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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농협생명, 베트남·중국 보험시장 공략

장호성 기자

hs6776@

기사입력 : 2018-05-28 00:00

미래에셋생명, 베트남 프레보아와 현지법인 출범
농협생·손보, 中 공소그룹과 합작 보험사 설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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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포화 상태에 빠진 국내 보험업계가 해외 시장 투자를 늘리며 새로운 활로를 찾고 있다.

보험사들은 이미 2000년 말부터 해외 진출에 관심을 보여 왔다. 2009년 무렵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이후 저성장·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국내 금융산업이 성장 정체에 빠졌기 때문이다.

해외시장 진출은 삼성생명을 필두로 한 대형사 위주로 진행됐으나, 뚜렷한 성과는커녕 적자만 반복되며 어려움을 겪어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시장이 정착되고, 영업 조직이 안정됨에 따라 적자폭 감소와 함께 해외점포가 본격적으로 탄력을 받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7년 보험회사 해외점포 영업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10개 보험사(생명보험 3사, 손해보험 7사)의 해외점포의 총자산은 88억86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72억7400만 달러에 비해 22.2% 늘어난 수치를 보였다. 이는 실적 증가로 인한 유가증권 등 운용자산이 늘어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됐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중국이 55억3600만 달러로, 전년대비 11억 달러 이상 늘어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고, 미국이 13억3800만 달러로 뒤를 이었다.

당기순이익 면에서는 2320만 달러의 손실이 일어났지만, 이 또한 2016년 4710만 달러의 손실을 기록한 것에 비하면 개선된 수치다.

특히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등 동남아 시장에서는 순이익 실현에 성공해 앞으로의 성장에 기대를 품게 했다.

2017년 말 기준 해외 점포를 운영 중인 보험사는 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메리츠화재·서울보증·코리안리 등 10개 사로, 이들은 모두 합쳐 현지법인 32곳, 지점 10곳을 비롯해 42곳의 점포를 운영 중이다.

삼성생명의 태국법인인 ‘타이삼성’은 개인 채널을 중심으로 ‘현지 맞춤형 전략’을 고수한 결과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들은 태국 전역에 육성센터를 설치하고, 신인 설계사 발굴 및 육성을 모두 현지 자원으로 진행했다.

그 결과 태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삼성생명은 2013년 436억 원에서 2017년 1303억 원으로 3배가량 오른 수입보험료를 만들어냈다.

이처럼 해외로 향한 보험업계가 모처럼 웃으면서, 아직까지 해외법인을 확보하지 못한 보험사들 역시 해외 시장 진출을 통해 신성장 동력 확보를 모색하고 있다.

특히 사회주의 노선을 채택하고 있는 베트남의 경우 보험에 대한 개념 정립도 미흡해 전국민 보험 가입률이 한 자리 수에 머물 정도로 성장 가능성이 큰 시장이라 국내 보험사들의 주요 타겟이 되고 있다.

금융감독원 측 역시 “최근 보험사가 국내 보험시장의 포화 및 경쟁 심화로 새로운 수익원 창출을 위해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점을 긍정적으로 본다”며, “현지 금융 감독당국과의 긴밀한 협조 체계를 구축하여 보험사의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는 예정을 밝혔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IFRS17이 도입되면 이미 비슷한 회계기준을 사용하고 있는 미국과 유럽 등 현지 사정에 맞는 상품 개발이 원활해져 보험사들의 해외 진출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 미래에셋-농협생·손보, 베트남·중국 시장 후발주자…“현지 법인과 MOU 방식”

최근 PCA생명과의 통합을 마치고 업계 5위의 대형사로 발돋움한 미래에셋생명은 이달 중순 베트남 현지 보험사인 프레보아베트남생명과 손잡고 현지 통합 법인을 출범시켰다.

미래에셋생명은 11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프레보아베트남생명’의 이름을 ‘미래에셋프레보아생명’으로 바꾸고 통합법인 출범식을 열었다.

프레보아베트남생명은 미래에셋생명이 지난해 7월 지분 50%를 1조1000억(한화 약 517억 원)에 인수한 현지 생명보험업계 10위 규모의 회사다.

미래에셋생명은 10개월 만에 인수대금 납입 등 계약을 마무리한 것을 계기로 법인 이름을 바꾸고 본격적으로 경영에 참여하기로 했다.

