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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 앞둔’ 아주캐피탈 작년 최대 실적 ‘눈길’

유선희 기자

ysh@

기사입력 : 2019-03-25 00:00

하나·신한캐피탈 순익 1000억 첫 돌파

올해 시장 전망 불투명 리스크 관리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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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 앞둔’ 아주캐피탈 작년 최대 실적 ‘눈길’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유선희 기자]

지난해 캐피탈사들의 수익이 크게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수 년간 신용평가사가 업황을 부정적으로 전망하는 등 캐피탈사를 둘러싼 비우호적인 사업 환경에 대한 우려가 높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일부 캐피탈사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1000억원을 넘는 대박을 터뜨린 것에는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며 나선 ‘기업금융’ 덕분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다만 올해는 시장환경 악화로 지난해처럼 수익을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 매각 이슈 롯데·아주캐피탈, 올해 순익도 주목

실물 경제 회복 둔화, 업권 내·외 경쟁 심화, 규제 강화 등으로 인해 캐피탈 시장 환경이 악화했지만 지난해 아주캐피탈, 산은캐피탈, 신한캐피탈, KB캐피탈, 하나캐피탈, 등 주요 캐피탈사들의 실적이 두드러지게 좋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에 공시된 따르면 아주캐피탈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910억원을 달성했다. 2017년 538억원을 기록한 것에 비하면 69.1%상승했다. 영업이익은 1100억원으로, 전년보다 2.3%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고, 매출액은 6152억원으로 1.0% 줄었다. 연결기준 자산총계는 6조2014억원, 자본총계 7524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7%, 7% 증가했다. 아주캐피탈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양질의 영업자산이 1조원 가량 증대하며 수익이 같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아주캐피탈은 2014년 아주산업이 매각 절차를 시작하면서 주주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 2차 매각이 실패로 돌아간 2016년에는 신용평가사들이 아주캐피탈의 신용등급을 내렸다. 여신회사는 신용등급에 따라 자금 조달금리가 책정되는데, 이 신용등급이 저평가되는 것은 그만큼 조달금리가 높아지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2017년 7월 우리은행 등이 출자한 사모펀드(PEF) 웰투시제3호투자목적회사에 인수되면서 반등이 시작됐다. 자금조달 여건이 개선되며 회사채 발행이 활발해지고 평균 발행만기도 길어졌다. 이에 대해 나이스신용평가는 "우리은행 등 금융기관으로부터 Credit Line 4700억원 확보, 영업자산으로부터의 예상현금유입액 및 자동차금융자산의 유동화를 통한 자금조달 가능성 등을 감안할 때 회사의 조달환경이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자산규모도 커졌다.

특히 박춘원 대표의 경영능력이 지난해 순익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자산건전성 관리에 따른 대손비용 절감은 물론 저마진을 지양하고 고수익 자산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한 덕분이다. 아주캐피탈은 2016년에 구조조정을 실시하며 판매관리비 축소라는 효과를 얻은 이후 꾸준히 비용절감하려는 노력을 이어오고 있다. 나신평에 따르면 아주캐피탈의 조정판관비용률(판관비/조정총자산평잔*100)은 2016년 2.1%에서 2017년 1.5%로 내려앉았다가 지난해 3분기에는 1.4%까지 내려갔다.

지난해 실적에서 쾌거를 이루면서 아주캐피탈의 인수 귀추가 주목된다. 우리은행은 웰투시제3호 회사를 통해 아주캐피탈의 지분 일부를 간접적으로 보유하고 있다. 아주캐피탈은 아주저축은행을 100% 자회사로 두고 있다. 웰투시제3호가 아주캐피탈 지분 74.03%를 인수할 때 우리은행이 웰투시에 1000억원 투자해 웰투시의 지분 50%를 확보했다. 나머지 지분에 대해 우리은행이 우선매수청구권을 갖고 있어 이 펀드가 올해 7월 청산시 청구권을 행사하면 웰투시 지분을 온전히 다 가질 수 있다.

우리금융은 아주캐피탈을 인수하면 캐피탈과 저축은행을 한번에 안을 수 있지만, 당장 7월에 청구권을 행사할지는 우리금융의 자회사 편입 일정에 달려있어 지켜볼 일이다. 한편 실적 개선에 힘입어 기업 가치도 높아지고 있다. 아주캐피탈의 주가는 지난 22일 마감 기준 9990원이었다. 아주산업이 웰투시제3호로 지분을 넘길 당시 매도가인 8495원보다 주가가 약 17.6% 올랐다.

