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 중국 관세 유지를 경고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발언으로 초반부터 내렸다가 오후 들어 낙폭을 한층 키웠다.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이날까지 열린 정례회의를 마치고 경기둔화 우려로 올해 금리인상이 없을 것임을 시사한 영향이다.
오후 3시25분 미국채 벤치마크인 1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8.2bp(1bp=0.01%p) 내린 2.537%를 기록했다. 지난해 1월 이후 최저치다. 미중 무역협상 우려로 주가를 따라 일찌감치 하락세로 방향을 잡았다. 오후 들어 비둘기파적 색채가 짙은 FOMC 성명서가 공개되면서 낙폭을 더 확대, 2.528%로까지 가기도 했다.
금리정책 전망을 반영하는 2년물 수익률은 7bp 하락한 2.400%를 나타냈다.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FOMC 성명서 발표 직후 2.367%로까지 떨어졌다. 물가전망 및 유가변동에 민감한 30년물 수익률은 2.981%로 4.6bp 낮아졌다. 유가 상승 영향으로 낙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다. 5년물 수익률은 2.333%로 9.9bp 떨어졌다.
한 채권전문가는 “이번 성명서는 확실하게 비둘기파적으로 기울어져 있다”며 “가장 놀라운 점은 올해 금리인상이 전혀 없을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시장에서는 적어도 한 차례 인상은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우세했다”고 평가했다.
유럽 주요국 국채 수익률은 대체로 하락했다. 브렉시트 연기 관련 불확실성이 컸고 미 FOMC 회의 성명서 발표를 앞두고 경계감도 일었다. 뉴욕시간 오전 11시50분 기준, 독일 분트채 1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1.1bp 낮아진 0.087%를 기록했다. 이탈리아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2.9bp 오른 2.519%에 호가됐다.
같은 만기 스페인 국채 수익률은 1.7bp 떨어진 1.157%를 기록했다. 영국 길트채 10년물 수익률만 2.9bp 내린 1.159%를 나타냈다. 유럽연합이 브렉시트 연장기한을 두고 테리사 메이 총리가 요청한 6월30일이 아니라 5월23일을 주장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글로벌 채권시장 주요 재료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현재 금리가 중립 추정 수준에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FOMC 회의 이후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경제지표로 볼 때 금리를 올리거나 내릴 필요성은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기대 인플레이션도 최근 몇년간의 범위 하단에 머물러 있다”며 “낮은 인플레이션은 연준이 인내심을 발휘하게 하는 한 가지 이유”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책 기조변화를 고려하는 데도 인내심을 유지할 것”이라며 “인내심은 판단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정책 조정이 있을 때까지 시간이 필요할 듯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현 경제상황이나 경제전망은 여전히 꽤 좋다”며 “올해 성장 속도가 지난해보다 둔화해도 견조한 성장은 이어질 것”으로 봤다. 다만 “유럽과 중국의 경기둔화가 상당히 진행됐다”며 “글로벌 경기둔화가 미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지켜보겠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합의사항 이행을 확인할 때까지 관세 유지할 뜻을 밝혔다. 그는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중 관세를 상당 기간 유지할 수 있다”며 “관세를 없애지 않고 유지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합의사항을 이행할 것이라는 점을 확실히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안나 기자 godblessa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