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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순 지리산 청강원 대표] “고령화 시대, 건강하게 늙는 것이 복이죠!”

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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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8-10-06 07:54

지치고 병들었던 몸과 마음, 자연 속에서 치유
지리산 자락에 국내 최초 민간 항노화 힐링센터 건립 추진

[한국금융신문 김민정 기자]
고령 사회로 진입하면서 몸과 마음 모두가 건강한 웰니스(Wellness)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단순히 아프지 않게 사는 삶이 아닌 건강하고 행복하게 만들어가는 노후가 더 중요해지고 있는 것이다.

30대 젊은 시절, 알 수 없는 병으로 투병하다 우연히 약초를 통해 병을 치유한 이후 지리산 초입에 항노화 힐링센터를 구축해가고 있는 윤경순 지리산 청강원 대표. 그는 각종 스트레스와 오염된 환경, 잘못된 식습관, 운동부족과 과다한 약물 등으로 인해 병들고 지친 현대인들이 보다 건강하게 늙어갈 수 있는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다.

원인 모를 병 스스로 개발한 약초차로 치유

경상남도 산청군 시천면 지리산대로길. 지리산 천왕봉이 보이는 이곳에 ‘청강원’이라는 간판을 단 고즈넉한 집이 있다. 약초차 명인 1호, 윤경순 대표가 사는 곳이다.

이곳에서 윤 대표는 지리산 일대의 땅을 구입해 약성이 뛰어나기로 유명한 지리산 약초를 직접 재배하고 그 약초들을 이용한 발효차를 연구, 개발하고 있다. 현재 구기자, 오미자, 당귀, 우엉 등 20여종의 약초차를 개발했고, 항노화 힐링센터를 개원하는 내년까지 100여종의 차를 더 개발할 예정이다. 한방차라는 말에는 익숙하지만 다소 생소하게 들리는 약초차라는 이름은 그가 직접 붙였다.

사실 윤 대표가 약초와 인연을 맺게 된 데는 남다른 사연이 있다. 이제 막 서른을 넘겼던 30여년 전, 두 딸의 엄마이자 한 남자의 아내였던 그에게 느닷없는 병마가 찾아왔다. 원인은 물론 이름도 알 수 없는 병이었다. 원인을 모르니 치료 또한 가능할 리 없었다. 여러 병원을 전전하는 사이 그의 머리카락은 계속 빠져 남아있는 머리가 별로 없을 정도였다.

결국 민간요법이라도 의지하고자 산으로 들어간 그는 그곳에서 은인이자 스승을 만나 약초 공부를 시작했다.

“지푸라기라도 잡을 심정으로 산엘 갔는데 그곳에서 약초를 잘 아는 분을 만나게 됐어요. 한의학을 공부했던 분이었죠. 우리 집안에도 둘째 형부와 남동생 그리고 조카까지 한의사들이라 제가 한의학과 관련한 용어에는 친숙해 있었어요. 제황오리를 약으로 사용하는 등 실제로 제가 직접 민간요법을 해 봤죠. ‘내 몸을 내가 한번 고쳐 보겠다’고 마음먹고는 3년 동안 산에서 제 자신을 임상 대상으로 해서 약초 공부를 했어요. 물론 한의학을 한 분들의 도움도 어느 정도는 받았죠. 그런데 실제로 몸이 좋아지는 거예요.”

그렇게 3년 동안 산속 생활을 하며 직접 약초를 채집하고 먹어보며 약초에 대해 배웠다. 그 과정에서 자신의 병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아픔도 돌아보게 됐다고. 이에 그는 약초 공부를 하면서 병과 전통의학에 대한 관심은 점점 더 커졌고, 함께 산에서 생활하던 사람들과 함께 중의학을 공부해 베이징대 중의학 중약 침구사 과정을 수료, 면허증도 취득했다.

약초차, 늙지 않게 할 순 없지만 건강하게 늙어갈 수 있게 해

이후 윤 대표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아픈 사람들이 쉬고 요양할 수 있는 시설을 만들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 자신이 아팠던 시절, 통도사 익선암에서 100일, 경주 골고사에서 100일, 천주교 양산 영성의 집에서 100일 등의 요양생활을 하면서 아픈 사람들을 위한 요양시설이 어때야 하는지를 체감했기 때문이다. 결국 1998년 흙과 나무로만 지은 황토방 요양시설 ‘감로실’을 열었다. 하지만 몇 년 후 남편이 네덜란드로 발령을 받으면서 어쩔 수 없이 온 가족이 네덜란드로 떠날 수밖에 없었다.

