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12개월 거치 기준 175개 정기예금의 평균금리는 지난 13일 기준 연 2.42%로 기록됐다. 이는 한 달 전인 1월 13일보다 0.17%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예금금리가 정점을 찍은 지난해 12월 2.65%였던 것을 감안하면 무려 0.23%포인트나 떨어졌다. 한국은행이 작년 11월 기준금리를 연 1.5%에서 1.75%로 0.25%포인트 올리면서 저축은행 예금금리가 약간 올랐지만, 올해 초부터는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저축은행 퇴직연금 시장이 활황을 띄면서 예금금리가 낮아지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올해부터 저축은행에 퇴직연금 시장 진입을 허용했고, 저축은행들은 특판보다 장기고객 확보에 유리한 퇴직연금 상품 판매에 집중하는 중이다. 퇴직연금은 한 명의 가입자가 길게는 20~30년씩 장기 고객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꾸준한 예금 수신이 가능해져 특판 등으로 예금금리를 인상해 고객을 끌어모아야 할 이유가 줄어서다.
저축은행들이 퇴직연금 상품 판매에 본격적으로 돌입한 것은 얼마 되지 않았지만 한 대형 저축은행의 경우 상품을 내놓은지 2개월만에 퇴직연금 정기예금 잔액이 2400억원에 다달을 만큼 뜨거운 상황이다.
아울러 연초에는 대출 수요가 줄어드는 특성상 예금을 확보하기 위해 예금금리를 내리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쪼그라든 대출 규모에 맞춰 예금금리를 줄이면 예대율(예금 대비 대출 비율)을 맞추기 한결 수월해진다.
여기에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한 대출 수요가 줄고,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은행 예금에 몰려 수신 확보가 충분해졌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지난해 3·4분기 저축은행 부보예금(예금보험공사의 예금보호가 적용되는 예금)은 55조9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3.5%나 급증한 수치를 보였다. 일각에선 내달부터 예금 특판이 등장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특판 필요성이 이전보다 줄은 만큼 점점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당국의 규제가 강화되면서 가계대출 규제가 엄격히 적용되면서 저축은행들이 중소기업대출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에 3월 이후에는 특판이 여럿 생기면서 금리가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며 “특판은 연말에나 잠시 등장할 뿐 점점 줄어들고 당분간 예·적금 금리는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이라고 했다.
유선희 기자 y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