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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韓美 이자율시장, 랠리와 장단기 금리차 축소 후...

장태민

기사입력 : 2018-12-10 15:39 최종수정 : 2018-12-10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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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코스콤 CHE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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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최근 국내와 미국 채권시장의 스프레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최근 미국 5년-2년이나 5년-3년, 3년-2년 등의 금리 역전이 부각되기도 했으며, 국내의 장단기 금리차도 크게 역전됐다.

국내의 경우 수급 요인에 의해 국고30년 등 초장기 금리가 국고10년 금리 등보다 낮은 상황은 이미 익숙해져 있다.

불과 10일 전인 11월말 한국은행이 금리를 올렸지만 금리인상은 시장 금리를 올리는 데 별다른 기여를 못하고 있다. 경기 비관론이 드센 가운데 기준금리와 시장금리의 차이, 각종 장단기 금리차 축소 등으로 이어졌다.

수급이 좋다 보니 경기 비관론에도 불구하고 크레딧 채권을 담아야 하는 일도 벌어지는 등 경기와 수급 등이 모두 채권 금리를 빼는 데 기여했다.

■ 기준금리와 시장금리

지난 달 30일 한국은행이 1년만에 기준금리를 1.75%로 인상한 뒤 정책금리와 단기금리의 격차는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국고채 금리들이 죄다 1.8~1.9%대로 내려왔다. 국고3년 금리가 1.8%대 초반으로 진입하면서 레벨 부담을 느끼고 있으며, 정책금리와의 거리도 10bp가 채 되지 않는다.

시장금리가 가격부담을 느끼면서도 하향 흐름을 지속하자 결국 내년 금리동결을 넘어선 인하 기대감까지 반영하는 흐름으로 가는 것 아닌가 하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간 격차를 고려하면 채권금리가 한은의 금리인하 기대를 선반영하는 구간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정부가 12월 국고채 바이백 규모를 3.4조원 더 늘리는 등 수급이 단기채권 금리를 더 압박하는 모양새가 만들어지면서 짧은 채권 금리는 기준금리 밑으로 가는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온다.

다만 이러기 위해서는 금리인하라는 여건이 뒷받침돼야 한다. 결국 추가강세는 레벨 부담을 더욱 키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긴 하다.

신 연구원은 "11월 금통위에서 한은은 금융불균형에 대응해 기준금리를 인상했고 경기와 물가 전망 경로도 유지했다"면서 "현실적으로 한은의 금리인하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수급 등 일시적 쏠림에 의한 금리 역전이 정당화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진단했다.

채권금리가 추가 하락할수록 레벨 부담과 금리 반등 리스크를 간과하기 어려운 구도로 풀이했다.

신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주 8.0bp로 마감한 기준금리 대비 국고 3년 금리 스프레드는 오버 프라이싱에 대한 의구심을 야기한다"면서 "전망의 의미가 무색해지는 국면"이라고 지적했다.

■ 장단기 금리차

지난 주 국고3년-10년 금리차는 장중 2008년 수준으로 좁혀지는 등 크게 축소됐다. 미국 일드 커브 플래트닝이나 일부 구간 금리 역전이 국내 채권금리의 '모험'을 부추겼다.

국내적으로 보면 경기 비관론과 수급, 추가적인 수익에 대한 욕구 등을 감안할 때 더 내려가는 데 한계가 있는 단중기 구간 금리보다는 장기 구간을 최대한 눌러보려는 욕구가 강해질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대외 금리의 압박이 작용했다.

그간 장단기 금리차 축소에 대한 인식이 강했지만, 최근 미국 통화정책 스탠스에 적지 않은 변화가 감지된 데다 미국채 수익률 커브가 크게 플래트닝되자 국내도 이를 추종했다.

결국 대내외 압박에 의해 기준금리를 중심으로 금리들을 당기는 인력(引力)이 작용했다.

신얼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와 미국 수익률 곡선 평탄화 심화로 국내시장에도 장기물 금리 위주로 강세 압력이 크게 작용해 국고3년물과 국고10년물 금리 스프레드가 14.5bp까지 축소되는 등 2008년 8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지적했다.

지난 주 금요일 추가 바이백 소식과 50년물 입찰 부진으로 수익률 곡선이 서면서 3년-10년 스프레드는 16bp 수준으로 다시 올라오긴 했지만, 커브 평탄화에 대한 인식은 강하다.

그는 "지난달 말 한 차례 국고채 매입을 시행했고 오는 12일과 17일에 2조 7천억원씩 두 차례 더 매입이 진행되면 12월 순상환액(발행액–만기액–바이백)은 19.5조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약 9.2조원 규모로 순상환액이 증가한 수치"라며 "금리를 인상했음에도 불구하고 수급 때문에 금리 하방 압력이 강화되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금리 레벨, 즉 가격 부담 때문에 매수도 편하지 않다. 우선 한국의 금리인하가 현실적으로 가까이 있지 않다. 이런 국면에서 채권가격은 이미 강해져 있고 주변에선 계속해서 강세 재료가 추가되니 부담이 누적되는 것이다.

