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한국금융투자포럼] “블록체인, 금융시장서 플랫폼화된 서비스에 주목”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블록체인의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거래소에서만 움직이는 블록체인이 아니라 실물 금융시장에서 플랫폼화된 서비스를 살펴봐야 합니다.”

곽준규 에드라코리아 대표는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불스홀에서 열린 ‘2018 한국금융투자포럼’에서 블록체인의 활용사례와 사업 전략’을 소개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곽 대표는 이날 블록체인 기술이 공급사슬 관리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새로운 환경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서비스로서의 블록체인이 보급될 경우 직접 시스템을 구축하거나 개발할 필요 없이 바로 기술을 이용할 수 있으며 결국 블록체인 생태계가 발전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곽 대표는 블록체인이 아직 태동기라고 진단했다. 그는 “암호화페 열풍으로 인해 불러온 관심이 블록체인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로 변화해야 한다”면서 “앞으로의 블록체인 사업 전략은 당장 눈앞의 1~2년 정도의 미래만 예측해서는 부족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블록체인이 제공하는 다양한 장점들은 혁신적인 산업환경의 변화를 이끌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곽 대표는 “블록체인은 분산원장 기술 외에도 강력한 보안성과 탈중앙화를 통한 투명성, 그리고 스마트컨트랙트를 통한 확장성을 통해 다양한 사업에서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기존의 네트워크 시스템보다 안전하면서 빠르고 저렴한 시스템을 제공하기 때문에 금융, 보상수단, 자산관리, 자본조달, 통신, 거래기록 등 각 산업 분야에 접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곽 대표는 먼저 영국의 의료정보서비스 ‘MyPCR’ 사례를 제시했다. MyPCR은 3000만명에 달하는 영국인들의 의료 정보를 블록체인에 저장하고 일반 이용자들이 간편하게 스마트폰으로 조회할 수 있는 서비스다. 확실하고 정확한 진료 기록을 언제든 확인할 수 있게 해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환자의 의료 정보를 환자가 직접 관리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했다.
이어 곽 대표는 “에스토니아에서는 블록체인을 비롯한 첨단기술 분야뿐만 아니라 의료 정보나 금융, 부동산 정보는 물론 법원, 경찰 등 전반적인 공공분야에서 폭넓게 정보 저장의 수단으로 KSI라는 블록체인을 활용하고 있다”며 “비트코인 백서가 나오기도 전인 2008년에 이미 블록체인 접목을 시험하고 2012년부터 정부 차원에서 블록체인을 도입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또 귀중품 검증 이력관리 서비스 업체 Everledger도 소개했다. 곽 대표는 “Everldeger는 2015년 창업 이후 120만개가 넘는 다이아몬드의 정보를 블록체인에 저장해 은행이나 보험사, 사법기관, 귀중품 거래소 등이 활용할 수 있도록 API를 제공하고 있다”며 “미술품이나 와인 같은 물품의 이력관리 분야까지 진출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농산물 품질 검증, 택배 보관서비스, 국제송금서비스, 에너지 거래 시장, 자산의 디지털 토큰화, 공급사슬 관리, 물류 운송 기록 관리, 신원 인증 관리 등 블록체인과 서비스 및 시스템을 결합한 사례들을 짚었다.

곽 대표는 앞으로는 단순히 암호화폐를 넘어선 서비스로서의 블록체인 시대가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손쉽게 블록체인을 기존 업무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형 블록체인(BaaS)을 활용하면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기 위해 기존처럼 복잡하고 어려운 작업을 할 필요가 사라질 것”이라며 “블록체인 사업은 이러한 변화를 예측하고 발맞춰 나가야 한다”고 피력했다.
소규모 업체도 전사적자원관리(ERP) 등을 위해서 블록체인을 이용하고자 한다면 직접 시스템을 구축하거나 개발할 필요조차 없이 바로 블록체인 활용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곽 대표는 서비스로서의 블록체인이 널리 보급되면 블록체인 생태계의 발전 선순환이 예상된다고 관측했다. 이에 향후 10년을 내다보는 하나의 시대적 변화의 흐름으로 블록체인 바라봐야 할 필요가 있다며 어디에서나 블록체인이 접목될 수 있는 열린 생각으로 새로운 아이템을 모색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제언했다.

그는 “블록체인 관련 투자 포인트는 부동산, 엔터, 스포츠. 자원개발 부동산, 금융자산 펀드레이징 등 분야별로 블록체인 기술을 실제로 구현하고 시장을 선점하는 플랫폼과 서비스를 선택하는 것”이라며 “올해와 내년에 그러한 블록체인 서비스들이 하나둘씩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