롯데캐피탈은 2017년에 이어 지난해도 1000억원을 가뿐히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캐피탈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롯데캐피탈의)결산 공시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걸로 알지만, 순익은 2017년과 비슷한 수준”며 “자산 규모에 비해 현금 창출 능력이 뛰어나다보니 그룹의 캐쉬카우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8년 3분기말 기준 롯데캐피탈의 자산은 7조5100억원 가량이다.

롯데캐피탈은 롯데그룹의 금융계열사 할부·리스·팩토링·할인어음·운영자금대출·가계자금대출이 주력사업이다. 포트폴리오도 개인금융/리스금융/기업금융으로 균형잡인 사업 부문 포트폴리오를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데다 순익도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여 ‘알짜배기 캐피탈‘로 불린다. 다만 2017년 10월 롯데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일반지주회사는 금융회사를 소유할 수 없다'는 공정거래법 관련 규정대로 2년 내(오는 10월)로 카드·손해보험·캐피탈 지분을 처분해야 한다.

이에 따라 롯데는 카드와 손해보험에 이어 롯데캐피탈을 시장에 내놨다. 지난 2월 마무리된 롯데캐피탈 예비입찰에는 KB금융지주와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오릭스PE 등이 참여했다. 그러나 롯데가 일단 캐피탈 매각 잠정 보류를 선언하면서 금융권 관계자들 사이에서 뒷말이 무성해졌다.

일각에서는 캐피탈을 ’카드와 손해보험의 매각 흥행을 위한 미끼로 쓴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지만, 롯데지주가 롯데캐피탈의 매각을 미룬 것은 ‘급할게 없어서’라는 해석이 나온다.

카드는 카드 수수료 인하 등으로 인한 업황 악화, 손해보험은 업황 악화와 함께 자본 확충 이슈가 있어 매각이 미적지근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있었다. 반면 ‘알짜매물’ 캐피탈은 입찰 전부터 흥행이 짐작됐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롯데캐피탈 매각은 시장의 관심이 뜨거운 것을 확인한데다 오는 10월까지만 매각을 끝내면 돼 일단 뒤로 미룬 것 같다”고 말했다.

롯데캐피탈의 최대주주는 롯데지주가 아닌 호텔롯데(지분율 39.37%)다. 반면 롯데카드의 최대주주는 롯데지주로 지분을 93.8% 보유했다. 호텔롯데는 19.1%의 지분을 가진 일본 롯데홀딩스가 최대주주로, 공정거래법상 호텔롯데가 보유한 계열사 지분은 롯데가 지주사가 되더라도 금산분리를 적용받지 않는다. 만약 롯데지주가 보유한 롯데캐피탈 지분을 호텔롯데에 넘기면 금산분리법 적용을 피해 갈 수 있다. 현재 롯데지주는 캐피탈 지분 25.64%를 갖고 있다.

게다가 일본 롯데홀딩스에서 호텔롯데, 롯데캐피탈로 이어지는 지배구조인 만큼 일본 주주들이 캐피탈에 애착을 갖고있어 매각을 꺼려한다는 후문도 나온다. 롯데캐피탈은 고바야시 마사모토(小林正元) 사장이 무려 12년간 이끌던 회사다. 그는 지난 2016년 롯데그룹 ’형제의 난‘때 대표이사직을 그만뒀지만 이후 일본 롯데홀딩스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됐다. 이런 이유로 롯데캐피탈 매각을 검토하며 일본 주주들과 의견이 달랐을 수도 있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한편 롯데캐피탈은 실적 발표는 아직이지만 지난해 사업분에 대해 332억원의 배당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2017년 233억원에 비해 약 100억원 가량 배당 규모가 늘어났다.