“당시 감로실은 환자뿐만 아니라 잠시 쉬고 싶어하는 일반인들에게도 인기가 많았어요. 그런데 여건상 어쩔 수 없이 정리를 해야 했고, 중국에서 받은 자격증을 활용할 수 있었던 네덜란드에서 일종의 중의원인 ‘감로원 아큐펑처(Gamrowon Acupuncuture)’를 개원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기 전까지 8년 동안 한국 교민이나 전통의학을 찾는 현지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상담을 진행하고, 맞춤형 치료와 약초차를 보급했어요. 워낙 허브티가 자리 잡고 있던 나라였기 때문에 약초차에 대한 거부감은 없었습니다.”

네덜란드에서 본인의 역량을 맘껏 발휘하고 돌아온 윤 대표는 아프거나 삶에 지친 사람들이 대자연 속에서 쉬고, 걷고, 명상하고, 운동하면서 스스로 자신의 몸을 돌보고 치유할 수 있는 가장 한국적이고 전통적이면서도 부담스럽지 않은 공간을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다.

‘지리산 청강원’은 그렇게 시작됐다. 윤 대표는 아무것도 없던 땅에 체질별로 쓸 수 있는 100여가지의 약초를 심었다. 또 지리산 전문 약초꾼들을 통해 800고지 이상에서 천왕봉의 기운을 받고 자란 야생 약초들을 모아 건강한 약초차를 만드는 연구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특히 최근엔 지리산에서 사라져가는 약초들을 찾아 심는 작업도 하고 있다.

이런 그가 가장 신경 쓰는 차는 구기자로 만든 차다. 비가림 농법으로 재배한 구기자를 아홉 번 찌고 아홉 번 말리는 구증구포의 방법으로, 약을 법제하듯 약 100일간 정성을 다해 만든다. 그렇게 만들어진 그의 차는 차맛이 아주 깊어 중국의 보이차처럼 오래도록 우려먹을 수 있다.

“사실 이미 질병에 걸린 상태에서는 약초차를 가지고 완치할 수 있다고 단정할 순 없어요. 다만 예방의학으로 참 좋다는 것이죠. 꾸준하게 차를 마시면서 병을 예방할 수 있으니까요. 늙는 것을 막을 순 없지만 약초차로 젊음을 오래 유지하고 보다 건강하게 늙어갈 수 있다면 그것보다 좋은 일은 없지 않을까요.”

건강을 유지하고 자연과 호흡하는 힐링센터 건립이 최종 목표

궁극적으로 윤 대표는 25만평의 부지에 항노화 약초차 힐링센터를 건립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해외여행을 다녀보면 아름다운 곳에는 꼭 있는 힐링리조트들을 보며 우리나라에도 그와 같은 공간의 필요성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끊임없는 도전정신과 생명력을 가진 윤 대표에게도 이를 준비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 네덜란드에 체류하던 시절인 2006년에 지리산 자락의 지금 땅을 구입했으니 벌써 10년이 넘게 준비 중인 셈이다.

“주변에서는 제 도전을 걱정하는 사람도 많아요. 누군가는 새로운 걸 시작하기에 너무 늦은 나이라고도 하죠. 그런데 ‘우공이산(愚公移山)’이라는 말처럼 시간이 조금 오래 걸리더라도 묵묵히 해나가다 보면 분명 완성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렇게 완성된 이곳이 지친 현대인들이 건강을 찾고 자연과 함께 호흡하며 삶의 활력소를 되찾아 갈 수 있는 곳이 되면 좋겠어요.”

힐링센터가 건립되면 이곳에 약초차 교육장을 설치해 그 효능을 널리 알려 약초차 세계화에도 나설 계획도 세우고 있는 윤경순 대표. “지금은 건강하지만 아프게 될지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풀어놓을 준비가 됐다”는 그는 오늘도 지리산 자락에서 약초를 심고 약초 발효차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 본 기사는 한국금융신문에서 발행하는 '재테크 전문 매거진'<웰스매니지먼트 10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김민정 기자 minj@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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