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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만5천원짜리 시카크림이 5천원, 말이 되나요"...더페이스샵 점주들 눈물의 호소

구혜린 기자

hrgu@

기사입력 : 2018-10-25 16:58 최종수정 : 2018-10-26 11:12

25일 더페이스샵 가맹점주 50명 '갑질' 고발
마진보다 낮은 세일·온라인 판매가에 '분통'
쟁점 사항 총 4개...본사와 팽팽한 줄다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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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한 달 전 더페이스샵 시카크림이 5000원에 네이처컬렉션 직영몰에서 판매됐다. /사진=구혜린 기자

약 한 달 전 더페이스샵 시카크림이 5000원에 네이처컬렉션 직영몰에서 판매됐다. /사진=구혜린 기자

[한국금융신문 구혜린 기자] "더페이스샵 본사가 3만5000원 정가인 '시카크림'을 네이처컬렉션 직영몰에서 5000원에 팔았습니다. 4290명이 이 할인 딜(deal)을 확인했습니다. 분명 구매한 소비자들도 있을 겁니다."

25일 11시30분 여의도 LG트윈타워 앞에서 만난 더페이스샵 가맹점주의 말이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약 한 달 전 아침 더페이스샵 본사는 네이처컬렉션 직영몰에 시카크림 '파격 할인 프로모션'을 올렸다. 이를 확인한 점주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더페이스샵 측은 "실수했다"며 슬그머니 딜을 내렸다.

일반 소자들의 눈엔 한 번의 해프닝으로 보일 수 있다지만 이런 일이 비일비재 하다는 게 가맹점주들의 주장이다. 한 가맹점주는 "매출, 마진률 동반 하락으로 허리가 휘는데 올해 들어 본사가 온라인에 제품을 폭탄처럼 풀었다"면서 "매장에 방문하는 손님들은 테스트만 해보고 온라인 몰에서 산다. 우리는 제품 하나를 손님 옆에 붙어서 울면서 판다"고 호소했다.

이날 집회 현장에 모인 가맹점주 수는 약 60여명. 더페이스샵만 운영하는 가맹점주에 네이처콜렉션을 운영하는 점주들도 같이 자리했다. 서너개 이상 복수매장을 운영하는 가맹점주를 포함하면 약 90개 이상의 매장 점주가 모인 셈이다. 이들이 본사 측에 요구하는 주장은 단출했다. △적정 마진률을 보장할 것 △온라인 염가판매를 중단할 것 이 두 가지다.

더페이스샵 가맹점주들은 가이포크스 가면을 쓰고 시위에 참여했다. /사진=구혜린 기자

더페이스샵 가맹점주들은 가이포크스 가면을 쓰고 시위에 참여했다. /사진=구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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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점(1)=온라인 염가판매, 본사 일방적으로 진행했나

단체행동을 감행한 가맹점주들이 가장 문제로 삼는 것은 '로드숍이 테스트 매장으로 전락했다'는 점이다. 시위에 참석한 한 가맹점주는 "정가가 만원인 제품의 공급가가 5500원인데 이보다 낮은 가격에 물건을 푸는 일이 잦다"며 "쿠팡 등에서 판매하는 세일가가 오히려 공급가보다 싸면 거기서 물건을 사다가 파는 점주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문제는 온라인 덤핑 판매가 가맹점주와 협의 없이 진행됐다는 점이다. 가맹점주 50여명은 본사가 가맹점 측과 인터넷 판매 시기, 가격 등을 한 번이라도 협의했다면 여의도까지 오지도 않았을 것이란 반응이다.
시종필 더페이스샵 가맹점협의회 회장은 "기업이 가맹점주와 협의 없이 온라인 저가 판매를 하는 걸 막을 법이 현재로써는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가맹점주들과 더페이스샵 본사는 앞서 이 문제를 두고 한국공정거래조정원을 통해 조정을 시도했으나 지난 23일 결렬됐다.

본사 측은 가맹점주와 무관하게 가맹본부 차원에서 인터넷 저가 판매를 실시하거나 방치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더페이스샵은 집회 직후 보도자료를 통해 "(본사는) 오히려 가맹점협의체와 함께 무분별한 인터넷 저가 판매를 점검관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공정거래조정원의 조정절차에 참여한 신고인 중에도 인터넷 저가판매를 해온 사례가 밝혀진 바 있다"면서 "신고인 스스로 인터넷 저가 판매를 자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가맹본부에 그 탓으로 돌리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쟁점(2)=세일기간 가격 부담, 가맹점주에게 안겼나
로드숍의 정기 세일 행사도 가맹점주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더페이스샵의 할인 행사 기간은 갈수록 잦아지고 있다. 이날 가맹점주협의회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5년 세일 95일, 프로모션(1+1 행사 등) 360개 △2016년 세일 75일, 프로모션 496개 △2017년 세일 88일, 프로모션 508개로, 상시 할인을 제외한 날수는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소비자들에게는 즐거운 축제 기간이지만, 할인된 만큼의 가격 부담은 가맹점주들에게 고스란히 전가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예컨대 정가가 만원인 제품을 5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할 때, 가맹사업자는 500원 손실을 보게 된다. 본사가 공급한 가격은 5500원인데 5000원에 판매됐기 때문이다.