초장기 쪽에선 올해도 10년과 30년 스프레드 역전폭을 두고 베팅을 하는 모습들이 많았다.

지난 해 연말 10년-30년 역전폭 확대 후 정상화에 베팅하던 많은 플레이어들이 다친 뒤 올해의 경우 역전이 당연시됐다. 올해 4분기로 진입한 뒤엔 역전폭 확대에 베팅하는 플레이가 늘어났다. 지난 7월 6일 이후 계속해서 30년 금리가 10년을 밑도는 가운데 11월 들어서는 역전폭이 10bp 이상으로 커지기도 했다. 이후 대략 역전폭 10bp선을 중심선에 둔 스프레드 축소와 확대가 이어지고 있다.

■ 미국 기준금리와 시장금리

미국에선 연준 의장의 '정책금리가 중립금리 바로 밑에 있다'는 발언 이후 시장 금리가 계속해서 하락 중이다.

당장 12월 금리인상은 당연시돼 있는 상황이었지만, 내년 금리인상 기대가 빠르게 축소되면서 시장 금리가 지속적으로 하락한 것이다.

최근 미국채 금리는 한국보다 더 다이나믹하게 빠졌다. 국채2년물 수익률은 한 달 전인 11월 8일 2.9732%까지 오르면서 3%선을 눈앞에 두는 듯했다.

하지만 지금은 2.7%를 뚫고 내려와 2.6882%(CHECK 10일 기준)까지 내려왔다. 최근 빠른 기간에 2년짜리 단기 국채 금리가 30bp 가량 급락한 것이다.더 다이나믹한 것은 중기구간이라고 할 수 있는 5년짜리 금리 추이였다.

미국채 2년물 수익률이 최근의 고점이던 11월 8일 3%에 근접했을 당시 5년 국채 금리는 3.0898%로 3.1%에 가까웠다. 하지만 지난 주 후반 2.6755%로 내려와 2년 국채보다 더 낮아졌다. 이 기간 5년 국채금리는 40bp 넘게 레벨을 낮췄다.

글로벌 채권시장의 지표 역할을 하는 미국채10년물 금리는 같은 기간 3.2372%에서 2.8346%로 40bp 가량 레벨을 낮췄다. 불과 얼마전까지 다시 내려오기 힘든 레벨로 보이던 2%대로 11월 30일에 재진입했다. 미국채10년물 수익률은 9일 연속 쉬지 않고 금리를 낮췄다.

파월 의장이 정책금리가 중립수준 '바로 밑'(just below)에 있다고 말한 뒤 연준 관계자들의 발언 역시 누그러지기 시작했다.

온건 매파 이미지가 강했던 연준 이사 브레이너드는 "점진적 금리인상 경로가 단기적으로는 계속 적절하겠지만 정책방향은 경제전망이 어떻게 전개돼 가느냐에 점점 더 의존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지난 9월만 하더라도 "향후 1~2년 동안 지속적인 점진적 인상이 적절할 듯하다"고 발언했지만, 이젠 경제지표 의존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달라진 면모를 과시했다.

내년에 다시 통화정책 회의에 투표권을 행사하게 되는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 총재는 "중립 금리가 2% 안팎 수준"이라며 "최근 미국채 금리차 역전이 우려된다"는 발언을 직접 했다.

연준이 이렇게 누그러진 데는 트럼프와 미국 행정부 관계자들의 압력이 작용한 것 아닌가 하는 의심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속적인 금리 인상 반대 속에 드디어 연준맨들의 태도가 상당히 바뀐 느낌도 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은 한국시간 10일에 CNBC에 나와서 "연준이 이달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을 수도 있다"는 발언까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물가지표 둔화로 연준이 금리인상을 늦추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 미국 장단기 금리차..이번 FOMC 주목하는 수밖에

이런 가운데 미국 금리 스프레드 흐름 역시 큰 주목을 받았다. 미국채 금리 일부 구간의 역전, 그리고 커브 평탄화의 진전은 한국 수익률 곡선이 더 눕게 만드는 데 기여를 했다.

미국채 시장의 2년-5년 금리 역전 등을 추후 2년-10년 등 장단기 스프레드 역전을 통해 경기 침체를 보다 강력하게 시사하게 될 것이란 기대를 부풀렸다.

하지만 금리 스프레드 논란과 별도로 연준 역시 금리 역전에 상당한 신경을 수 밖에 없는 처지로 보인다. 이러다 보니 연준이 금리 인상을 늦추는 방법 등을 통해 금리 역전을 차단하려 들 가능성도 있다.

