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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KB·하나캐피탈, 엎치락 뒤치락 순이익 경쟁

유선희 기자

ysh@

기사입력 : 2019-05-07 00:00 최종수정 : 2019-05-07 16:11

신한캐피탈, 그룹 GIB효과로 파죽지세
KB, 사업 다각화 ‘기업금융’ 합류
하나, 전년동기대비 3.5%↓…만회 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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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유선희 기자] 금융지주계 캐피탈사간 경쟁이 뜨겁다. 올 1분기 순이익을 놓고 보면 신한캐피탈이 KB캐피탈을 제쳤다. 하나캐피탈은 지난해 1분기보다 3.5% 감소했지만 실적 만회를 다짐하고 있어 눈길이 쏠린다. 은행의 수익성 하락으로 2분기 부터는 금융지주들의 비은행 강화 움직임이 커질 것으로 전망돼 올해 캐피탈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 신한캐피탈 독보적 성적…KB·하나 순익은 감소

신한캐피탈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76.8% 증가한 45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 1034억원을 돌파한 것에 이은 파죽지세 성장이다. 신한캐피탈의 1분기 성적은 유가증권과 투자부문 이익이 컸지만 신한금융그룹에서 전사적으로 추진하는 ‘그룹&글로벌투자은행(GIB)’ 사업 부문이 성과를 낸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신한 GIB는 지난해 7월 은행·금융투자·생명·캐피털 등 관련 계열사에 흩어져 있던 투자은행(IB) 사업을 통합한 조직이다. 이 조직은 300명이 넘는 인력으로 IB부분에서 시너지를 내는데, 전년 동기 대비 82% 급증한 1721억원의 실적을 거뒀다. 신한캐피탈은 초기기업 투자를 주로 맡고 있다. 투자 기업이 성장함에 따라 투자 자산을 처분해 수익을 끌어올렸다. 신한캐피탈의 신기술금융 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2929억원으로 전년 대비 80.9% 증가했다.

KB캐피탈의 1분기 순익은 3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2% 줄었다. KB캐피탈은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 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성장 정체에 직면해 있다.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은행권이 새로운 먹거리로 오토론에 눈을 돌리며 경쟁이 격화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에 분주하다. 지주계 캐피탈 중 3위를 기록한 하나캐피탈은 1분기에 순이익 245억원을 거둬 지난해 1분기보다 3.5% 감소했다. 신한에 한참 못 미치지만 KB를 바짝 뒤쫓는 모양새다. 이 회사는 자동차금융, 개인대출 등 소매금융이 강점이다. 전체 영업자산 중 자동차금융이 5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포트폴리오 편중도가 높다. 기업대출 등 기업금융 비중은 17% 정도에 그친다. 하나캐피탈의 오토금융자산은 2017년까지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다만 지난해부터 현대캐피탈의 프로모션 강화 및 한국GM 사태로 판매고가 감소했다. 이에 덩달아 자동차금융자산의 성장세가 둔화됐지만 올해는 이를 만회하겠다는 다짐이다.

◇ 신한 ‘기업금융’, KB·하나 ‘오토·해외’ 주목

캐피탈들의 실적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금융지주들의 순위 경쟁에서 비롯된다. ‘리딩금융’ 재탈환을 노리는 KB금융은 신한캐피탈의 실적 급상승이 탐탁지 않다. KB캐피탈이 지난 2017년 초 KB금융그룹의 완전 자회사로 편입된 후 신한캐피탈에 실적이 역전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6년 339억원에 불과했던 신한캐피탈 순이익은 2017년 876억원으로 크게 성장한 데 이어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034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KB캐피탈은 2017년 1204억원, 2018년 1134억원으로 꾸준히 감소세를 보이다가 결국 1·4분기에 신한캐피탈이 추월한 것이다.

캐피탈들이 이런 실적으로 보이는 이유는 각자 다른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신한캐피탈은 기업금융에, KB·하나캐피탈은 개인금융에 각각 강점이 있다. 신한캐피탈 지난 3월 취임한 허영택 사장은 원 신한(One Shinhan) 협업을 강조하며, 단순 대출 위주의 1차원적 협업이 아니라 구조화, 유동화, 메자닌, 지분투자 등 캐피탈로써 핵심적인 역할을 통해 고객의 금융 수요를 완성하고 그룹사 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특히 바이오와 공유경제, 인공지능(AI) 등 산업구조 변화 트렌드에 대응할 수 있도록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방침이어서 올해 행보가 주목된다.

