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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유가 하락과 경기 우려..주목되는 산유국 대응조치

장태민

기사입력 : 2018-11-12 15:35 최종수정 : 2018-11-12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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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코스콤 CHE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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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유가 하락 무드 속에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커졌다.

미국채 시장이 12월 금리인상을 기정사실화하고 있으나 주변 여건은 안전자산선호에힘을 실어주고 있다.

10월에 급락세를 면치 못한 주식시장은 11월 들어 제법 반등을 하기도 했으나 불안감은 떨치지는 못하는 상황이다.

■ 최근 수년간 가장 가파른 유가 하락 흐름

국제유가가 최근 쉬지 않고 하락했다. 지난 금요일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0.8% 떨어져 10일 연속으로 떨어졌다.

이는 지난 1984년 중반 이후 36년만에 최장기간 하락 기록이다.

주요국의 원유 생산량 확대와 수요 감소 우려 속에 WTI는 48센트(0.79%) 하락한 60.19달러를 기록했다.

장중 59달러대로 떨어지면서 9개월래 최저수준으로 내려가기도 했다.

미국과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 산유국 생산량의 급증 소식이 공급과잉 우려를 자극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미국의 주간 산유량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지난 10월 사우디 산유량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같은 달 러시아 산유량 역시 소련 붕괴 이후 최대치로 나타났다.

국제유가(WTI)는 지난 2016년 2월 20달러대에서 꾸준히 올라 올해 10월 3일엔 76.9달러까지 올라오기도 했다.

이 시점을 전후해 유가 100불까지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늘어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꾸준히 하락해 유가는 고점 대비 20% 가량 급하게 내려왔다. 이번 하락기의유가 급락세는 최근 수년간 가장 두드러진다.

■ 얼마 전까지 유가 고점이 관심이었는데...

얼마 전까지 미국의 이란에 대한 제재로 유가가 공급 측면에서 더욱 상승 압력을 받을것이란 관측이 상당했다. OPEC이나 미국, 러시아 등이 원유 공급을 늘리더라도 공급량확대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란 인식도 강했다.

하지만 최근 미국은 이란 제재일인 11월 5일 이후에도 한국, 일본, 인도 등을 포함한8개 국가들에게 예외적으로 이란산 원유 수입을 허용하기로 했다.

이런 상황과 함께 경기 둔화에 따른 원유 수요 감소 기대감도 꾸준히 커지고 있었다.

미중 무역분쟁이 쉽사리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보여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었기 때문에 원유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이 시일이 지날수록 힘을 발휘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부각되는 과정에서 원유뿐만 아니라 다른 원자재 가격 하락도 눈길을 끌었다.

특히 미래 경기를 예견한다고 해서 현명한 금속으로 불려온 구리(Dr. Copper) 가격도 고점대비 20% 이상 빠졌다.

원유, 구리 등을 주축으로 한 원자재 가격 하락 속에 글로벌 경기 우려가 좀 더 커지는 모습이다.

지난 금요일 미국채 시장에선 생산자물가 급등에도 불구하고 미국채 금리가 빠졌다.

이에 따라 경기 둔화를 염두에 둔 안전자산선호가 강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은 보다 힘을 얻었다.

미국의 10월 생산자물가는 6년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노동부는 10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보다 0.6% 상승했다고 발표해 예상치 0.2%를 대폭 웃돌았다. 전년비 PPI 상승률도 2.9%로 예상치인 2.5%를 상회했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PI 상승률은 전월대비 0.5%로 집계됐다. 예상치이자 전월 기록인 0.2%보다 컸다. 전년비 상승률 역시 2.6%를 기록해 예상치인 2.3%를 웃돌았다.

하지만 생산자물가의 놀랄만한 반등에도 불구하고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다시 3.2% 아래로 내려갔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11월 2일 3.2% 위로 올라왔다. 이후 이전처럼 3.2%대 초반에선추가 상승에 주춤한 모습을 보이다가 5거래일 만에 다시 3.2% 아래로 떨어졌다. 주가하락과 경기 우려가 오르던 금리를 다시 아래로 잡아 당긴 것이다.

