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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등에 불떨어진 카드사, 지난해 대출 대폭 늘렸다

유선희 기자

ysh@

기사입력 : 2019-04-22 00:00

2018년 카드론·현금서비스 전년比 5% 증가
대출 규모 확대에 연체율·연체액도 동반 상승
대출만 확대할 수 없어 수익원 창출에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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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유선희 기자]
최근 카드사들이 파격적인 금리 할인 이벤트를 진행하며 카드론(장기카드대출)과 현금서비스(단기카드대출) 등 대출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비씨(BC)카드 등 8개 카드사는 지난해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등 을 총 93조461억원 공급했다. 이는 2017년(87조8384억원)보다 5%(5조2100억여원) 증가한 것이다. 2016년과 비교해 2017년 대출 증가율이 0.6%에 그친 것에 비하면 대폭 늘은 것이다.

지난해 대출 실적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카드론 39조4315억원, 현금서비스 53조6166억원으로 현금서비스가 더 큰 비중을 차지했다. 그러나 현금서비스보다 카드론 이용 금액이 더 늘어났다. 카드론은 2017년 대비 4조원 가까이 늘어났지만 현금서비스는 1조5000억원 가량 증가하는데 그쳤다.

◇ 공급 늘자 연체율·연체액 동반 상승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등으로 불리는 카드사 대출은 빠르고 쉽게 자금을 구할 수 있는 것이 매력인 상품이다. 신용카드를 발급할 때 수집한 신용정보에 카드를 사용하면서 누적된 실적 등 풍부한 신용평가자료를 바탕으로 프로세스를 구축해 타 금융권과 차별화를 꾀했다. 카드 대출이 ‘서민 경제의 바로미터’라고 불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카드사들은 신용카드만 보유하면 대출 신청부터 대출금 지급이 완료되는데 소모되는 시간이 짧아 꾸준히 이용하는 고객이 많다”며 “은행 등 1금융권이 이전보다 비대면 대출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카드사와 비교하면 절차가 복잡하고 심사 시간이 꽤 걸려 카드사 편의성을 따라잡긴 힘들다”고 설명했다. “특히 금리 특판을 받으면 이자율이 나쁘지 않은 조건”이라며 “신용등급 저하의 우려가 있긴 하지만 잘 갚으면 큰 문제 없어 당장 필요한 소액 정도는 은행에서 구하기보다 카드사에서 대출받는 고객을 쉽게 찾을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지난해 카드사들이 공격적으로 대출 확대에 나선 건 계속되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인해 수익구조가 악화된 것이 원인으로 풀이된다. 대출은 카드사 사업 중에서도 수익성이 높아 수수료 수익이 줄어든 데서 오는 타격을 막으려면 필수적인 사업이다. 그러나 일부 카드사의 경우 대출 비중을 확 키우고 싶어도 그럴 수 없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대출 자산도 총 자산에 포함되기 때문에 대출 비중이 늘어나면 자산 몸집도 불어나는데, 일부 카드사는 몸집을 불릴 수 있는 한계치(레버리지 비율)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현재 카드사 레버리지 비율(총자산/자기자본) 한도는 현행 6배다.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카드사들의 레버리지비율은 우리 6.0배, 롯데 5.8배, KB국민 5.2배, 하나 5.1배, 현대 5.0배, 신한 4.9배, 삼성 3.7배, 비씨카드 3.4배다. 최근까지 카드사들이 금융당국에 레버리지 비율을 10배까지 완화해 달라는 주장을 편 것도 이런 상황에서 비롯됐다.

그러나 카드사의 대출 규모가 증가한 영향에 연체율과 연체액이 동반 상승했다. 지난해 말 기준 8개 카드사 연체율(총 채권 기준)은 1.48%로 2017년 말(1.37%)와 비교하면 0.11%포인트 상승했다. 카드사별로 하나카드의 연체비율이 1.68%로 가장 높았다. 이어 신한카드(1.30%), 삼성카드(1.28%), 우리카드(1.25%), 롯데카드(1.20%), KB국민카드(1.18%), 현대카드(0.82%) 순이었다. 연체액(1개월 이상)은 1조3740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2017년 말(1조1786억원)과 비교해 16.6%(1954억원) 증가한 것이다.

◇ ‘금리 역전’ 우려에 카드 대출 체계 손질 나서

다만 앞으로 카드사들의 금리 할인 이벤트를 찾아보기 힘들어질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특판 금리를 예의주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카드론 평균금리는 연 14~15% 수준인데 카드사가 금리 할인을 진행하면 10%대로 내려앉는다. 이렇게 되면 신용등급이 좋은 고객이 특판을 적용받은 고객보다 높은 금리를 부담하는 ‘금리 역전 현상’이 벌어진다. 카드사들은 조달금리와 인건비·목표이익률·조정금리 등을 합쳐 대출금리를 산정하는데, 카드사 평가 결과 신용등급이 우량하다면 더 낮은 금리가 책정되고 신용등급이 낮을 수록 높은 금리를 적용받는 구조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신한·KB국민·현대·삼성카드 등 업계 상위권 회사의 1~3등급 카드론 금리는 12%내외 수준이다. 그런데 이벤트 금리를 적용하면 신용등급이 5등급이더라도 10%대의 이자율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당국은 이런 역전현상을 막겠다며 특판금리 적용 등 프로모션을 금지시키고 카드론 금리산정 체계를 상세히 공개하는 규제를 검토 중이다. 카드업계는 대출 관련 프로모션이 금지되고 금리산정 체계가 드러나면 카드론 잔액이 줄어들면서 결국 수익감소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이유로 카드사들의 반발이 심해지자 금융위원회는 '카드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을 발표하며 카드사 총자산에서 중금리 대출과 빅데이터 관련 비용을 빼주는 방식으로 계산법을 바꿔 카드사들의 레버리지 비율을 일부 완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업계 관계자들은 현재 빅데이터 관련 자산은 미미한 수준인데다 사업성도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또 당국의 가계대출 규제가 강화돼 마냥 대출 규모를 늘릴 수 없는 것도 카드사의 고민거리다. 금융당국은 카드대출의 증가율을 연 7% 수준으로 제한하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평균 금리가 연 14%대인 카드론을 11%대 중금리 대출로 전환하면 레버리지 비율은 낮아질 수야 있겠지만, 수익성은 이자율 차이만큼 나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카드사들은 수익성 악화에 따른 비상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실제로 카드사들은 수익성 감소를 우려해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다. 연초부터 포인트 적립률이 높거나 할인 혜택이 많아 체리피커들 사이에서 알음알음 입소문난 '알짜 카드'의 갱신·신규발급을 중단하거나 아예 없앴다. 뿐만 아니라 무이자 할부, 캐시백 등 마케팅도 이전에 비해 줄어들었다. 수익원 다각화를 위해서 이전에 시도하지 않았던 다양한 업종과의 협업을 진행하고 신규 사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한 카드사 고위 관계자는 “카드사 본업인 결제 수수료 수익보다 부업에서 수익을 창출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당국에서 체질변화를 주문해 이런저런 시도를 하고 있지만 이렇다 할 돌파구가 보이지 않아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수익에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유선희 기자 ys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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