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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물가·성장률 전망의 하락룸과 채권금리의 하락룸

장태민

기사입력 : 2019-01-21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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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유진투자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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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지난 2일 시무식을 마친 뒤 이주열닫기이주열기사 모아보기 한국은행 총재는 "올해 물가 상승률이 예상수준을 하회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제유가 예상가격이 70달러 수준이었는데, 현재 국제유가가 급락해서 물가 상승률이 예상치를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연초부터 지난 10월의 물가 전망인 1.7%가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 지난 해 말 급작스럽게 진행됐던 유가 하락으로 한은은 이번주 금통위 날의 경기 전망에서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성장률까지 낮출지도 주목된다. 당시 이 총재는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이 2.8~2.9%이고 올해 예상되는 성장률은 2.7% 수준"이라며 "앞으로 추정을 다시 한 후에 잠재성장률을 다시 판단할 계획"이라고 말한 바 있다.

■ 소비자물가 얼마나 낮출까..0.1~0.2%p 정도는 내릴 듯

이주열 총재의 발언 등으로 한은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하향할 수 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은 일반적이다.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은의 10월 전망인 1.6%를 밑돈 1.5%에 그쳤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16년 1.0%, 2017년 1.9%를 기록한 뒤 지난해엔 1%대 중반으로 내려온 것이다.

특히 지난 12월 물가 상승률은 1.3%로 크게 둔화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9월 2.1%, 10월과 11월 2.0%를 기록하는 등 3개월 연속 2% 이상의 상승률을 보였으나 12월엔 1%대 초반으로 급하게 둔화된 것이다.

캐슬린 오 BOA메릴린치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의 네거티브 아웃풋 갭 확대, 미미한 수요 견인 인플레이션, 중립적인 유가, 지지되는 원화 가치 등은 물가 상승을 제어할 것"이라며 분석했다.

그는 한은이 소비자물가 전망을 1.5%로 0.2%p 하향 조정하면서 다소 도비시한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금리를 올렸을 때보다 약화된 성장과 낮아진 유가 전망 등을 바탕으로 한은은 물가 전망에 대해 중립이나 도비시한 언어를 사용하고 톤을 낮출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총재가 연초부터 물가 전망 하향에 대한 언지를 줬기 때문에 얼마나 내릴 수 있을지가 관심이다.

신얼 신한금융투자 채권 애널리스트는 "연초 이주열 한은 총재의 비둘기파적 발언을 통해 통화당국이 물가와 수출 등 국내 실물경제에 대해 충분히 고려하고 있음을 확인했다"면서 한은이 소비자물가 전망을 1.5%로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에서도 일단 물가에 대해 이 총재가 '기존 전망치는 어렵다'고 한 만큼 하향 조정을 예상하고 있다.

A 증권사의 한 딜러는 "이주열 총재 발언이 아니더라도 지난 해 유가가 급락한 것을 감안하면 일단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하향 수정이 불가피하다"면서 "대략 0.1~0.2%p 정도는 낮춘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 연초인데..성장률 전망 내릴 수 있을까

물가와 함께 성장률 전망에도 손을 댈지 관심이다. 최근 미중 무역분쟁이 크게 완화되면서 주가가 오르고 경기에 대한 우려도 다소 사그라진 측면이 있으나 경기비관론은 여전히 많다.

연초 이 총재가 상황을 보면서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성장률 전망치에도 3개월만에 손을 댈지 관심이다.

공동락 대신증권 채권 애널리스트는 "한은은 소비자물가를 1.7%에서 1.6%로, 성장률 전망을 2.7%에서 2.6%로 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은이 지난해 10월 소비자물가와 성장률 전망을 각각 1.7%, 2.7%로 제시했지만, 이후 상황의 흐름 등을 감안할 때 둘 모두 예상에 못 미칠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이다.

신얼 신금투 연구원은 "반도체의 수출 물량 및 금액의 증가율이 가파른 하락세를 기록 중이다. 이는 IT 중심의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 성장세에 분명 악영향을 행사할 수밖에 없다"면서 한은이 소폭(0.1%p)이나마 성장률 전망을 낮출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한은이 물가 전망을 '당연히' 하향 조정하더라도 당장 연초부터 성장률 전망치까지 내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진단도 나온다.

B 은행의 한 채권딜러는 "일부 사람들은 한은이 성장률 전망까지 하향 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한은이 물가 전망을 하향 조정하는 것을 불가피하지만, 당장 연초에 성장률 전망까지 내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의 경기 하강을 막겠다는 의지도 강고한 편이어서 통화당국이 연초부터 당국이 2%대 중반 정도의 성장 전망치를 선보이기 쉽지 않을 것이란 관점도 적지 않다.

■ 한은 성장률과 물가 전망 다 내리더라도..채권 상황이 크게 바뀌는 데엔 한계

이런 가운데 한은의 전망에 따른 채권시장의 반응을 놓고 다소 시선이 엇갈린다. 한은이 성장과 물가 모두 하향 조정할 경우 채권시장이 강세 모멘텀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엿보인지만 어차피 금리정책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관점도 적지 않다.

공동락 연구원은 "한은의 전망을 통해 부진한 펀더멘털 여건 하에 여전히 완화적 통화정책 행보가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는 기대가 반영될 수 있다"고 밝혔다.

C 증권사의 한 딜러는 "한은이 물가 전망을 0.1~0.2%p 내리고 성장률도 0.1% 정도는 내릴 듯하다"면서 "적어도 이런 부분이 채권을 더 약해지기 힘들게 만드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경기 부진에도 불구하고 채권시장이 추가 강세 모멘텀을 마련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많다. 한은에서 당장 금리인하 기대감을 심어주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예상보다 더딘 소비 회복과 수출 부진 등을 감안하면 우선 2018년 성장률이 2.6%로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최저인금 인상과 고용 부진, 중국과 반도체 수출 감소 등을 고려하면 2019년 성장률 전망치(2.7%) 달성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짚었다.

신 연구원은 "한은의 금리인하가 전제되지 않는다면 금리의 레벨 부담과 하방 경직성은 지속될 것"이라며 "레벨 부담 해소를 위해선 연준의 금리인상 기조와 금융불균형 우려의 완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금리인 사이클이 종료됐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데다 국내 가계대출 증가규모가 여전히 과거 평균이나 가계소득을 상회하고 있어 이 문제도 해소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C 증권사 딜러도 "한은이 전망들을 하향 조정해 장이 약해지는 게 더 어려워지더라도 국고3년 기준 1.79% 정도면 더 내려가기가 어렵다"면서 "결과적으로 이도저도 아닌 캐리장이 이어질 수 있다. 밀릴 수도, 강해질 수도 없는 국면이 계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D 운용사 매니저는 "한은이 코멘트와 전망 하향조정을 통해 금리 인하 기대감을 심어줄 수 있느냐, 혹은 시장 플레이어들이 과감하게 인하 베팅을 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 것 아니겠느냐"면서 "당장 상황이 크게 바뀌기는 어려워 시장은 계속 박스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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