다만 산유국의 이익단체들이 최근의 유가 급락을 보고만 있기도 어려워 보인다. 글로벌 경기 우려 속에 유가 움직임, 특히 유가와 관련해선 OPEC의 대응 등도 중요해 보인다.

OPEC과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석유장관들은 현지시간 11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감산감독위원회(JMMC)를 열고 유가안정책을 논의했다.

오만 석유장관은 "다수 산유국이 내년 글로벌 원유공급을 축소하는 방안을 지지하고 있다. 일평균 100만배럴 감산이 적절한 수치일 듯하다”고 말한 것으로보도됐다. OPEC이 현재의 생산 속도에 대해 부담을 느끼고 있는 모양새다.

■ 펀더멘털이 유가흐름 돌리기 만만치 않은 흐름...산유국 대응 주시

최근 유가가 가파르게 떨어진 와중에 눈에 띈 것은 미국의 증산 소식에 따른 원유 재고 증가였다.

미국 원유 재고는 최근 7주 연속 증가해 5년 평균 수준에 다가갔다. 최근 미국 원유 생산이 급증하면서 전체 유가 흐름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였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산 원유 수입 가능국을 지정해 '예외'를 인정해 준 것 역시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미중 무역분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10월 글로벌 주가 급락과 중국 경제 둔화라는 주변 환경 역시 유가 하락에 힘을 싣는 요인이 됐다. 최근 유가가 급락하다 보니 글로벌 경기 둔화와 함께 유가가 50불 밑으로 내려갈 수 있다는 주장까지 등장했다.

다만 산유국 입장에선 현재와 같은 상황을 계속 좌시하기도 어렵다. 산유국 간 원유생산을 두고 의견이 다르지만, 산유국들이 유가 급락의 심각성에 대해선 인식을 공유하고 있을 것으로 보여 이 수준에서 더 내려갈 수 있을지 여부 등을 놓고 논란이 인다.

미국의 원유 재고 증가와 유가 추가 하락 시 산유국들의 추가적인 조치 가능성 등을 감안해야 할 듯하다.

삼성증권의 심혜진 연구원은 "현재 유가 수준이 산유국들이 생각하는 적정 유가를 크게 하회하고 있다"면서 "이 가격이 유지될 경우 산유국의 추가 대응이 나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분석했다.

사우디는 전일 유가 부양과 수요 감소 대응을 위해 12월 원유 수출을 하루 50만 배럴 감축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12월 산유국 회의에서 어떤 조치들이 나올지 봐야 하는 상황이다.

심 연구원은 "미국의 일부 제재 예외를 감안하더라도 이란의 원유 수출은 10월 하루 157만 배럴에서 연말까지 139~100만 배럴 수준으로 감소할 것"이라며 "여기에 베네수엘라의 추가 감산 및 겨울철 수요 증가분까지 고려할 경우 연말까지 수급이 타이트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WTI 기준 국제유가는 연말까지 60달러 후반~70달러 초반 수준의 흐름을 보일 것으로 관측했다.

최근 유가 하락세는 시장이 그간 크게 우려했던 이란 석유 제재로 인한 공급 부족이 아닌 미국과 러시아, OPEC 등의 산유량 증가에 기인했다. 이런 상황에서 유가가 크게 빠지면 다시금 산유국이 조정에 나설 여지가 있다고 보는 게 합리적일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NH투자증권의 황병진 연구원은 "10월 OPEC 산유량이 2016년 이후 최대치로 추정된 가운데 러시아 산유량도 하루 평균 1141만 배럴로 구 소련 붕괴 이후 최대치였으며, 미국 산유량도 병목현상 속 증가세 정체 예상을 깨고 급증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WTI 선물 포워드 커브까지 콘탱고로 전환한다. 여기에 유가 약세를 진정시킬 펀더멘털 상의 호재는 부재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결국 다시 OPEC+ 산유국들의 공급정책 노선을 주목할 수밖에 없다. 12월 초 OPEC+정기회동 전까지는 석유시장 수급 균형 유지를 위한 주요 산유국들의 행보가 단기 유가 방향성을 제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12월 6일 ‘OPEC+ 산유국 회의’가 더욱 관심을 끌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됐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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