사실 이런 점은 연준 일각의 스탠스에서도 읽을 수 있다

최근 카스카리 미네아폴리스 연은 총재는 "인플레이션 기대가 잘 조절되고 있고 경기 과열조짐이 없으며 금리가 이미 중립에 가까워졌다"면서 "추가 금리 인상으로 일드커브 역전을 유도할 필요가 있으냐"는 반응을 내놓기도 했다.

당장 미국의 2년-10년 금리 역전 등 역전 구간 확대를 엿보기보다 연준의 스탠스가 변했다는 점을 감안해 좀더 지켜보야 할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

소시에떼제네랄은 "미국채 10년이 3% 밑으로 내려왔고 2년-10년 커브가 역전됐지만 우리는 듀레이션에 대해 중립적"이라며 "여전히 미국 경제 펀더멘털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장이 지금은 12월 금리인상 이후 내년 금리인상 중단에 대한 기대를 프라이싱하고 있다"면서 좀더 상황이 명백해질 때가지 기다리는 게 낫다고 밝혔다.

미국의 수익률 곡선 역시 연준의 스탠스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오는 19일의 FOMC 결과를 지켜봐야 보다 구체적인 방향을 잡을 것이란 관점도 강하다.

모간스탠리는 "우리는 리스크 에셋이 완전히 돌아섰는지 확신하지 못한다. 따라서 좀더 조심스럽게 수익률 곡선을 관찰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본다"면서 "왜 미국채 중기구간이 이렇게 강해졌는지 좀 더 파악해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ECB 미팅 후 FOMC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연준이 과연 점도표에서 금리인상 기대를 낮출지, 그렇다면 2019년부터일지, 2020년부터일지 확인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최근 미국채 5년 금리의 두드러진 하락세는 사람들의 기대감과 이 중기구간 채권의 특징이 그대로 나타난 결과라는 평가도 보인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채 2년물은 통화정책 그 자체에 민감한 반면 5년물은 통화정책의 '기대 변화'에 민감하다"면서 "5년이 심리적, 실증적으로 중기 영역의 대표기 때문에 지금처럼 12월 연준의 금리인상 이후 그 기대가 급격히 낮아지는 때는 변동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최근 2년-5년 역전과 함께 5년-30년 스프레드 확대를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문 연구원은 다만 "5년 구간의 특징을 감안하면 2년-5년, 3년-5년 역전은 당연하고 2년-10년 스프레드 축소도 골디락스로 회귀하는 와중에 나타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아울러 5년-30년 스프레드 확대에 주목해야 한다. 지난 1998년 5년-30년 스프레드가 확대될 때 리세션과 주식 고점을 2년 이상 늦췄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5년-30년 스프레드 확대가 향후 단기 영역 스프레드를 정상화시키면서 경기를 골디락스를 좀 더 연장시켜 줄 수 있다는 것이다.

■ 변함없는 커브 플래트닝 기조..그리고 가격 부담

아무튼 미국의 큰 트렌드는 일드 커브 플래트닝이며, 국내도 이를 추종하고 있다.아울러 양국 모두 가격부담에 대한 인식이 적지 않다.

바클레이즈는 "최근 수년간 커브 플래트닝 트렌드는 연준의 점진적 금리인상, 그리고 통제된 물가 상승률이란 배경 하에서 이뤄졌다"면서 "결국 장기채 텀 프리미엄이 축소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향후 장단기 금리차가 더 축소돼 종국적으로 인버팅될지, 아니면 커브 역전 전에 연준이 태도를 바꾸면서 이를 관리하게 될지가 관심사다.

바클레이즈는 "연준이 12월 이후에도 금리를 계속 올린다는 입장을 취하면 미국 장단기 금리차는 더 축소되고 수익률 곡선은 보다 플래트닝될 것"이라며 "하지만 에너지가격이 되오르거나 위험자산이 회복한다면 반대 양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가격 부담 속에 연준 스탠스에 따른 수익률 곡선의 불확실성을 거론하는 시각도 많다.

씨티은행은 "지난주 2년-5년 커브가 역전되고 10년 금리가 2.9% 아래로 내려왔다"면서 "미국 시장은 주가가 급락하면서 이자율 시장이 내년 금리인상을 1년 미만으로 반영하고 있는 상태"라고 주장했다.

씨티는 "아직 연준의 12월 금리인상과 내년 중 두 차례 인상에 대한 전망을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국내 시장의 채권 매매자들은 한은에서 통화정책 변화의 신호가 나오지 않아 더 골치가 아픈 모습이다.

증권사의 한 딜러는 "전반적으로 금리가 내려왔고 장단기 스프레드, 신용 스프레드 모두 줄일 만큼 줄여 놓았다"면서 "이렇게 된 데엔 수급과 스티프너의 손절 영향도 컸다. 숏은 아니라고 하는데, 역캐리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뭘 더 할 수 있을지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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