KB캐피탈은 뒤늦게 개인대출 및 자동차 할부금융 등 소비자금융 중심에서 기업금융 강화로 선회하고 있다. 자동차 부문에 80%가 넘는 자산이 집중되는 등 사업 포트폴리오가 편중된 것이 단점으로 지적됐기 때문이다. 최근 KB금융이 매물로 나온 롯데캐피탈에 큰 관심을 보이며 적극적으로 나선 것도 이런 이유에서 비롯됐다. 현재 롯데캐피탈은 소비자금융과 기업금융, 자동차금융 등 고른 자산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다. KB캐피탈은 포트폴리오의 보완을 위해 상용차 시장에도 진출하겠다는 포부다. 시장 포화 수준인 중고차 시장에서 눈 돌려 안정적인 수익원을 찾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자동차금융본부 아래 상용차영업부를 신설했다. 은행과 카드 등 타 업권 금융회사들이 진출해 포화상태에 달한 승용차 시장만으로는 지금처럼 안정적인 성장을 이루기 힘들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또 인도네시아 할부금융사인 ‘순인도파라마파이낸스’의 지분 85%를 인수하는 데 총 125억원을 투자하기로 해 현지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에 진출할 계획을 갖고 있다.

신한·KB·하나캐피탈, 엎치락 뒤치락 순이익 경쟁
지난해 기 진출국인 라오스에서는 당기순이익 21억원에 매출 900억원을 기록했다. 라오스 진출 초기 LMVC홀딩스(구 코라오홀딩스) 전속 금융사로 자동차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한 게 주요했다. 본업인 할부금융에 집중해 사업 기반부터 닦아야 하는 해외 진출에 성공하면서 타 캐피탈들이 자극을 받는 모습이다.

한편 하나캐피탈은 신한과 KB에 비해 수익은 작지만 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이 예상된다. 하나캐피탈은 최근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오토금융 확대와 해외 신규 투자를 위한 자금 확보 차원이다. 하나캐피탈은 자동차 거래 플랫폼 ‘하나드림카’ 출시 막바지 작업에 한창이다. 하나캐피탈이 주도적으로 구축 중인 이 플랫폼은 먼저 중고차를 주력으로 삼고 추후 상품 범위를 신차와 리스, 렌터카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아직 오픈 시기를 조율하고 있지만 향후 하나금융그룹에서 범용적으로 사용하는 플랫폼으로 키울 예정이다. 또한 디지털 시대에 맞춘 자동차 플랫폼으로 다소 둔화된 오토금융의 성장세를 잇겠다는 복안이다.

하나캐피탈은 최근 하나벤처스 설립으로 신기술사업금융업 라이선스를 반납했다. 하나벤처스는 지주 내 CVC(Corporate Venture Capital·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로 지난해 말 12번째 자회사로 출범했다. 하나벤처스가 그룹 내 정보통신기술(ICT)·바이오·헬스케어 기업 등 신기술투자 사업을 전담하기로 하면서 하나캐피탈이 라이선스 취득 1년만에 다시 내놓은 것이다. 하나캐피탈은 라이센스를 내놓은 대신 기존 사업 부문을 강화해 수익성을 확보할 전망이다.

◇ 비은행 격전지 예상되지만…순위 고착화 전망

그룹에서의 지원사격으로 지주계 캐피탈들은 더욱 고속 성장할 전망이다. 그동안 은행 수익에 주로 의존해왔던 국내 금융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가 한계를 지니고 있는 만큼, 수익원을 다변화하고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인수합병(M&A) 열기가 뜨거워지는데다 기존 비은행 자회사들의 영업력 강화도 주문하고 있어서다.

실제로 은행 부문에서의 수익성은 악화되고 있지만 감소분을 고스란히 비은행 계열사가 메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금융은 올해 1분기 은행 계열사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25억원 늘어나는데 그쳤으나 비은행 계열사에서 623억원이 증가했다. 지난해 오렌지라이프생명의 자회사 편입 효과다. 올해 비은행 부분이 금융그룹의 격전지로 부상할 것이라는 관측도 많다.

지주계 캐피탈의 순위는 신한·KB·하나캐피탈 순으로 당분간 고정될 것으로 보인다. KB캐피탈이 이제 막 포트폴리오 개편에 착수한 데다 하나캐피탈은 뚜렷한 성장동력을 새롭게 찾지 못한 이유에서다. 반면 신한캐피탈은 그룹 차원에서 일찍이 체질 변화를 일으켜 성공했기 때문에 성장에 탄력을 받은 상황이다. 그러나 KB캐피탈이 기업금융에 나서며 신한캐피탈과 치열한 경쟁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신한캐피탈이 주력으로 삼는 기업금융은 경기민감도와 신용집중위험이 높아 대손부담위험이 있다는 점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투자금융부문 또한 전년만큼의 수익을 달성할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캐피탈 업계 관계자는 “투자금융은 변동성이 커서 지난해 수익이 크게 나도 올해 그만큼 수익을 거둘지 알 수 없다”며 “기업금융 또한 마찬가지로 최근 경기가 좋지 않다는 변수가 있어 확실한 이익을 장담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ys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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