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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 백화점 끌고 면세점 밀고…유통 신세계 연다

신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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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8-06-05 05:00

면세점‧화장품 실적 견인…신성장 동력 마련
본업 백화점은 ‘콘텐츠’에 집중…M&A도 예고
정용진 부회장과 후계경쟁 갈수록 첨예해져

정유경 신세계 백화점부문 총괄사장

[한국금융신문 신미진 기자]
‘은둔의 경영자’로 불리던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이 최근 사업 확장에 적극 나서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정체기를 맞은 기존 백화점에서 벗어나 면세점‧홈퍼니싱‧뷰티 등으로 사업 영토를 넓히며 실적 개선도 이뤘다.

지난해 신세계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31.4% 증가한 3조8720억원, 영업이익은 37.2% 늘어난 3450억원을 기록했다. 본업인 백화점 전체 매출은 1.4% 증가로 정체기를 맞은 가운데 신세계디에프(면세점), 신세계인터내셔날(뷰티) 등의 주요 계열사들이 깜짝 실적을 내며 전체 성장을 견인했다.

백화점 사업 성장 발판을 위한 콘텐츠 확충도 현재진행형이다. 정 총괄사장은 백화점업계 최초로 헬스앤뷰티(H&B)숍인 ‘시코르’를 론칭하며 뷰티 콘텐츠를 강화했다. 올해 초에는 2015년 경영 데뷔 이후 첫 인수합병(M&A) 작품으로 홈퍼니싱 기업 ‘까사미아’를 선택하며 제조 사업에도 도전장을 던졌다.

자체 콘텐츠로 무장한 ‘맏형’ 백화점이 견인하고 면세점 등 신사업이 뒤를 받치는 모델인 셈이다. 신세계의 사업 확장 성공 배경에는 ‘세상에 없던 사업’을 강조한 정 총괄사장의 리더십이 주효하게 작용했다는 평가다.

◇면세점 시작 1년여만에 ‘빅3’

정 총괄사장의 신사업 중 단연 눈에띄는 부문은 면세점이다. 신세계는 2015년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권을 따내며 면세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듬해 5월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을 오픈한 후 지난해 인천국제공항, 올해 상반기 강남점으로 사업장을 넓혀가고 있다.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는 신세계디에프는 지난해 매출 1조1647억원을 기록하며 롯데‧신라면세점에 이어 ‘빅3’ 대열에 합류하는 쾌거를 얻었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전체(146억원) 실적을 크게 웃도는 236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기준 국내 면세점 점유율은 1위 롯데면세점(42.4%)에 이어 신라면세점(29.5%), 신세계면세점(12.2%)로 추산된다. 이는 2016년 5월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이 문을 연 지 약 1년 반만에 달성한 성과다.

특히 신세계면세점은 현재 진행 중인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T1) DF1‧5 입찰 경쟁에서 롯데를 제치고 신라와 함께 복수사업자로 선정됐다. 특히 신세계는 평가 대상인 임대료(가격)를 신라보다 더 높게 써내는 등 사업 의지를 적극적으로 드러냈다. 최종 사업자는 이달 중 관세청의 심사 뒤 선정될 예정이다.

올해 오픈 예정인 시내면세점 강남점이 본격 궤도에 오르고, T1 까지 거머쥘 경우 신세계면세점은 신라면세점과 2위 자리를 두고도 경쟁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신세계면세점의 승승장구 배경에는 정 총괄사장의 전략이 그대로 녹아있다.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은 신규 시내면세점 중 유일하게 루이비통 등 고급 해외 명품 브랜드 유치에 성공하며 콘텐츠를 강화했다. 강남점의 경우 백화점이 아닌 고속버스터미널인 센트럴시티에 매장을 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개별 관광객들을 공략할 예정이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강남점의 경우 구매 고객의 국적 다변화뿐 만 아니라 단체 관광객 의존도를 낮추고 변화하는 여행 트렌드에 맞게 개별 관광객 유치에 더 힘쓸 예정”이라며 “맛집으로 떠오르고 있는 파미에스테이션과의 연계도 기대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기지개 펴는 화장품사업…본업이 바탕

정 총괄사장은 신세계인터내셔날로 화장품‧패션 사업 리모델링에 나섰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1996년 패션전문회사로 신세계백화점으로부터 독립해 사업을 전개했으나 화장품 부문에서는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특히 2012년 인수한 화장품 브랜드 ‘비디비치’는 적자에 시달리며 정 총괄사장의 ‘아픈 손가락’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해 화장품 사업 진출 5년 만에 57억원의 흑자를 달성했다. 특히 아픈 손가락이던 ‘비디비치’의 반전으로 이뤄낸 성과다.

