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뉴욕발 주가 폭락

장태민

기사입력 : 2018-10-11 10:22 최종수정 : 2018-10-11 16:29

  • kakao share
  • facebook share
  • telegram share
  • twitter share
  • clipboard copy
자료=코스콤 CHECK, 다우지수 월봉 차트 흐름

자료=코스콤 CHECK, 다우지수 월봉 차트 흐름

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간밤 뉴욕 주가가 폭락하면서 금융시장에 긴장감이 짙게 드리웠다.

뉴욕 시장에선 금리가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주식 투자자들의 부담이 가중됐다. 연준의 금리인상에 대한 두려움 속에 채권매도가 주식매도로 이어졌다. 이후 주가가 급락하자 채권을 사는 사람들이 늘어나 미국채 시장은 강해졌다.
최근까지 미국 경제지표는 양호했으며, 뉴욕 주가는 10년간 강세장을 구가해왔다. 하지만 과거보다 훨씬 높아진 금리수준에 위험자산 투자자들은 주눅이 든 모습이다.

경기와 물가 지수가 지속적인 금리인상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가운데 과거와 다른 레벨의 금리가 위험자산 투자자들을 잔뜩 긴장시키고 있는 셈이다.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이제 본격적인 주식 조정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기 시작했다. 당장 미중 무역갈등이 해결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시간이 흐를수록 높아진 금리 요인 등으로 기업들의 실적이 나빠지는 것 아니냐는 인식도 엿보인다.

이런 가운데 사람들은 우선 지난 2월 상황을 떠올렸다. 미국 고용지표 호조로 금리가 뛰자 주가가 폭락한 사태와 이번 주가 폭락 상황을 비교하는 것이다.

당시 미국 주식시장은 금리 상승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10% 가량 조정을 받았다. 이후 양호한 펀더멘털 상황을 확인하면서 다시 상승 흐름을 구가했다.
이번 주가 폭락사태가 뉴욕 주식시장 하락의 단초가 될 것인지, 여전히 기업 이익의 성장세에 기대 다시 반등세가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물론 이런 얘기는 국내 주식시장엔 그대로 적용되지 않는다. 국내 주가지수는 전날 연중 저점을 경신하는 등 최근까지 하락세를 지속해 왔다.

이러다 보니 국내 주식시장에선 모든 재료가 악재로 인식되고 있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많았다.

금리가 오르면 비용부담에 악재, 금리가 내려가면 희망 없는 경기 상황을 예고한다는 차원에서 악재로 해석되기도 했다. 또 기업 실적이 최고치를 기록해도 앞으로 그와 같은 실적을 내기 어렵다는 차원에서 악재로 해석해 버릴 정도로 주식시장 매수심리는 얼어붙은 상태다.
■ 뉴욕 주식시장의 놀라온 폭락..3.2% 아래로 내려온 미국 금리

간밤 뉴욕 증권시장에선 금리와 주식의 순환고리가 다시 작동했다. 올해 2월 상황을 연상시키는 흐름이 나타났다.

최근 미국채 금리가 7년여래 최고치로 오르자 뉴욕 주가는 부담을 떨치지 못했다. 10일 장중 미국 국채 금리가 계속 오르는 모습을 보면서 주식은 잔뜩 긴장했다.

미국의 9월 생산자물가가 오르면서 금리 상승세에 보다 힘이 실렸다. 노동부는 9월 PPI가 전월보다 0.2%, 전년동기에 비해 2.6% 올랐다고 발표했다.

이런 무드 속에 시장금리가 오르자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 전망에도 보다 힘이 실렸다. 결국 뉴욕 주가지수가 3%, 4%씩 폭락했다. 이러자 채권가격은 다시 오르는 양상을 나타낸 것이다.

기술관련 업종 중심으로 주식시장이 갑자기 무너지면서 투자자들의 공포도 증폭됐다. 변동성지수인 VIX는 21.09로 33% 급등했다.

결국 다우지수는 831.83p(3.15%) 급락한 2만5598.74, S&P500지수는 94.66p(3.29%) 하락한 2785.68를 기록했다. 나스닥은 315.97p(4.08%) 폭락한 7422.05를 나타냈다.

반도체주 등 기술주들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4.46% 폭락했다. 엔비디아와 AMD 주가는 7.48%, 8.22% 폭락하는 양상을 띄었다.

최근 3%에 안착한 뒤 3.2%까지 넘어섰던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3.77bp 하락한 3.1673%로 내려왔다.

■ 맥을 못추는 국내 주식시장

전일 코스피지수가 연중 최저치를 경신한 뒤 이날 다시 급락하면서 2100대로 밀려났다.

지난해 10월말 2500선으로 올라서면서 지수 3000시대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렸지만, 지금은 다시 '박스피 회귀'라는 조롱을 받고 있다.

코스닥의 최근 상황은 더욱 좋지 않았다. 올해 초만 하더라도 지수 네자리수 시대(1000)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지만, 어느새 700대 초반 수준까지 밀렸다.

