 하이트진로의 맥주 가격 인상도 점쳐지는 분위기다. 주류업계에선 도미노로 가격을 올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미 시장 점유율 1위 OB맥주가 가격을 올렸다. 지난 5일 주요 맥주 제품의 공장 출고 가격을 평균 5.3% 인상했다. 원재료 가격·제반 비용 상승으로 인한 원가 압박 탓에 2년 5개월 만에 인상 카드를 꺼내 들었다.

업계에선 하이트진로가 지난달 내놓은 테라가 초기 흥행을 이어가고 있어 당장 가격을 인상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출시 초기 입소문을 타고 매출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어서다.

신제품이 나온 상황에서 가격 인상은 자칫 달아오는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기 때문. 한편, 현행 종가세를 종량제로 개편하는 주세법 개편에 긍정적 영향을 받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주세법이 개편되면 가격이 아니라 술의 양 혹은 알코올 함량에 따라 세금을 부과하기 때문에 알코올 함량이 낮은 맥주의 세금 부담은 낮아진다.

조상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하이트진로는 최근 맥주 신제품 테라가 나와 공장 가동률이 높아졌다”며 “1분기를 바닥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혜린 기자 hrgu@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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