비디지치는 지난해 전년대비 126% 증가한 22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5억7000만원으로 흑자전환했다. 비디비치의 흑자전환을 이끈 건 정 총괄사장의 신성장 동력인 면세점 사업이다. 2016년 28억원에 불과했던 면세점 매출은 지난해 154억원으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면세 사업 확장과 신제품 개발을 통해 2020년까지 화장품 사업에서 매출 20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전문 계열사인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는 지난해 2월 본격적으로 공장 가동을 시작했으며, 2020년까지 매출 1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신세계는 화장품 편집숍 ‘시코르’로 또 다른 수익모델을 마련했다. 시코르는 메이크업포에버, 바비브라운, 맥과 같은 전용 백화점 화장품 브랜드를 한 데 모아 고객들이 직접 체험해보고 구매할 수 있는 매장이다. 시코르는 기존 백화점 1층에 자리한 브랜드를 지하층과 로드숍으로 옮겼다는 데 의미를 둔다.

매장 수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시코르는 신세계백화점 대구점에 1호점을 낸 지 1년여만에 지난달 충청점에 11호점을 열며 매장 두 자릿수 시대를 열었다. 로드숍 매장은 강남점과 대전둔산점 2곳으로 늘었다. 최근에는 프리미엄 자체 브랜드(PB)인 ‘시코르 메이크업 콜렉션’을 론칭하며 화장품 제조업에도 도전장을 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신세계의 화장품 사업은 기존 본업인 백화점 역량에 기반한 것”이라며 “백화점 사업을 영위하면서 얻은 협력사들과의 관계를 바탕으로 신세계인터내셔날 등 제조 계열사의 시너지가 더 해졌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첫 M&A 작품, 1조원 브랜드로 키운다

재계의 관심이 주목됐던 정 총괄사장의 첫 M&A 작품은 중견 홈퍼니싱 기업 ‘까사미아’였다. 신세계는 올해 초 까사미아의 지분 92.4%를 1837억원에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했다. 이를 통해 신세계는 2028년까지 까사미아를 매출 1조원의 메가브랜드로 키운다는 목표다.

1982년 설립된 까사미아는 가정용 가구뿐 만 아니라 주방용품과 인테리어 소품 등을 판매하는 중견 홈퍼니싱 기업이다. 홈퍼니싱은 홈(Home)과 퍼니싱(Furnishing)의 합성어로 가구‧조명은 물론 침구‧카펫‧인테리어 소품 등을 활용해 집을 꾸미는 문화를 뜻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관련시장은 2023년 18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까사미아의 2016년 말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220억원, 93억원으로 전국에 72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점유율은 업계 추산 6~7위다. 신세계는 까사미아의 빠른 성장을 위해 현재 72개 매장을 향후 5년 내 160여개점으로 2배 이상 늘린다. 선두업체인 한샘과 현대리바트는 각각 369개, 145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위해 신세계는 현재 가정용 가구 중심의 B2C(기업-소비자간거래) 위주 사업형태를 갖고 있는 까사미아에 △홈 인테리어 △B2B 사업 △브랜드 비즈니스 분야를 추가할 계획이다. 특히 B2B사업 진출은 한샘과 현대리바트 등 정통 가구업체들과의 맞대결을 의미한다. 지난해 한샘은 B2B 특판부문에서 매출의 약 20%를 올릴 만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유통 맞수인 롯데그룹과의 각축전도 예고됐다. 롯데는 롯데아울렛 광명점과 고양점에 국내 1‧2호 이케아를 유치하며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이케아 광명점은 전 세계 매장 중 매출이 1위이며, 이케아 고양점은 단일 매장 기준으로 세계 최대 규모다.

◇‘선의의 경쟁자’ 정용진 부회장과 본격 후계경쟁

정 총괄사장의 사업이 확장되면서 오빠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의 후계 경쟁에도 재계의 관심이 쏠린다. 현재 정 부회장은 이마트, 정 총괄사장은 신세계의 지분을 각 9.83%씩 보유하고 있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은 이마트와 신세계의 지분 18.22%를 보유한 1대주주다. 어머니인 이 회장의 뜻에 따라 두 사람이 분리경영을 시작한 지는 약 3년의 시간이 흘렀다. 현재 신세계그룹을 대표하는 대외 행사에는 정 부회장이 나서고 있는 모양새다.

그러나 최근 정 총괄사장이 아버지인 정재은 신세계그룹 명예회장으로부터 신세계인터내셔날 주식 150만주(지분율 21.01%)를 증여받으면서 존재감을 키웠다. 정 총괄사장의 신세계인터내셔날 지분은 0.43%에서 21.44%로 증가해 1대 개인주주에 올랐다. 정 부회장의 신세계인터내셔날은 0.11%다.

이에 따라 이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이마트와 신세계 지분 증여 향방에도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정용진 부회장이 대외 행사에 그룹을 대표해 나서고 있지만 지분 상으로는 정유경 총괄사장도 후계경쟁에서도 동일한 위치에 서있는 것”이라며 “두 남매의 사업 성과가 모두 뚜렷해 앞으로 후계구도 향방에 더욱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학 력 〉

-1995년 미국 로드아일랜드 디자인학교 그래픽디자인과 졸업

〈 경 력 〉

-1996년 신세계조선호텔 마케팅담당 상무보

-2003년 신세계조선호텔 프로젝트실장(상무)

-2009년 신세계 부사장

-2015년 신세계 백화점부문 총괄사장

신미진 기자 mjshi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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