미래에셋프레보아생명은 최근 4년간 베트남에서 수입보험료 성장률 1위를 차지하며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들은 베트남 대형은행인 NCB은행과 단독 제휴를 맺는 등 총 7개 은행과 연계한 방카슈랑스 영업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미래에셋생명이 베트남에 첫 발을 내딛을 수 있었던 것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지난 2006년 국내 자산운용사 최초로 베트남에 사무소를 설립했던 것이 원동력이었다.

미래에셋그룹은 이후 증권, 파이낸스 등을 연달아 베트남으로 진출시키며 금융 영토 확장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박현주닫기박현주기사 모아보기 미래에셋 회장은 출범식 축사에서 “미래에셋은 베트남을 비롯해 아시아, 유럽 등 국제 시장에서 차별화된 비즈니스와 장기적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고객에게 우량 자산을 제공하는 글로벌 금융그룹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 3월에는 농협금융지주 또한 산하 계열사인 NH농협손해보험과 NH농협생명을 중국과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를 무대로 진출시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들은 중국 측 파트너인 ‘공소그룹’과의 협력을 통해 현지 보험사 설립에 나설 예정이다. 공소그룹이 내년까지 자본금 15억 위안 규모의 손해 보험사를 설립하는 과정에서, 농협손해보험이 외국 주주(중국 보험법상 20% 이내)로 참여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공소그룹이 생명보험 시장 진출에도 관심을 보인 만큼, 농협생명 또한 향후 주주 참여 방식으로 설립에 나설 수 있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공소그룹이 인수합병(M&A) 방식을 채택하게 되면 농협 계열사들의 중국 보험시장 진출이 앞당겨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농협손보는 중국뿐 아니라 베트남, 미얀마 등의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도 모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베트남 대형 은행 ‘아그리뱅크’의 산하 손해보험사와 합작사 설립 방안을 검토 중이다.

농협금융의 보험 계열사들이 해외 시장 진출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험 시장 본격 진출이 늦었던 탓에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여력이 없었던 것이 원인이다.

농협 보험사 관계자는 “공제에서 민영 보험사로 전환한지 얼마 되지 않아 내실 다지기에 신경 쓰느라 외연 확장이 늦어진 감이 없지 않다”고 설명하는 한편, “지주 차원에서 공소 그룹과의 협력 채널 구축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며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 중소형 보험사에게는 ‘그림의 떡’, 기울어진 운동장에 중소형사 ‘한숨’

그러나 이처럼 상위권에 속하는 보험사들이 적극적인 해외 진출을 추진 중인 것과는 달리, 소위 말하는 든든한 ‘백’이 없는 중소형사들은 한 발 물러서 군침만 삼키고 있는 모양새다.

실제로 재보험사인 코리안리나 보증보험을 다루는 SGI서울보증처럼 확고한 자신들만의 고유영역이 있는 회사를 제외하면, 현재 해외법인이나 점포를 보유하고 있거나 진출을 모색 중인 회사들은 모두 업계에서 상위 다섯 손가락 안에 속하는 대형사들뿐이다.

이들 대형사들이 국내 보험업계에서도 60%가 넘는 높은 점유율을 자랑하며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해외 시장의 경쟁구도 역시 이미 승패가 결정난 것이 아니냐는 불만 섞인 지적이 나온다. 이른바 보험업계가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공정한 경쟁을 할 수 없는 상황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이들 대형사는 해외 시장뿐 아니라, 앞서 국내에서 성장했던 다이렉트 채널 등 CM채널이나 자동차보험 시장 구축에도 압도적인 자본력을 선보이며 중소형사들을 멀찍이 따돌리고 시장의 지배자로 군림하고 있다.

특히나 환율이나 외교 이슈 등으로 인해 시장 변동성이 큰 해외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충분한 자본이 필요한데, 중소형사는 그마저도 여의치 않아 “애초에 해외진출 자체를 꿈꿀 수도 없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한 중소형 보험사 관계자는 “대형 보험사는 대부분 자산 여력이 충분하기 때문에 혹시 모를 리스크가 발생해도 어느 정도 방어가 가능하다”며, “오죽하면 국내에서 번 돈을 해외 진출에 써먹는다는 말까지 나오겠느냐”는 입장을 전했다.

아울러 이 관계자는 “삼성 같은 대기업도 해외 시장에 처음 진출했을 때는 엄청난 규모의 손해를 보며 시장 안착에 고전했었는데, 중소형사들이 해외 시장에 도전했다가는 회사의 존립 자체가 흔들리는 더 큰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며, “아마 IFRS17로 해외 진출의 기회가 아무리 열린다 한들 ‘대형사들만의 잔치’가 되지 않겠나”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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