◇ 순익 1000억원 가뿐한 캐피탈 대거 등장

KDB산업은행 자회사인 산은캐피탈은 수년 간 바이오·ICT 등 신성장 산업에 선도적으로 투자했던 노력이 지난해 결실을 맺으면서 2018년 총 순이익이 1510억원의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28%증가한 것이다. 산은캐피탈은 KDB산업은행 계열 대형 리스사인 만큼 연계영업 등 기업금융에 강점을 보인다. 최근에는 수입차 등 자동차 금융과 같은 소매금융의 확대는 사업 다각화에 긍정적이며 영업 기반이 더욱 안정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신한·하나캐피탈은 지난해 순익으로 1000억원을 처음 기록하면서 ‘초대형 캐피탈’로써 발돋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한캐피탈의 당기순이익은 1030억원으로 전년 대비 17.5% 늘었다. 이처럼 실적이 크게 늘어난 것은 기업금융과 글로벌투자금융 중심의 영업 자산 증가의 영향이 컸다. 신한캐피탈은 그룹 내 매트릭스 조직인 GIB(Group and Global Investment Banking Group)사업부문 산하로 신한캐피탈 투자금융본부를 편제해 그룹 내 IB업무 시너지 극대화와 투자수익을 확대하고 있다.

자동차금융과 신용대출 등 소매금융 시장에서 탄탄한 영업기반으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하나캐피탈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120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무려 33.2% 증가한 것으로, 역대 최대 순이익이라는 성적표를 거뒀다. 기타금융자산을 키우고 그룹 관계사와 협업을 강화한 전략이 효과를 봤다.

하나캐피탈은 수입차 오토리스를 중심으로 리스 영업을 유지하고 있지만, 지난해 하나금융그룹 편입으로 인해 인지도 제고 및 관계사와의 연계 영업 강화 등으로 가계대출, 기업금융 등 일반대출 취급 실적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하나캐피탈 관계자는 “지난해 당기순이익 구성은 자동차금융쪽에서 40%정도,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금융에서는 60%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신한·하나캐피탈과 같이 은행계 캐피탈로 분류되는 KB캐피탈도 2017년에 이어 지난해도 당기순익이 1134억원을 기록했다. 순익은 전년 대비 5.8% 감소했지만 자산규모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KB금융그룹이 공시한 자료에 따르면 KB캐피탈의 지난해 자산규모는 9조5172억원으로 전년 8조7437억원 대비 7735억원 늘었다. KB캐피탈 관계자는 “작년에 한국GM 철수 이슈 때문에 GM차 실적이 좋지 않았던 것에 영향을 받았고 다른 은행이나 카드 업권의 자동차 금융 시장 진출도 일부 영향이 있었다”며 “사실 영업이 어려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KB차차차를 기반으로 중고차 금융에서 실적을 올리며 선방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지난해 신 회계기준(IFRS9) 도입으로 대손충당금이 대폭 늘어난것도 순익에 영향을 줬다.

◇ 사상 최대 실적이지만…올해는 ‘글쎄’

이처럼 지난해 순익 증가세가 뚜렷해지면서 일부 캐피탈사는 전년보다 높은 순익을 목표치로 잡았다고 알려졌다. 특히 산은캐피탈의 경우 벤처 투자와 기업금융 부문에서 사상 최대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향후 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여주고 있다. 다만 산업의 속성상 향후에도 시장 상황의 변화에 따라 수익의 변동성이 클 수도 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높은 실적을 거둘 수 있을지에 대해 ‘글쎄’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일반대출 분야에서의 부동산등 자산가격 하락, 가계부채 증가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등 경기가 당분간 회복될 가능성이 낮을 것이라는 관측이 이어진다. 한국신용평가가 발간한 ‘캐피탈 : 수익성, 자산건전성 안정적 관리 여부가 핵심’에 따르면 “경기회복 둔화, 설비투자 부진 등으로 금융수요도 침체되면서 전반적인 성장성 둔화가 전망된다”며 “대출 규제 강화는 성장 여력 및 수익성에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업권 내·외에서의 경쟁 심화도 부담이 될 전망이다. 할부금융시장은 설립 및 영업에 대한 진입 장벽이 낮아 신규 사업자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현재 여신금융협회에 등록된 회사만 추리더라도 리스/할부금융사 44개, 카드사 8개사, 신기술금융사 35개사 등 총 87개의 여신전문금융회사가 있다. 여기에 신용카드와 은행도 캐피탈 사업 부문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침체, 부동산 가치 하락, 가계부채 증가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등은 캐피탈 뿐만 아니라 금융권 전반이 부딪힌 문제”라면서 “당분간 회복될 가능성이 낮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다만 캐피탈들이 그동안 자동차금융에 집중했던 사업 분야를 기업대출과 소비자금융, PF 대출, 투자금융 등으로 다변화해 맷집을 키운 만큼 부정적 사업 환경의 한계를 넘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유선희 기자 ys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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