시종필 회장은 "4500원 마진으로 종업원 월급도 주고, 임대료도 내야 하므로 500원은 큰 것"이라며 "본사가 세일 손실을 상품으로 보전할 경우, 상품을 되팔아야 되는 상황도 생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더페이스샵 측은 "모든 계약조건은 2016년 3월에 실시한 간담회 등 가맹점주와의 수차례 소통의 절차를 거쳐서 결정됐다"며 "이 과정에서 할인행사는 가맹점주가 40% 부담하던 것을 12% 부담으로, 1+1행사는 가맹점주가 30% 부담하던 것을 전부 가맹본부인 더페이스샵이 부담하는 것으로 개편했다"고 답변했다.

매입률 미달로 가맹점주가 작성해 본사에 제출한 사유서. /사진제공=법무법인 세현

매입률 미달로 가맹점주가 작성해 본사에 제출한 사유서. /사진제공=법무법인 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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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점(3)=가맹사업자 월별 매입률 달성 못하면 반성문 쓰게 했나

가맹점주가 운영하는 매장에 상품을 들이는 '월별 매입률'을 달성하지 못할 때 사유서를 작성하도록 강요했다는 고발도 나왔다. 더페이스샵 가맹사업자 월 매입률은 55%가 기준이며, 최소 52% 이상을 달성해야 한다. 매출이 1000만원일 경우 550만원어치 물품을 본사에 발주해야 한다는 개념이다.

한 가맹점주는 "매출 악화로 50% 미만으로 매입률 하락 시 본사는 사유서를 작성해 제출토록 했다"며 "이게 반성문이 아니면 무엇이겠냐"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더페이스샵 측은 "가맹점에 매입을 강요한 사실 자체가 없고, 매출부진의 책임을 떠넘긴 사실도 없다"며 "호소문에 언급된 매입률은 매입 강요의 수단이 아니라, 허위매출을 통한 부당한 이익편취 행위를 근절하고자 관리하는 소비자 실매출 대비 상품구매 비율일 뿐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더페이스샵은 "이는 가맹점주가 허위매출을 통해 부당하게 이익을 편취하려는 행위를 방지하고자 하는 당사의 방침을 악의적으로 왜곡한 것"이라며 "조정과정에서 충분히 소명했다"고 덧붙였다.

이 사건을 담당한 법무법인 세현 고은희 변호사는 "더페이스샵 측은 사유서 작성을 강요하고 이에 응하지 않으면 발주포인트를 지급하지 않았다"며 "사유서 작성을 강요당한 가맹점주가 한둘이 아닌 점을 보면 상습적이고 지속적인 사유서 강요로 의심을 받을 만한 행위인 것"이라고 가맹점주가 작성한 사유서 일부를 제시했다.

25일 단체행동을 위해 만들어진 카톡방에는 총 96명의 가맹점주들이 참여하고 있다. /사진=구혜린 기자

25일 단체행동을 위해 만들어진 카톡방에는 총 96명의 가맹점주들이 참여하고 있다. /사진=구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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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점(4)=5% 미만 점주들의 일방적인 주장인가

LG생활건강과 더페이스샵 측은 5% 미만 점주들이 시위를 주도하며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더페이스샵 관계자는 "지난 4월 전체 가맹점주 470여명중 140여명이 가맹점협의체를 구성한 바 있다"며 "협의체 내 가맹점주들과 다른 의견을 가진 18명의 가맹점주가 주도해 집회를 개최해 근거 없는 주장을 제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날 시위 현장에 참여한 사업자는 약 50명 남짓으로 집계됐다. 시종필 회장은 "20명 참석했다고 본사에선 무시하지만, 네이처컬렉션으로 전환한 점주들을 포함하면 90명이 넘는다"고 주장했다. 단체행동을 위해 만든 카카오톡 단체방에는 총 96명의 사업자가 대화에 참여하고 있었다. NC(네이처컬렉션의 줄임말)○○점으로 기입된 가맹사업자가 대체로 많았다.

애초 시위 현장에 가맹사업자들은 가이포크스 가면을 쓰고 등장했다. 한 사업자는 "시위에 참여했다는 것을 알면 본사 측이 물건을 넘길 때 등 불이익을 가할까 봐 가면을 쓰기로 했다"고 말했다. 얼굴을 노출한 협의회 관계자는 "2008년에 청주점, 충북대점 더페이스샵 매장을 낸 뒤로 꾸준히 매출이 줄었다"며 "마이너스 통장도 1800만원까지 썼고 이번달 집세 낼 돈도 없다. 이판사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가맹점주 중 일부는 최근 로드숍이 점차 줄어드는 추세와 관련해 의견을 묻자 '우리는 버린 카드'라고 답변했다. 이 관계자는 "올해 중국 (더페이스샵) 매장 철수한다는 건 우리도 진작 알았고, (로드숍 유행) 끝이 왔다는 건 안다"며 "더페이스샵 마케팅사업부는 여전히 있는데 이사, 팀장급은 모두 사라졌다. 올해 단종된 상품만 230개에 달한다"고 말했다.

구혜린 기자 hrgu@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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