미국 주식시장이 금리 상승으로 본격 조정에 접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진 가운데 국내 주식시장은 '싸다'는 것 외에 호재를 못 찾고 있다.

일단 추가 하락 룸을 감안하면서 저가매수 지점을 감안하는 게 낫다는 진단들이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4분기엔 코스피지수의 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2100선 전후에서 지지력 테스트가 예상된다"면서 "글로벌 경기둔화에 이어 미국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코스피 기업이익의 하향조정도 뚜렷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달러/원이 박스권 상단(1135원)을 넘어서며 밸류에이션 디스카운트 심화가 예상된다"면서 "확정실적 기준 PBR 0.93배(금융위기 이후 저점)인 코스피 2100 전후에서 지지력 테스트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까지 주가가 과도하게 빠졌다고 보는 쪽에선 더 밀려봐야 한계가 있다면서 모두가 주식에 절망하는 이 때에 주식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내놓는다.

자산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국내 주식시장에 희망은 없으나 그렇다고 절망할 필요도 없다"면서 "2100선까지 100포인트도 안 남았다. 가격적으론 지금이 바닥"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 지점부터 저가 분할매수로 대응하는 게 나중에 볼 때 나은 결정이었음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신흥국 위기에 이어 미국의 기업 실적이나 경제가 악화될 가능성을 엿보는 쪽에선 여전히 조심스럽다.

국내외 주식에 모두 투자하는 한 매니저는 "저가매수를 낙관할 수 있는 때가 아니다"면서 "심리가 워낙 망가져 있어서 일단 지켜보는 게 낫다"고 했다.

외국인이 최근까지 지속적으로 국내 주식을 내다 팔았고 달러/원 환율은 7일 연속 오르면서 1140원선까지 점프한 상태다. 환율이나 외국인 매매가 돌아서는 모습을 보고 저가매수로 접근하는 게 낫다는 인식도 보인다.

무엇보다 미국 쪽 불확실성이 커서 예단하기 어렵다는 인식도 있다.

또 다른 주식 매니저는 "뉴욕 주가가 폭락했는데, 미국에서 다 빠질지 여부를 예측할 수가 없다"면서 매우 곤혹스럽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하지만 불확실한 대외 이슈를 제외하고 지금까지 주식이 과도하게 빠졌다는 점에 초점을 둬 저가매수할 찬스라는 조언도 엿보인다.

한 주식 인덱스 매니저는 "미국이 폭락하면 국내를 포함한 다른 나라 주식 전반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알 수 없는 외부요인을 제외하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 국내 코스피 기준 밸류에이션은 역사적 하단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만 좀 진정되면 국내 주가는 쉽게 반등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코스피200 ETF 등으로 지수 상승에 베팅할 타이밍"이라고 조언했다.

■ 채권은 다시 힘을 낼 것인가

최근 채권금리는 한은의 금리인상에 대한 경계감으로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2017~2018년 서울 아파트 가격이 무주택자의 인내심을 바닥내면서 폭등하자 정부 관계자들이 금리를 올리자는 발언을 내놓았고, 이주열닫기이주열기사 모아보기 한은 총재도 '금융불균형' 시정에 포커스를 맞추는 말들을 내놓으면서 채권시장을 압박했다.

하지만 최근 한 차례 금리인상 기반영 인식이나 주가급락 등을 보면서 채권시장이 다소 힘을 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채권을 우호적으로 보는 사람들은 한국경제에 대한 비관론에 기대고 있다.

경기 비관론자들은 반도체를 빼면 사실상 좋은 섹터를 찾기 어렵다거나 반도체마저도 이제 호황의 끝자락으로 치닫고 있다는 지적 등을 내놓기도 한다.

국내 경기에 대한 의구심이 큰 상황에서 주식시장의 어려움이 한은의 금리인상을 늦출 가능성을 거론하기도 한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한은은 (그들의 말과 달리) 늘 단기적 시계에서, 분위기에 휩쓸려 금리 결정을 해왔다"면서 "최근 분위기는 한은의 10월 금리인상을 기정사실화하는 쪽이었는데, 이젠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했다.

다른 채권 딜러는 "오늘 밤 미국 시장을 한번 더 볼 필요가 있다. 한 차례 더 주가 폭락이 나타난다면 한은의 금리인상은 물건너 가는 것으로 본다"고 했다.

그는 "국내 경제 상황만 보면 금리 인상이 아니라 인하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오늘의 뉴스

ad
ad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카드뉴스] 국립생태원과 함께 환경보호 활동 강화하는 KT&G
[카드뉴스] 신생아 특례 대출 조건, 한도, 금리, 신청방법 등 총정리...연 1%대, 최대 5억
[카드뉴스] 어닝시즌은 ‘실적발표기간’으로
[카드뉴스] 팝업 스토어? '반짝매장'으로
[카드뉴스] 버티포트? '수직 이착륙장', UAM '도심항공교통'으로 [1]

FT도서

더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